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 Cetera, Et Cetera, Et Cetera

싸이의 전세계 아이튠스 차트 성적 모음

싸이의 열풍이 뜨겁습니다. 저처럼 대중가요를 안 들어본지 오래 된 사람도 잘 알 정도면 꽤 유행이 되긴 된다는 이야기인데 저도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아이튠스 차트를 찾아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과 일본, 동남아에 국한되었던 종래의 k pop의 인기와는 달리 유럽과 미주를 휩쓰는 모양이 정말 심상치 않습니다. 물론 유럽과 미주대륙에도 k pop팬은 많이 있었고 비나 소녀시대의 미국 활동도 잠깐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아시아를 제외한 곳에서 한류 열풍은 그저 특이한 아이들의 특이한 취향에 불과했지 학생들 대다수가 알거나 이를 넘어서 어른까지 아는 정도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변했습니다. 물론 싸이의 강남 스타일 한 곡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k pop 역사를 새로 쓸 일이 생겼습니다.

 

일단 아이튠스 차트입니다. 모든 음악을 통합한 차트를 먼저 봅니다.

 

벨기에 3등 카나다 5등 덴마크 1등

 

 

 

핀란드 1등 룩셈부르크 7등 네덜란드 4등

 

 

 

뉴질랜드 7등 노르웨이 3등

 

이제 전체 대중음악으로는 아닌 세부 카테고리인 팝송 부문 등수입니다. 일부 전체 차트와 겹치는 것을 빼고 봅니다.

 

스웨덴 5등 미국 9등 호주 8등

 

 

 

오스트리아 7등 벨기에 2등 카나다 3등

 

 

 

네덜란드3,6등? 뉴질랜드 6등 노르웨이 2등

 

 

 

그리고 미국 빌보드 차트입니다.

 

social 50부문 1등 주로 SNS에서 많이 거론된 음악

 

 

 

유튜브 차트 1등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곡

 

 

 

k pop차트 2등 미국내 한국노래 인기도

 

 

이렇게 싸이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코믹한 뮤직비디오와 중독성이 강한 음악 자체이지만 미국은 전통적으로 팝 뮤직의 전통이 강하고 뛰어난 뮤지션들을 하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팝송 강국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국 음악이 소개될 기회가 적습니다. 더군다나 영어가 아닌 외국음악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지금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어느 정도 인가하면 미국의 라디오에서도 음악이 나올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확인한 바로는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위시한 서부 해안, 휴스턴 등의 텍사스 지역, 동부의 뉴욕과 버지니아지역, 중부의 클리브랜드 지역과 위스콘신에서 강남 스타일을 라디오에서 들었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어느 외국음악도 넘지 못했던 미국의 라디오 문을 넘고 있다는 자체가 놀랍습니다.

 

MTV 사이트에도 쟁쟁한 가수 다 제치고 전면에 등장

 

best dance break 즉, 시상식 중간에 있었던 쉬는 시간 댄스타임에서 가장 최고의 가수

 

들리기로는 1984년에 미국에서 유행했던 독일 팝송 ’99 luftballons’(99 balloons)이후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말 가사의 팝송이 미국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이라는데 정말 대단합니다. 미국서 싸이 열풍이 조금 특색 있는 것은 신문과 방송에서 대중이 알기도 전에 먼저 앞장서서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강남스타일은, 특히 기존의 k pop팬들과 원래 한류에 친숙한 교포,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가 미국의 일반 학생까지 다 퍼진 상태로 보이고 어른으로는 학생들을 많이 접하는 선생님들이 학생들 덕분에 알게 되고 있는 단계로서 지금 현재 미국 미디어의 보도가 잇따르는 것을 보면 미국에서 인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미국 언론에서 이렇게 싸이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물론 뮤직 비디오와 음악 자체의 오락성이 첫 번째이지만 그 외에도 싸이를 다뤄주기 좋을 만한 측면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야후의 실시간 검색어 2 등에 오른 강남스타일 패러디 동영상

 

 

바로 싸이가 영어를 할 줄 한다는 점이 두 번째입니다. 일단 통역 없이 인터뷰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미국 기자들도 통역을 세우고 인터뷰하는 것보다 직접 이야기하면서 친분을 쌓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사람에게 접근하는 것을 편해하기 때문에 싸이는 한국사람이지만 서로 웃고 농담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싸이가 Boston University Berkelee college of Music(캘리포니아의 명문대 버클리대학교가 아니고 보스턴에 위치한 대중음악으로 유명한 학교)를 나온 경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 미국 기자들에게 외국인이지만 외국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사람들도 머리 속에 든 것 없는 연예인을 공공연히 무시하기 때문에 싸이의 학력을 보고 일단 약간의 존중감이 드는 것 같습니다.

 

넷째로는 강남스타일이 사실은 한국의 1%에 대한 은근한 조롱이 들어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쉬는 줄 알았더니 겨우 놀이터에서 파라솔을 펴 놓고 있는 모습 이랄지, 아름다운 두 명의 여인을 끼고 마치 레드카펫을 걷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쓰레기가 휘날리는 모습 등이 돈만 알지만 실상 내용은 없는 부자들, 혹은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허세를 보리는 사람들을 은근히 비판했다고 생각하고 그냥 코믹한 줄 알았던 노래에 이런 깊은 내용이 있다는 것이 경이롭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하여간 현재 싸이는 미국에서 대히트를 칠 여건이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서 롱런 하면서 세계적 가수가 될 기로에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축하 드리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누가 싸이를 개인적으로 아신다면 전해주셨으면 하는 메시지가 있는데 일단 얼마 전 LA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싸이를 인터뷰한 내용을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내용 중에 제가 매우 아쉽게 생각한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미국의 캘리포니아 작은 도시 엘 몬테에서 강남스타일의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가 해고 당한 13명의 구조요원 이야기를 이미 아실 겁니다. 라디오 디제이가 싸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냐고 하면서 정말 시 당국이 너무 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싸이는 금시초문이었는지 이 문제에 대해 짧게 비극이다’ '너무 심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 바램 같아서는 디제이들과 맞장구를 치면서 좀 강하게 자신의 팬들에 대한 지지를 보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인터뷰를 했던 것 같은데 다음부터 미국 언론과 인터뷰 때는 미리 좀 대본을 받아서 대화를 준비하고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싸이가 자신의 팬을 더 확실하게 옹호하는 말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어서요.

 

또 한가지는 이게 더 중요한 것인데 제가 미국 텔레비전 방송국과 싸이의 세 개 정도 인터뷰를 보니 본인의 곡 강남스타일에 대한 숨은 뜻을 물어보는 미국 기자들에게 종래에 미국에서 알려진 부유층들에 대해 은근히 조소를 보내는 내용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싸이는 그냥 재미를 주는 것만을 목표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미국 신문 방송들은 싸이의 철학적이고 문화적인 깊이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이 곡을 만든 싸이의 의도가 바로 이것이었다고 생각하고들 있습니다. 이 부분을 좀 대비해서 적절하게 대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코미디언 같은 가수가 아니라 심오하게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는 것을 좀 표해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여간 싸이를 미국 방송에서 좀 더 자주 보기 원하고 성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