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영어가 왜 안 들리는지 밝혀 드리려 고합니다. 왜 안 들리는지를 알아야 어떻게 하면 들을 수 있는지 방법이 나올 것이니까요. 영어 듣기가 왜 그렇게 힘이 드는 걸까요. 요전에도 한번 리스닝에 대해서 글을 썼습니다만 한국인에게 영어듣기는 어찌 보면 난공불락의 요새인가 봅니다. 영어를 꽤 잘 구사하는 사람도 미국 영화를 보면서 100% 알아듣는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을 못 봤습니다.
제가 처음에 영어공부 시작할 때는 다른 건 몰라도 듣기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책에서 보니 영어를 2-3천 시간정도 들어야 귀가 열린다는 말을 본 기억이 있고 정말 오랫동안 외국어 부문 베스트셀러였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에 보면 귀가 열리기 위해서 영어 테이프를 하나 구해서 30번 정도(?) 들릴 때까지 집중해서 들어라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데 이 책 저자의 주장중에 듣기 공부에 관한 내용이 결국은 영어 듣기 공부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미신을 그대로 재생산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많이 들으면 잘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것 말입니다. 영어가 왜 안 들리는지 이유를 찾기에 앞서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에 나오는 주장의 오류에 대해 약간 언급을 하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통찰력이 있고 진지한 문제제기가 있는 책이고 베스트셀러가 될 자격이 있는 책입니다. 특히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한 부분은 저도 100% 동의합니다.
하지만 '영어 테이프를 하나 정해서 계속 들어라. 계속 들으면 들린다.' 뭐 이런 식의 주장이 있었는데 알아들을 때까지 계속 들으면 들린다고 하는데 이게 정말 답답한 말입니다. 한번 들어서 못 알아들으면 ‘대부분의 경우’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점점 나아지는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끝까지 안 들립니다. 아니 들릴 수가 없습니다. 그럼 왜 안 들릴까요. 다음의 이유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첫째는 발음을 몰라서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I should have finished it" 이란 문장을 영화에서 보면 대개 한글로 "아이 슈러 피니시딧" 이라고 발음이 됩니다. 대사를 눈으로 보면 무슨 말인지 알지만 글자로 써 있는 위의 대사가 연음과정을 거쳐서 묘하게 변하니 " 아이 슈드 해브 피니쉬드 잇"으로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들릴 리가 없습니다. 이 경우 왕초보는 "아이"만 간신히 알아듣고 더 나아가면 ‘슈러’가 무슨 단어인지 ‘피시니딧’은 무슨 단어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만약 자막 같은 것을 보고 뜻을 이미 알고 있거나 캡션으로 글자가 보이면 자기가 알아듣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표현도 다음에 자막이나 캡션이 없으면 못 알아듣습니다.
둘째로 못 알아듣는 이유는 문법실력 부족으로 해석이 안돼서 입니다. 위 문장은 가정법 과거로 과거에 내가 그 일을 끝내버렸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담긴 표현으로 결국 끝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실제 영어 사용자의 세계(특히 신문, 잡지, 뉴스는)에서는 글로 써진 것을 눈으로 보고도 해석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영어 공부를 좀 하게 되면 극복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상당한 노력을 요합니다.
셋째로 모르는 이디엄이나 단어가 리스닝을 방해합니다. 단어는 알아도 특정 표현을 보지 못한(교과서에서 못 배운) 경우라면 모르는 것과 똑같죠. 오래전에 ‘식스센스’라는 영화를 볼 때 주인공 아이가 엄마에게 그럽니다. "Are you mad?" 요즘은 미드나 영화로 공부하는 것이 유행이라 구어체 영어에 특별한 약점을 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지만 10년 전만 해도 위 표현을 ‘너 화난 거냐.' 가 아니고 ‘너 미쳤냐.'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해당 표현자체를 몰랐더라도 단어를 해석함으로써 대충 의미의 유추가 가능한 표현, 예를 들어 the plot is thickening이랄지 don’t quote me, the night is young등은 그래도 괜찮은데 at sixes and sevens나 don’t pass the buck to me처럼 단어를 알아도 해석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또한 단어자체가 생소해서 해석이 안 되는 경우 예를 들면arcane, cremate, mercenary같이 교과서에 잘나오지 않는 단어(하지만 미국 신문 등에 많이 등장하는)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읽어도 뜻을 모르는데 들어서 알도리가 있겠습니까.
