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제대로 하기

대학생도 모르는 미국 유치원 영단어

고수민 2012. 2. 13. 07:18

저도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영단어 공부를 꽤 열심히 했었기 때문에 처음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영어에 꽤 자신이 있었습니다. 전공이 의학이라서 원서를 볼 일도 많을 것이었으므로 나의 든든한 영어 실력이 뒷받침에 잘 되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천성이 겸손한지라(?)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영어실력을 기르기 위해 영어 공부할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타임지를 구독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대학가에 뉴스위크지와 타임지 읽는 붐이 있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조금 더 어렵다는 타임지를 읽는 것을 취미로 삼기로 결심했습니다
. 그런데 타임지를 읽다 보니 문장구조도 파악이 안되었지만 더 문제는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읽다 보면 자연히 극복이 될 줄 알고 꾸준히 읽었는데 모르는 단어를 다 생략하고 해석을 하다 보니 전혀 해석도 되지 않았고 한 페이지를 읽고 나도 도대체 뭘 읽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래도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읽기로 전략을 수정했더니 두꺼운 사전을 찾아보아야 하는지라 예전처럼 학교에 오고 가는 차 안에서 읽을 수는 없었고 집에서 책상 앞에 앉아야만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 그러다가 영어공부가 그냥 짬이 날 때 할만한 것이 아니라 책상 앞에서 고시 공부하듯 정신집중하고 해야 하는 것임을 느끼면서 점차 흥미를 잃고 스스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에서 제가 배운 첫 번째 교훈은 영어교재를 선택할 때는 자기의 실력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누구나 다 아는 상식 같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빈번히 무시되고 있는 원칙이고 왜 이런 원칙이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런 내용이 제 첫 번째 책인 뉴욕의사의 백신영어에도 담기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교훈은 중고교 과정의 영어단어를 충실히 공부했다 하더라도 실제 영어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수준에는 근접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가끔 가는 인터넷 웹사이트 중에 유학시험을 주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는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 여기서는 영어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많이 올라오는데 하루는 어떤 사람이 한껏 겸손한 모드로 자신의 영어실력이 유치원생 수준 밖에 안 된다고 하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대답을 한 어떤 사람이 설마 한국의 유치원생 수준의 영어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고 미국의 유치원생 수준이라면 영어실력이 이미 상당하실 것이라면서 답을 한 것을 보고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개 사람들은 유치원생 수준 운운하면 실력이 한참 모자라 다는 의미로 이야기를 하지만 정말 미국의 유치원생의 영어실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 한국사람들도 자신들이 쓰는 언어라서 무덤덤하게 느껴서 그렇지 한국의 유치원생들의 한국말 실력이 성인의 한국말 실력에 비해서 얼마나 떨어지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유치원생만 되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거의 다 표현할 수 있으며 적어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해서 답답해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유창한 언어실력은 거의 완벽한 문장 구성과 발음 능력에서 기인하고, 대신 어휘력은 성인에 비해서 한참 떨어지게 됩니다. 어휘력은 학교를 다니면서 서서히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향상되게 됩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 유치원 정도 다닐 나이가 되면 아이들은 발음과 문장 구성에서 거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고 자신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자신들의 지적 능력 안에서 다 표현할 수 있습니다. 대신 단어 실력은 아주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 역시 학교 교육과 사회 생활을 통해서 점차 길러지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미국의 유치원생은 말도 잘하고 듣기는 잘하지만 아는 단어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르는데 이게 또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 왜냐하면 미국의 유치원생이라고 할지라도 때로는 우리가 모르는 단어를 알고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있는 관계로 아이가 무슨 단어를 배우는지 궁금해서 가끔 배우는 책을 들추어 보면 이런 어려운(?) 단어를 다 배우는구나 하면서 감탄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 유치원생들이 배우는 단어를 통해서 우리의 어휘력이 얼마나 제한적인가를 알아 보려고 합니다
. 이 글의 제목이 한국의 대학생도 모르는 미국 유치원 영단어인 이유는 제가 대학시절에 조차 알지 못했었을 것 같은 단어만 골랐기 때문입니다. 한번 훑어보시고 몇 단어나 아시는지 스스로를 테스트하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대학시절에 알지 못했을 것 같은 단어들

