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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최적의 자동차 헤드레스트 높이를 아시나요?

저도 미국에 온 이후로 2년에 한 번 꼴로 자동차 후방 추돌 사고를 경험했습니다. 또한 전방의 차에 부딪힐 뻔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후방 추돌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대형 사고가 아니라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앞 차의 승객들의 목 뼈(경추)와 그 주위 조직의 손상입니다.

다행히 경추 자체는 다른 뼈와 마찬가지로 잘 골절이 되는 부위는 아닙니다만 만약 강한 충격에 의해 골절이나 탈골이 발생하면 척수 신경을 압박함으로써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오늘 생각해 볼 것은 이런 경추 골절과 같은 큰 손상이 아닌 소위 whiplash injury라고 하는 목 주위 인대나 근육이 삐는 손상에 관해서 입니다.

제가 20대 초반에 운전을 배울 때 학원 강사 아저씨가 해주시던 말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뒤에서 자동차가 받히면 무조건 뒷목을 잡고 차에서 내리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아저씨가 경험해보니 자동차 후방 추돌 사고를 당하면 당시에는 모르는데 다음 날 자고 나면 목이 아파서 힘든 경우가 있었는데 가해자에게 뒤늦게 연락을 해도 나 몰라라 한다면서 처음부터 목이 안 아파도 아프다고 해야 나중에 진짜로 아픈 경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저야 그냥 우스개 소리로 들었고 실제 이런 사고를 당했어도 아프지 않은 목을 아프다고 할 용기가 없어서 목을 잡고 나온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사고가 경미해서인지 다음 날 자고 나도 대부분 말끔했던 것 같습니다.

whiplash injury와 자동차 머리지지대

그런데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경추 주위 조직 손상이 상당히 많이 보고 되고 있습니다. 미국 학자들의 추산으로 매년 4백만 건 정도의 자동차의 후방추돌이 있다고 하는데 캐나다 쪽 자료를 보면 교통사고 후 보험청구에서 이런 경추 주위 조직 손상이 68%나 차지한다고 합니다.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는 공장에서 나올 때부터 자동차에 헤드레스트가 아예 없는 차도 많았습니다. 기록을 보면 1970년 초부터 자동차 헤트레스트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미국 등지에서는 실제로 연구를 해보니 헤트레스트가 부착된 차량을 탑승한 경우 목 손상이 20% 정도 감소되었다는 보고가 나왔었습니다. 그럼 당연히 헤드레스트가 있는 자동차가 목 손상을 방지하는데 좋은 것 같은데 헤드레스트가 있다는 자체가 기능적으로 완전하게 작동을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복잡한 도로에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좀 오래 된 자료입니다만 1972년에 오닐이라는 학자가 연구한 결과를 보면 무려 70%에서 80%의 운전자들이 헤드레스트를 잘못된 위치에 놓고 차를 운행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 1984년에 미국 정형외과 학회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이런 추세는 큰 변동이 없었고 1996년에 GM 연구소에서 사고 분석 관련 저널에 출판된 논문에서도 83%의 헤드레스트가 충분히 올려진 위치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었습니다.

오래 전에 한국에서 자동차 헤드레스트의 높이가 적절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목을 보호하는 효과가 없다고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방송에서는 벤츠나 사브와 같은 수입차의 사례와 비교하면서 국산차를 보여주었는데 방송에서 비춰진 수입차의 헤드레스트는 제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비정상적으로 길어서 마치 방석과 같은 사각형이었고 국산차의 헤드레스트는 대개 가로로 긴 것이 마치 베개와 같은 직사각형이었습니다. 제가 눈에 익어서인지 외국 차의 헤드레스트는 너무 크고 뒷좌석 운전자의 전방 시야를 가리는 듯한 이상을 받아서 그냥 국산차의 헤드레스트로 괜찮은데 이렇게까지 보도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안일한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어 갔습니다. 그리고 법령이 바뀌었는지 그 후로는 국산차의 헤드레스트도 점점 길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된 헤드레스트의 위치는?

