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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리고 미국 생활 이야기

미국에 가면 어떤 차를 살까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라고 하고 뉴욕 같은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중 교통이란 것이 별로 발달하지 못해서 가까운 가게에 껌 한통 사러나가려 해도 차가 없으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지역이 많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오자마자 사는 집을 구하기도 전에 차부터 사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미국 내 자동차 구입과 관련해서는 많은 정보가 여기저기에 있고 어떤 차가 좋은지, 어떤 메이커가 좋은지 호불호가 사람마다 있겠습니다만 저는 일단 무슨 차를 사야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분을 위한 글을 써 보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평균적인 한국사람들은(저를 포함해서) 미국에 오기 전까지 외제차라는 것을 타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차의 선택권이 현대,기아차 밖에 없는 세상에 있다가(경제적인 이유를 포함해서) 생각지도 못하는 예상밖의 저렴한 가격에 외제차가 즐비한 세상에 오게 되면 자기의 필요에 맞는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하고 남을 따라서 me too식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단 어떤 차가 어떤지는 대충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차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아본 여성분들에 특히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어떤 종류(style)의 차를 살 것인가?

일단 차를 살 때 소형(subcompact), 준중형(compact), 중형(midsize), 대형(large sedan), 혹은 SUV, minivan, convertible, sport car정도로 크게 고려를 하게 될 텐데요. Convertible(우리말로 오픈카)나 스포츠카(편의상 현대 투스카니같은 sports looking car도 포함)를 사실 정도의 분이라면 제 글을 읽으실 필요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그런 분은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시는 분이고 그런 분일수록 자동차에 대해 잘 아시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위에 카테고리에서 차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죠. 판단의 기준은 연비, 실내공간, 정숙성, 핸들링(차가 얼마나 잘 다뤄지는가 하는 차의 특성, 소위 핸들이라고 하는 스티어링휠이 힘 안들이고 잘 돌아간다고 핸들링이 좋다고 하시는 분을 본 적이 있어서 굳이 써 봅니다.)등이 될 것 같습니다. 연비를 위한 다면 일단 소형, 안락한 승차감은 중대형 세단, 화물 공간은 SUV나 minivan(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핸들링은 스포츠카가 되겠죠. 차를 새로 산다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경험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차를 1-2대 이상 소유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즐거움보다는 실용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차를 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죠. 엄청난 진수성찬을 놓고 가장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가장 건강에 좋은 한가지를 골라먹어야 하는 고통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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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메이커를 사야하나?

참고로 메이커는(도요타, 현대등을 지칭하는 말로) maker가 아니고 make이라고 하고(문법적으로 안 맞는 것 같지만) 차종은 model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제가 산 차는 도요타 캠리입니다. 가장 특징 없고 밋밋한 차이지만 가장 많이 선택되는 중형차입니다. 저도 차를 퍽이나 좋아하고 영어를 읽기 싫어하는 제가 전공 서적은 안 읽어도 매일 들어가는 미국 웹 사이트가 바로 자동차 관련 사이트입니다. Edmunds.com의 car space forum, motor trend, autoblog.com를 읽다보면 마눌님 불호령이 떨어지지만 게임도 안하고 한국 드라마도 안보는 저의 유일한 취미입니다. 제가 제 취미를 소개한 이유는 차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사람이 가장 재미없는 차를 선택한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일단 일본차(도요타, 혼다)가 연비가 한국 차보다 좋고 엔진의 출력이 높으며, 소음과 진동이 적고 잔고장이 적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일본차가 자동차가 가져야 하는 모든 미덕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데 그럼 한국 차, 미국차, 유럽차 사는 사람은 도대체 뭐냐 라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다 하면 이야기가 매우 길어집니다. 따라서 한국 사람이 결국 선택하게 되는 한국 차(현대, 기아)와 비교해서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차를 잘 아시는 분이 여기까지 읽지 않으셨기를 바라지만 혹시 여기까지 오셨다면 일본에 차 메이커가 성격이 다 다른데 어떻게 그런 식의 일반화를 해버리나 하실까봐 여기서 일본차라 함은 도요타, 혼다로 한정하겠습니다. 니산, 미쓰비시, 마쓰다, 스즈키, 스바루도 상당히 경쟁력 있고 좋은 차를 만드는 회사인데 뭉뚱그려서 일본차라고 말하기엔 개성이 너무 강합니다.

일단 일본차대비 한국 차의 장점은 같은 급에서 차의 크기가 크거나 실내공간, 트렁크가 큽니다. 새로나온 08년식 혼다 어코드의 경우 크기가 매우 크게 나와서 한국 차만의 장점이라고는 말 못하더라도 대충 그렇습니다. 또한 워런티가 길어서  차가 고장 나더라도 돈이 절약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인데 값이 쌉니다. 요즘 한국 언론 보도를 보면 한국 차가 많이 비싸져서 안 팔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10-20%정도 싼 것 같습니다. (같은 사양으로 비교시). 그런데 이 가격차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는것 같습니다.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 자동차 포럼에 들어가 보면 일본차 팬이 정말 많은데  그들마저도 현대차의 가격대비 가치가 높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전에 일본차가 엔진도 좋고 내구성도 좋다는데 무슨 소린가 하면 현대차도 상당히 이런 점들이 좋아졌다는 것이죠.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그럼 한국 차가 일본차 대비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느냐죠. 95%정도 되는 차를 80%의 가격에 살수 있다면 누가 뭐래도 가격대비 가치가 높다는 거니까요. 일부 한국 언론에 한국 차의 품질이 도요타, 혼다를 따라잡은 것처럼 나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아직 현대가 떨어지는 면이 많은데 제 생각으로 가장 처지는 것이 바로 차의 기본기 즉, 달리고, 돌고, 서는 세 가지입니다. (자동차의 출력, 가속력, 핸들링, 고속 안정감, 브레이크 성능) 반면에 공간 늘리는 기술, 각종 옵션, 안전도에서는 동등 내지는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일본차보다 떨어지는데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과연 얼마나 떨어지는가 하는 것이죠. 제가 감히 답을 해버린다면 어떤 답을 하더라도 욕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메이커가 다르고 차종이 다른데 어떻게 일반화해서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잘 알려진 각 차량의 장단점을 소개하고 여러분의 판단에 맞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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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세단

