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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 보기도 좋아하고 그 하늘을 사진에 담는 것도 좋아한다. 지금도 때때로 초등학교때 운동회날 색색이 펄럭이는 만국기 사이로 보이던 뭉게 구름이 떠 가는 파란 하늘을 회상하곤 하는데 서울로 이사오고 나서는 이런 하늘은 이제 볼 수 없을 것으로 알았다. 서울에 살때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였는지 빌딩숲에 하늘이 가려져서 볼 수가 없었는지 파란 하늘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서울이라고 하늘이 안보이란 법은 없지만 서울을 생각하면 빌딩 사이로 조그맣게 보이는 잿빛 하늘이 상상되고, 쳐다보고 있으면 한없이 하늘로 떨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드는 그런 나를 압도하는 하늘은 없었다.

미국행을 결심하고 나서 미주리 주로 간다고 하니까 재즈 팬인 오과장이 'Beyond the Missouir Sky' 앨범을 선물주었다. CD 앨범 재킷에 보이는 노을진 미주리의 하늘 사진은 불현듯 잃어버린 하늘에 대한 나의 꿈을 다시 돌려주었고 미주리의 하늘을 꿈꾸며 미국 가는 날을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Charlie Harden과 Pat Metheny는 왜 '미주리 하늘을 넘어서'라고 그들의 첫 앨범 제목을 정했을까. 매일 출퇴근 차 안에서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나는 미주리의 하늘을 상상했다.

그런데 정작 미주리에 오고 나서는 정착에 정신이 없었는지 하늘을 바라볼 틈도 없이 한 달이 지나갔다. 그리고 어느 일요일 그로서리 쇼핑을 가는데 자동차 옆 자리의 아내가 그랬다.
"여기는 하늘이 참 크네"
하늘이 크다고? 아. 하늘이 정말 넓게 보이는구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보던 작은 나를 둘러싼 바로 그 하늘과 똑같은 하늘. 서울에서는 빌딩 사이로 위축되어 조그맣게 보이던 하늘이 이 곳 미주리에서는 나를 감싸안으며 대평원의 끝에서 시작되어 사방팔방으로 펼쳐져 있었다. 도로에서 차를 운전해도 커다랗게 나를 둘러싼 하늘은 내가 마치 성층권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활강하는 기분을 선사했다. 동심속의 나의 하늘을 다시 찾은 것이다. 하늘은 하늘을 쳐다봐 주는 사람에게만 극상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해주나보다. 하늘을 잊었을때는 존재도 몰랐는데 이렇게 바라보니 너무 황홀하다.

그 후로 1년 반 동안 뉴욕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정말 하늘을 즐기며 살았다. 뉴욕에서 다시 본 하늘은 어쩐지 부옇고 어쩐지 뭔가 가려져 있는 하늘이었다. 그 대도시의 잿빛 하늘은 내가 다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돌아왔음을 알려 주었다. 잠시동안 진짜 하늘과 작별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주리에서 보았던 높은 혹은 깊은 창공의 에너지는 이 회색의 도시에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 나는 다짐한다. 내 안의 미주리 하늘의 에너지가 소진하기 전에 다시 커다란 하늘의 바다가 있는 곳으로 돌아 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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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어느 날 쇼핑몰 앞에서 찍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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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하늘. 짙은 녹음이 우거진 사이로 구름들이 흘러가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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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를 시발로 서부개척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세인트루이스에 모여들었다. 서부로 진출하는 교두보였던 세인트루이스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서부로 가는 관문이란 의미로 1965년 'Gateway arch'라는 거대한 기념 조형물이 건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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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eway Arch 아래에서 올려다본 하늘. 미시시피강을 이용한 선박 화물 운송이 활발하던 시절에 미국의 손꼽히는 대도시였던 세인트루이스는 시카고에 철도를 빼앗기면서 쇠락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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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투루이스 시내에서도 거대한 아치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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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더 짙어가는 어느 9월의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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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하늘. 우리나라 처럼 구름이 없고 높고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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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1월. 과수원에 사과를 따러 갔다가 잔뜩 구름을 안은 하늘을 보고 놓칠 수 없어서 찰칵. 어쩐지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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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과수원을 나오면서 주차장이 되어버린 잔디밭에서 하늘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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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어느 저녁에 쇼핑몰 주차장에서 바라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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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하늘. 사진으로 잘 볼 수는 없지만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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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어느날. 비가 멈추더니 무지개가 떠 오른다.


* 미주리 주(The State of Missouri) ;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인구 규모 18위의 미국의 주. 주도는 Jefferson city. 원래는 프랑스령이었다가 루이지애나 구입시에 그 일부로써 미국에 편입되었다. 1821년 합중국의 21번째 주가 되었다. 대도시로는 Kansas city, St Louis, Columbia, Springfiled등이 있고 총 인구는 600만명 정도이다. 다습한 대륙성 기후로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은 추운 편이다.  주요 산업으로 보잉사의 연구소와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앤호이저부시 양조장이 위치하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의 무대이기도 하고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서막을 여는 루이스와 클락의 서부 탐험이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작되었다. 프로야구의 명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와 미식축구의 세인트루이스램즈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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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미주리의 세인트 루이스에 살고 있습니다.
    정말로 하늘이 넓은 것 같네요.
    그리고 하늘이 정말 맑은 날이 많은 것 같아요 ^--^
    얼마전까지 살던 서울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때는 석양도 거의 보지 못했으니깐요.

    2007/12/01 00:51
    • BlogIcon 고수민  수정/삭제

      부럽습니다. 그곳을 떠나온지 1년이 되었는데도 마눌님은 지금도 세인트루이스 이야기를 합니다. 한인커뮤니티가 작다는 것을 빼면 정말 살기 좋은 곳이지요.

      2007/12/0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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