하지만 헤드레스트의 길이가 길다고 경추 손상에서 저절로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헤드레스트의 높이와 위치가 최적화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일단 잘못된 헤드레스트의 위치부터 알아 보겠습니다. 첫 번째 그림을 보면 헤드레스트가 끝까지 밑으로 내려가 있는 모습인데 캐나다의 한 조사에 의하면 60%가량의 운전자들이 이렇게 하고 운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후방충격에서 목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전혀 막아주지 못합니다.

source; canadian family physician


두 번째도 역시 잘못된 예인데 헤드레스트의 높이가 너무 낮고 머리에서 간격도 멉니다.


세 번째 와 네 번째 그림은 헤드레스트와 머리와의 간격이 너무 멀게 헤드레스트가 위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머리와 헤드레스트가 먼 가장 큰 이유는 대개 의자의 등받이가 너무 뒤로 젖혀 있기 때문입니다. 운전석의 등받이를 거의 90도 각도로 세워야 머리와 헤드레스트가 최대한 가까워 집니다.

헤드레스트가 너무 멀다 헤드레스트가 너무 낮다

이를 교정한 그림이 아래 그림입니다만 좌측 그림은 약간 미흡합니다. 오른쪽 그림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약간 머리와 간격이 있다. 헤드레스트의 높이와 간격이 다 적당하다

간혹 등받이를 세워줘도 개개인의 목과 등의 만곡이 달라서 머리와 헤드레스트가 닿을 듯 말듯한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헤드레스트가 앞으로 기울일 수 있는 경우 기울여서라도 머리와 가깝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국산차들도 대부분 헤드레스트를 앞으로 약간이나마 구부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필요하면 이렇게 기울여서 조절을 해야 합니다. 다시 정리를 해보면 헤드레스트의 위치는 다음의 단 두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첫째, 헤드레스트의 중앙의 위치가 귀의 높이로 올려줘야 한다.
둘째, 헤드레스트는 보통의 운전자세에서 머리에 거의 닿아 있어야 한다.


조금 첨언하자면 교통사고 후에 오는 목의 손상 중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손상이 아닌 경우(즉, X-ray나 MRI로 나오지 않는 경우) 통증이 심리적인 원인에서 온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조사를 해보면 사고 후유증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 통증의 호소가 월등히 많아지고 보험금 등의 금전적 이익이 원천적으로 없는 나라에서는 이런 손상을 호소하는 환자조차도 없다고 합니다.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반론의 여지도 만만치 않은 만큼 그냥 그런가 보다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안전한 좌석과 목걸이 주의사항

보너스로 두 가지만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자동차에 보면 앞에 두 자리가 있고 뒷자리에는 세 명이 앉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 자리가 사고 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작년 8월에 버팔로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00년에서 2003년까지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니 앞자리보다 뒷자리가 생존확률이 29.1%가 높아지는데 뒷자리 중에서도 가운데 자리가 양쪽의 다른 뒷자리보다 생존율이 13%더 높았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조수석 뒷자리를 사장님 자리라고 해서 상석으로 치는데 안전하기는 가운데에 끼어 앉는 불편한 자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하니 이제는 가장 높은 분을 이 가운데 자리에 모셔야 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로 독일의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2002년 발표한 내용인데 원래 이 논문은 장신구가 어떤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가 하는 내용입니다. 그 내용 중에 가장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온 예로 소개된 것이 목걸이가 헤드레스트 부분에 끼어서 정면 충돌 교통사고 중에 목이 졸린 사고였는데 얼마나 많은 목걸이를 착용하고 자동차를 타는 분들이 이렇게 목걸이가 헤드레스트 부품에 끼는 것을 경험할지 의문이지만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으므로 이런 것도 신경을 쓰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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