 

1.     Porridge , 오트밀, 진하게 끓인 수프

2.     Platypus 오리너구리

3.     Gosling 새끼 거위, 애송이

4.     Rip 깨진 틈, 터진 곳, 찢다

5.     Dab 가볍게 두드리다. 명수, 숙련된

6.     Plunged 돌진하다, 급락하다

7.     Blustery 세게 몰아치는

8.     Burrow , 굴을 파다. 굴 속에 살다.

9.     Grub    유충, 굼벵이

10.   Quail 메추라기

11.   Sneak 살짝 들어가다. 살금살금 가다

12.   Chaperone 돌봐주는 사람, 감독하는 사람

13.   Joey 새끼 캥거루, 어린 동물

14.   Foal  망아지, 새끼 나귀

15.   Walrus  바다코끼리

16.   Minnow  송사리

17.   Swoosh 바스락 하는 소리, 휙 하는 소리

18.   Squelch 눌러 찌그러뜨리다. 꼼짝 못하게 하다.

19.   Gobble 급하게 먹다

20.   Top(정상, 윗면이라는 뜻 말고) 팽이

 

내가 대학 시절에 알기는 알았으되 뜻을 힘들게 기억해 냈을 것 같은 단어들

 

1.     Cottage 작은 집, 별장

2.     Dig 땅을 파다

3.     Reflection 반사, 반영

4.     Cocoon 누에고치

5.     Fin 지느러미

6.     Crawl 기어가다

7.     Bin 휴지통, 뚜껑 달린 상자

8.     Hive 벌통

9.     Den 동굴

10.   Cub 사자나 곰의 새끼

11.   Seal (봉인 하다라는 뜻 말고) 물개

12.   Mole (사마귀, 점이라는 뜻 말고) 두더지

13.   Mule 노새

14.   Rumble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다

15.   Sack  부대, 마대

16.   Cot 간이침대

17.   Tadpole 올챙이

18.   Pit 구멍, 함정

19.   Crate    나무상자

20.   Sip 홀짝홀짝 마시다.

 

정답은 흰색 글씨로 각 단어 우측에 써 있으니 마우스 좌 클릭 버튼을 누른 상태로 죽 내리면서 스크롤 해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위의 40 단어를 다 맞추신 분이 있다면 축하 드립니다. 미국의 유치원생 수준의 단어실력이 되시겠습니다!!


단어를 보시면 알겠지만 주로 동물 이름
,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물건 이름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어린이들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호랑이, 노새, 두더지, 개구리 등 동물 이름을 먼저 익히게 되는 것처럼 미국도 마찬가지이어서 어린 나이에 동물이름을 많이 배우게 됩니다. 각종 물건의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적으로 중고교에서 대부분의 영어단어를 배우는 우리는 약간 더 고차원적이고 관념적인 단어를 배우다 보니 이런 쉬운 단어에 약간 더 소홀한 측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려 하는 것은 한국의 대학생이 미국의 유치원생보다도 전반적인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 (아마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겠지요.) 다만 신경 써서 학습하는 분야의 단어가 다를 뿐입니다. 대신 우리가 아는 단어가 때로는 미국인도 모르는 어려운 단어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분야별로 제한적이어서 실제 원어민들과 의사 소통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라는 것입니다.

중고교에서는 그 때의 학습 목표에 맞게 공부를 하겠지만 이런 공부가 원어민과 의사소통을 하는데 필요한 영어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목표가 원어민과 의사소통이라면 제가 항상 주장하는 의사소통을 위한 살아있는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본 블로그뉴욕의사의 백신영어에서 많이 이야기되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하여간 우리가 영어공부를 하면서 겸손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