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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는 영어말고 이해하는 영어

영어에서 관사를 쉽게 파악하는 법이 있을까? -2탄

지난 번에는 관사(정관사, 부정관사)가 쓰이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각각의 관사가 어떻게 쓰이는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학교에서 배운 영문법을 되돌아 보겠습니다. 본 글의 전반부는 무자비한(?) 학교문법의 향연이므로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부정관사
(a, an)은 일단 뭔가를 처음으로 언급할 때 쓰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Let’s go get a drink.’ 라고 한다면 여기서 ‘a drink’는 술 딱 한잔이라는 의미보다는 그냥 술 먹으로 가자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I saw an interesting movie last night.’ 이라고 하면 물론 한편의 재미있는 영화라는 의미이겠지만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영화인지 모르므로 어떤영화를 보았다는 의미로 처음 말을 시작하기 때문에 부정관사가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부정관사는 계층
, 계급, 직업, 사물, 종족 앞에 쓰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I am a doctor.’ 라고 하면 나는 한 사람의 의사이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해석이 무엇이든 이렇게 직업 앞에 ‘a’를 씁니다. 이에 더하여 지난 번에도 언급되었듯이 한 종족을 통칭할 때 부정관사를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의사란 항상 바쁜 사람들이다.’라든지 돌고래는 똑똑한 동물이다.’라는 등의 영작을 하실 때를 말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 번째로는 진짜로
하나의라는 의미로 쓰일 수 있습니다. ‘I’d like to get an orange and two apples.’라고 한다면 진짜 오렌지는 하나만 필요하다는 의미이겠지요

넷째로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특정한 어떤 막연한 것을 지칭하기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 첫 번째와 두 번째에 소개한 의미와 비슷해서 굳이 분리해서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냥 확실히 하기 위해 예를 듭니다. ‘I haven’t seen a gun in my life.’라고 하면 한 개의 총도 아니고 앞으로 대화에서 총을 이야기하기 위해 처음 언급한 것도 아닌 그냥 총이라는 종류의 것을 못 보았다고 하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다섯째로는 약간
, 어느 정도 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예전에 동전이 없을 때 신용카드로 공중전화를 걸어보면 카드 승인이 나올 때까지 ‘wait for a while’하고 영어로 목소리가 나왔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쓰인 ‘a’는 잠시, 약간의 의미가 된다는 것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참고로 ‘for a while’은 영어권 사람들이 듣기에 우리말로 잠깐이라는 뉘앙스가 아니고 한참 동안이라는 뉘앙스라 이런 상황에 쓰기 적당한 말은 아닙니다. 기다리라고 할 때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다 짧았다 하는 것은 다 주관적이지만 기다림을 부탁하는 사람 입장에서 무례하게 한참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wait a moment’, ‘wait a second(minute)’등으로 해야 조금만 기다려주세요하는 의미가 됩니다


계속해서 여섯 번째로
‘~’이라는 의미로 단위를 말하고 싶을 때 씁니다. ‘I take this medicine once a day.’라고 하면 여기서 부정관사는 하루 당 한번이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가산 명사에 붙여서 가산명사화 하는 것이 있는데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상황에 씁니다
. 벌써 일곱 번째 법칙인데 일단 고유명사의 예를 봅니다. ‘I bought a Rembrandt.’라고 하면 좀 놀랍습니다만 렘브란트의 그림 한 점을 샀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셀 수 없으니 이렇게 쓰면 그 사람의 작품의 뜻이 됩니다. 만약 신문에서 골프 신동을 다룬 기사를 보다가 이런 문장을 만났다고 해봅니다. ‘He also wants to be a Woods.’. 타이거 우즈가 여러 명이 아닐진대 Woods라는 이름에 부정관사가 떡 하니 붙어 있습니다. 해석은 그는 우즈와 같은 (혹은 또 하나의 타이거 우즈같은)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여덟 번째로 관사가 붙지 않는다는 식사명은 어떤가 볼까요
? ‘That was a memorable dinner.’라고 하면 식사 명에는 관사가 붙지 않는데 붙었다는 것은 그 저녁식사는 일반적인 저녁식사가 아닌 특정한 사건이 되기 때문에 관사가 붙는 것입니다. (‘I had dinner.’같은 표현과의 차이는 지난 글에서 다룬 바가 있습니다. breakfast, lunch, dinner에는 관사가 붙지 않는다고 철썩같은 법칙으로 학창시절에 외운 것은 그 단어의 고유한 의미를 살려서 쓰일 때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아홉 번째로 물질명사를 봅니다
. 만약 원어민과 함께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이 친구가 ‘I’ll have a coke.’라고 한다면 속으로 ‘a glass of Coca-Cola’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이 친구가 못 배운 친구인가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질명사인 coke, beer, coffee, water에도 흔히 우격다짐으로 부정관사를 붙여서 한 잔의 ** 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구어체 영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법이고 문법책에도 올라가 있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이 마지막 문장에서 부정관사 없이 ‘I’ll have coke’라고 정관사를 빼버리면 큰일납니다. 이젠 코카콜라가 아니고 코카인의 속어인 coke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열 번째로 추상명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에 웹서핑하다가 우연히 뉴욕타임즈지에서 나온 ‘how a widow returned a kindness.’라는 오래된 기사제목을 보았습니다. 영문법에 약간 정통한 분은 kindness라는 셀 수 없는 추상명사에 부정관사가 붙어서 영 마음에 걸릴 것이고 영문법에 아주 정통한 분은 꼭 그렇지도 않다고 아실 것입니다. 이 이상한 기사 제목을 이해하는 열쇠는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이 kindness친절함이라는 고유의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여기서 의역은 어떻게 한 미망인이 (자신이 받은 친절에 대해) 보답했나하는 것인데 직역을 하면 어떻게 한 미망인이 친절한 행동을 돌려주었나?’이 됩니다. ‘a kindness’는 그래서 구체적인 친절함이 묻어나는 한 사건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예로 ‘I have a fear of heights.’라고 한다면 fear는 셀 수 없는 추상명사인 일반적인 두려움이 아니고 높은 데 올라가서 느끼는 (약간 특정 상황에 한정되는) 공포이기에 한가지 공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 있어서 부정관사가 붙습니다.