캠리 ; 역시 조용하고 트랜스미션이 좋아서 진동이 적습니다. 연비가 좋고, 중고차 값이 세고,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구모델에 대한 비판이 약간 수용되어 핸들링이 나아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대단히 뛰어나지도 않지만 떨어지는 것도 없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목표를 오래전에 이루어 버린 차입니다.
어코드 ;  신형이 나오면서 크기가 커지고 실내가 더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누군가 어코드가 너무 좋아져서 누가 어큐라를 사겠느냐고 할 정도로 좋은 차가 더 진보가 되어 자동차 전문가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역시 연비가 좋고 핸들링이 좋은 전통이 있어 한국에도 팬이 많죠. 단점은 저회전 영역에서 토크가 낮은 혼다엔진의 특성으로 가속페달을 확실히 눌러주기 전에는 무슨 차가이래 힘이 없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엔진 소음, 로드 노이지가 좀 커서 자동차 소음을 질색하시는 분은 싫어하죠.
소나타 ; 최대의 단점은 아마 한국에서 이미 너무 많이 봐서 미국까지 와서 이걸 또 타야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 일겁니다. 캠리의 미덕을 충실히 답습해서 크고, 조용하고, 연비도 별로 나쁘지는 않고 가격도 착하니 숱한 한국 분들이 일본차 쳐다보고 고민 고민 하다가 소나타로 가는 것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복병은 중고차 가격인데 팔 생각 안하고 폐차할 때 까지 탄다는 각오로 사시면 절약되는 돈에 마음이 흐뭇하실 것입니다.

준중형 세단

시빅 ; 역시 혼다답게 스포티한 주행성능, 연비, 적은 잔고장, 비교적 고급스런 실내외장, 뛰어난 중고차 가격으로 자동차 비교테스트 단골 1등 준중형차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시빅에 옵션 좀 붙이면 소나타 V6 가격이 됩니다. 차 값에 맞지 않게 엔진소리가 생각보다 차폐가 안 돼 있어서 좀 시끄러운데 조용한 차 좋아하는 한국 사람도 많이 타는 거 보면 이해가 잘 안되기도 하는 차입니다. 
엘란트라 ; 크고, 조용하고 어디 하나 모난데 없어서 중형차가 부담될 경우 많이 선택되는 차입니다.

미니밴

오디세이 ; 가장 인기 있는 미니밴. 아덧시로 발음한다죠. 혼다차답게 좋은 연비, 내구성, 중고차 가격, 핸들링이 장점, 엔진이 시끄럽고 저회전영역에서 힘이 없다는 게 단점
앙투라지, 세도나 ; 경쟁 모델 대비 가장 경쟁력이 있는 한국 차로 생각이 됩니다. 미니밴의 기본을 골고루 갖추고 핸들링까지 미니밴치고 좋고 비교테스트 1,2위를 항상 달리는 정말 살만한 한국 차. 제가 다음에 살지 모르는 차입니다. 자녀가 있으면 DVD 옵션을 꼭 선택해야 한다고 합니다. 운전이 10배는 편해진다고.

소형 SUV

혼다 CR-V ; 혼다차의 장점과 단점을 잘 보여주는 차. 차의 특성은 위에 오딧세이, 어코드 읽어 보세요.
투산, 스포티지 ; 정말 좋은 차들인데 (현대차의 미덕을 모두 가진) 엔진이 너무 오래되었죠. 출력이 좀 약하고 기름을 좀 많이 먹어서 엔진만 업그레이드가 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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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드릴 차가 너무 많지만 위에 소개드린 9가지 차량이 아마도 여러분이 사게 될 가능성이 80-90%인 차들 입니다. 사서 가장 즐거운 차가 아니고 사서 가장 실용적인 차를 사게 되는 현실에 비추어서 말이죠. 그외의 차를 사고 싶으시면 다음의 웹사이트에서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2000천만원 남짓 지출을 할텐데 충분한 공부는 필수겠지요. 위에 보여드린 세 개의 그림이 바로 그 사이트들의 사진입니다.(클릭은 안됩니다. 그런거 만드는 재주가 없어서 사진만 가져왔습니다 ^^;;)

야후의 자동차 사이트 http://autos.yahoo.com/new_cars.html
에드먼즈닷컴의 사용자 자동차 리뷰  http://www.edmunds.com/new/index.html
msn의 자동차 리뷰  http://autos.msn.com/Default.aspx

위 세 사이트 모두 전문가와 소비자의 리뷰를 제공하고 있는데 야후의 리뷰가(전문가, 소비자 모두) 좀 약합니다. 에드먼즈는 전문가 리뷰가 매우 공신력있고 자세하며 msn의 전문가 리뷰는 에드먼즈 만은 못한 것 같습니다.(제 개인적 판단이니 동의하지 않으시더라도 용서하시길) 하지만 msn의 경우 consumer guide와 링크가 되어 있어서 비교적 공정한 상품평가를 항목화된 점수로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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