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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Cetera, Et Cetera, Et Cetera

전기를 만드는 인간과 키아누리브스 영화 속의 디스토피아


혹시 사람의 몸에서 전기가 나온다고 하니까 정전기와 같은 것을 상상하실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이 아닌 진짜 전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많은 분들이 보았을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키아누 리브스가 현실이라고 믿고 사는 세계는 사실은 가상의 현실이었고 진짜로는 인간들이 기계에 의해 사육되는 무서운 세상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런데 흥미롭게도 인간이 사육되는 방식이 마치 인체의 자궁에 비유할 수 있는 계란형의 액체로 채워진 인큐베이터와 같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영양을 공급받고 자라게 되는데 이 인간들은 전기를 생산해서 기계들에게 공급해주는 목적으로 사육되게 됩니다.

 

매트릭스의 충격적인 현실


혹시 이 영화를 보고 과연 인체가 전기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진 분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답은 인체에서 미량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전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이 전기는 팔다리 근육뿐만 아니라 두뇌와 같은 중추신경과 다른 말초신경에서도 골고루 만들어집니다

인간의 몸이 진짜로 전기를 만든다

의학을 전공하다 보면 대학교에서 진단학이라는 과목을 배웁니다
.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려면 당연히 진단을 정확하게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예전에는 그 진단법이라는 것이 환자의 모양새를 눈으로 관찰하고, 청진기를 이용해서 소리를 들어보고, 때로는 냄새를 맡아보는 등 오감을 이용한 것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의대생들이 배우는 진단학과목에서는 이런 고전적인 이학적인 진단법을 주로 배우게 됩니다.

심전도의 기본을 설명한 그림


이후에 엑스레이 기계도 나오고, MRI CT와 같은 기계가 발명되고 나서는 겉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체내부의 해부학적 구족의 관찰이 매우 용이하게 되었는데 이런 우수한 도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기능적인 측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할 상황이 많습니다. 마치 자동차가 겉은 멀쩡한데 시동이 자꾸 꺼진다면 뭔가 자동차 내부의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겉모양만으로 판별할 수 없듯이 말이죠.

인체에서 얼마나 강한 전기를 만드나?

그래서 발달한 분야중의 하나가 전기생리학이라는 분야입니다
. 가장 쉬운 예로 여러분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시면 임종을 앞둔 환자의 곁에 반드시 있는 심장 박동을 모니터 하는 기계를 보실 수가 있는데 이 기계도 센서를 통해서 심장에서 발생하는 미량의 전기를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으로 거의 비슷한 흔히 말하는 심전도의 일종으로 전기생리학적 진단법의 일례가 됩니다
. 그런데 심장에서는 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심장의 근육이 수축하게 되는 생리작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근육을 수축시키려면 미네랄 성분과 아세틸콜린이라는 화학물질 등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이 중 칼슘, 나트륨, 칼륨과 같은 다양한 미네랄 성분들이 이온으로서 양전기나 음전기를 띄고 있고 세포막을 통해 통과하면서 전위차를 일으켜 약한 전기를 유발시킵니다

그럼 과연 어느 정도의 전기가 발생할까요
? 우리 가정용 전기의 경우 한국은 220볼트이고 미국은 110볼트를 씁니다. 그리고 장난감에 들어가는 AAA사이즈의 건전지의 경우 1.5볼트가 일반적입니다.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는 이 건전지 전기의 수 백분의 일에 불과한 수 밀리볼트의 전압입니다. 심장뿐 아니고 팔다리의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도 이와 비슷한 정도입니다.

다양한 전기생리학적 검사법들

그래서 이렇게 약한 전압을 잡아낸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인데 약하다고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에서 이 정도의 신호를 잡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 위에 언급한대로 중추신경 조직도 전기를 발생하는데 뇌파검사란 것이 결국 뇌조직에서 생기는 수 밀리볼트 정도의 전기를 감지해내는 것으로서 주로 경련성 질환, 뇌종양 등의 진단에 사용됩니다



이외에도 전기생리검사라면 말초신경을 검사하는 NCS라는 검사도 있고, 망막을 검사하는 ERG, 감각 신경계를 종합적으로 검사하는 SSEP등도 전기생리검사이지만 이들은 인체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잡아낸다기 보다는 인체에 인위적인 전기자극을 가하고 인체의 반응을 측정한다는 측면에서 위의 검사법과는 약간 의미가 다릅니다

키아누리브스 영화 속의 디스토피아

결국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인간사육으로 전기를 얻는 방법은 매우 비효율적이면서 실질적으로 전기를 얻는 효과가 거의 없어서 차라리 전기뱀장어를 사육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 방법입니다
. 인간들이 진짜로 기계들보다 똑똑하다고 한다면 이런 시대는 오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인간들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것을 보면 -공해, 지구온난화, 안전하지 않은 음식물, 대량살상무기 등- 매트릭스와 같은 영화가 그냥 재미있었던 구경거리로 머물지는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평화롭게 공존하든지 멸망당하라!


제가 지난 여름부터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아온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이라는 영화가 오는 12 12일 미국에서 개봉하게 됩니다. 제가 하도 공상과학영화를 좋아하는데다 키아누 리브스의 팬이라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데 주제가 또 외계인이 지구인들에게 평화 속에 공존하던지 아니면 파괴당하든지 결정을 강요한다는 것이라고 해서 주인공도 같고 어떤 의미에서 전달해주는 메시지도 비슷한 예전 영화인 매트릭스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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