이렇게 문법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정관사의 용법을 열 가지만 다루어 보았습니다
. 아마 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제가 찾을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였는데 문법책마다 겹치는 부분도 있고 다르게 설명한 부분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렇게 읽고 보면 역시 영어는 어려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인 것은 문법학자들이야 하나처럼 보이는 것도 잘개 쪼개서 분석하는 것이 직업이니 나누어서 법칙을 기술할 수도 있다지만 우리가 이렇게 영어를 공부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열 가지의 법칙을 꿰뚫는 단 한 개의 개념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위의 모든 부정관사는 하나의라고 번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 말이 왜 중요한가 하면 기본적으로 명사는 관사가 무엇이든 붙어야 하는데 영어로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a(an)’이 붙느냐 ‘the’가 붙느냐 하는 상황의 차이를 알아야 문법적으로 정확하고 의미 전달이 잘 되는 문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정관사 ‘a’하나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정관사 ‘the’를 쓸 상황과 구별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다시 돌아가서
10가지 용법을 다시 보면서 제가 말한 바가 맞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지금부터 논리의 흐름은 위에 말한 기존의 영문법 책에서 밝히고 있는 (자연스런 해석을 위한) 부정관사의 용법을 분석하자는 것이 아니고 ‘a’를 무조건 하나의로 해석해서 말이 되나 보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나올 ‘the’를 쓰는 경우와 구별하는 능력이 생기고 그러면 관사를 어느 경우에 어떻게 쓰는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Let’s go get a drink'

부정관사(a, an)은 일단 처음으로 뭔가를 언급할 때 쓰인다고 하면서 든 예인 이 문장을 보면 위에서 딱 한잔 이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했지만 ‘a’가 의미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흔히들 우리도 , 우리 술 한잔 하러 가자.’라고 했을 때 진짜로 한잔만먹으러 가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술 먹으러 가자는 표현을 하는 언어상의 습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건대 한잔 하러 가자는 것은 사실 코가 비뚤어지게 취해보자는 것은 아니고 그냥 간소하게 몇 잔만 하자는 뉘앙스도 있는 것 같은데 영어에서도 비슷합니다. 한번 취할 때까지 마셔보자고 하려면 ‘Let’s go drinking.’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나은데 이렇게 말하면 전자와 분명히 뉘앙스가 달라집니다. 이것은 또한 한국의 영어 강사들이 흔하게 지적하는 한국 학생들의 표현상의 오류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대개 한국 학생들은 술 마시러 가자를 직역해서 ‘Let’s go drinking.’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 학원에서 금요일 저녁에 사교적인 목적으로 학원생과 강사들이 음주와 대화를 곁들이자는 의미로 말하려면 ‘Let’s go get a drink.’이 더 맞는 말이 됩니다

'I saw an interesting movie last night.'

상대방이 모르는 영화에 대하여 말하려고 하면서 처음으로 영화 이야기를 꺼냈으므로 a(an)을 썼습니다. 이것도 해석은 나 어제 흥미로운 영화 한 편 보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언어 습관 측면에서 보면 영어와 한국어도 상당히 유사점이 있습니다. 나중에 설명을 하겠습니다만 관사를 붙이지 않는 예외는 이미 설명했고 원칙적으로 관사를 쓰기는 써야 하겠는데 movie 앞에 the를 붙이자니 문장의 의미가 달라져 버리는 결과가 됩니다. ‘the’라고 해석이 되는데 상대방이 알지도 못하는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그 영화라고 표현하면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문장을 보시죠.

내가 어제 영화 하나를 (a) 보았거든.”

그런데?”

(the) 영화 정말 슬프더라.” 

(the) 영화 제목이 뭔데?”  

스타워즈 2탄 제국의 역습이라는 영화인데.”

니가 미쳤구나. SF영화가 슬프다니.”

우리말로도 이렇게 논리의 흐름이 따라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 상대방이 모르는데 처음부터 그 영화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I am a doctor.'

의역하면 물론 나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혹은 나는 의사다.’가 자연스럽지만 부정관사 ‘a’의 뜻을 살려서 나는 한 사람의 의사이다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계속 이야기가 됩니다만 관건은 ‘the’를 넣을 자리와 ‘a’를 넣을 자리를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로 해석되는 ‘the’를 넣어보아서 해석이 매끄럽지 않으면 대개 ‘a’가 맞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문장도 내 직업을 소개하면서 나는 그 의사다.’라고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I’d like to get an orange and two apples.’

이 문장은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고 봅니다.

I haven’t seen a gun in my life.’

이 문장에서도 ‘a’하나의라는 뜻이 조금은 살아 있습니다. 평생 총을 여러 종류를 골고루 보아온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럼 그 사람에게도 가장 처음에 본 총이 한 자루 있을 테고 그 한 자루의 총이 바로 ‘a gun’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총을 생전 본적이 없으면 그 첫 번째 총 조차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니까 역시 ‘a’가 맞는 것입니다.


“Wait for a while”, ‘wait a moment’, ‘wait a second (minute)’

여기서 쓰인 ‘a’잠시’, ‘약간의 의미가 된다는 것이 기존의 영문법 책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저는’a’는 그냥 하나의로 해석해도 되고 오히려 while잠시 동안의 의미가 들어가 있다고 봐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While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시간, 동안, 잠시, 일정한 때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이 잠시에 하나의라는 의미인 ‘a’를 붙이면 하나의 잠시의 기간 동안이라는 의미가 되는데 그게 바로 그냥 잠시만이라는 뜻이지 무엇이겠습니까? 이젠 복잡하게 ‘a’의 용법이 잠시가 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제가 학교 문법을 배울 때는 이런 것이 의미가 있었고 시험도 쳤습니다. 지금도 영문법서에서는 이런 용법이 구별되어 나와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틀렸다고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실용 영어를 하려는 입장에서 이것을 아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I take this medicine once a day.’

하루 당 한번이라고 해석하면 해석은 더 자연스럽지만 결국 ’a’는 숫자 한 개 이상의 의미는 아닙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듯 합니다.

‘I bought a Rembrandt.’, ‘He also wants to be a Woods.’.

역시 한 점의 렘브란트의 작품이고 ‘() 한 명의 타이거 우즈입니다. 따져보면 ‘a’의 의미가 다 들어 있습니다.

‘That was a memorable dinner.’

여러 가지 기억할 만한 저녁 식사가 있었는데 특정한 그 저녁식사가 바로 기억할 만한 식사중의 하나였다는 의미로 하는 말입니다 

‘I’ll have a coke.’
코카콜라 한 잔 하겠다는 말입니다. 물론 마음이 바뀌어서 한 잔 더 할 수도 있지만 그 말할 당시에는 한 잔을 우선 먹고 봐야 하니까 한 잔입니다. ‘콜라 한 잔 주세요.’라는 우리말도 그래서 자연스럽지 않습니까.

‘How a widow returned a kindness.’

보통의 상황에서는 추상명사에 관사가 붙지 않겠지만 (친절함을 하나 하나 셀 수가 없으므로) 친절한 행위는 한 번, 두 번 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친절한 한 행위에 대한 보은을 했다고 하면서 ‘a’를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부정관사가 쓰일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영어로 말하거나 글을 쓸 때 관건은 정관사, 부정관사 들어가는 자리를 알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a’가 들어갈 자리는 다 하나의를 넣어서 말이 되는지 기준으로 살펴보았고 그렇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음에는 정관사 ‘the’를 보겠습니다. 

**
이 글은 기존의 문법을 놓고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이지 기존의 문법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학자들은 학자들 나름대로 세밀하게 분석을 할 수 있지만 저는 이해하기 쉽게 통합하고 단순화해서 설명을 한 것입니다. 따라서 저한데 들은 이야기만 가지고 영어 시험을 보러 가시면 안됩니다. ^^;;


뉴욕의사의 백신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