참고로 해석은 순서대로 이야기가 재미있어진다, 내가 그랬다고 하지 마, 아직 이른 저녁이다, 혼란스러운, 나한테 책임 전가하지마, 비밀스러운, 화장하다, 용병입니다. 혹시 위에 나오는 표현을 전부 아셨거나 혹은 하나도 몰랐더라도 자랑스러워하거나 우울해 할일은 아닙니다. 영어 공부라는 게 범위가 하도 넓다보니 내가 모르는 것을 남이 알수도 남이 아는 것을 내가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네 번째로 이해 속도가 느려서 못 따라 가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통계를 보니(두 군데서 보았는데 약간 데이터가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 기억에 의존해서 개략적으로 적습니다) 독해력이 평균적인 한국대학생의 영어 독해속도가 60단어/분정도(이해도는 60% 정도)이고 미국 대학생평균은 200단어/분(이해도 90%), 대학원생 이상은 300단어/분이상이라고 하더군요. 스피킹으로는 그리고 뉴스에서 앵커가 말하는 속도는 140-160단어/분, 영화에서 일상적인 대화는 200단어/분 정도로 본 기억이 납니다.(틀렸으면 정정 부탁합니다.) 당시 이 통계를 보고 나의 독해속도는 어떤가 해서 코리아헤럴드 신문을 사서 5분정도 정독하고 읽은 단어수를 세어보니 제 독해속도가 뉴스를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속도였던 기억이 납니다. 단어나 문장을 알아들어도 머리에서 processing하는 속도가 느리니 앞부분 해석하고 있으면 뒤따라 이야기가 막 나오는데 따라 잡을 수가 없지요.
다섯 번째로 악센트가 익숙하지 않으면 독해(이해) 속도가 빠르고 단어를 알아도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부시 대통령 연설이 코피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영어보다 듣기가 편하시지 않습니까. CNN보다는 아리랑 티브이 뉴스가 알아듣기 편하구요.
어떻습니까. 사정이 이런데 계속 들으면 들린다구요? 못 알아듣는 말은 소음과 같습니다. 영어 테이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다가 졸음에 빠지는 분 많으시지요? 본인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사람의 두뇌가 원래 그렇게 만들어 졌습니다.
앞에도 언급했듯이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이 책만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많은 영어교육자들이 많이 들으면 들린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단 귀가 열려서 알아들으면 그 알아들은 말을 기억해서 써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혹은 어린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비유해서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대단히 그럴듯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닙니다.
항상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같이 해야 합니다. 한 가지만 열심히 해서 나머지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직선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놔두고 잘못된 신념으로 먼 길을 돌아가는 것입니다.
영어 공부의 가장 빠른 길은 골고루 공부하는 것입니다.
‘영절하’의 팬들께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 책은 진단은 제대로 했는데 처방이 틀렸습니다. 다 틀린 것은 아니고 아주 조금 틀렸습니다. 하지만 조금 틀린 것도 이 책이 지금까지 수많은 영어학습자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반드시 지적되어야 하기에 감히 거론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영어공부 시작할 때는 다른 건 몰라도 듣기만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책에서 보니 영어를 2-3천 시간정도 들어야 귀가 열린다는 말을 본 기억이 있고 정말 오랫동안 외국어 부문 베스트셀러였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에 보면 귀가 열리기 위해서 영어 테이프를 하나 구해서 30번 정도(?) 들릴 때까지 집중해서 들어라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데 이 책 저자의 주장중에 듣기 공부에 관한 내용이 결국은 영어 듣기 공부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미신을 그대로 재생산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많이 들으면 잘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것 말입니다. 영어가 왜 안 들리는지 이유를 찾기에 앞서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에 나오는 주장의 오류에 대해 약간 언급을 하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통찰력이 있고 진지한 문제제기가 있는 책이고 베스트셀러가 될 자격이 있는 책입니다. 특히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제기한 부분은 저도 100% 동의합니다.
하지만 '영어 테이프를 하나 정해서 계속 들어라. 계속 들으면 들린다.' 뭐 이런 식의 주장이 있었는데 알아들을 때까지 계속 들으면 들린다고 하는데 이게 정말 답답한 말입니다. 한번 들어서 못 알아들으면 ‘대부분의 경우’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점점 나아지는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끝까지 안 들립니다. 아니 들릴 수가 없습니다. 그럼 왜 안 들릴까요. 다음의 이유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첫째는 발음을 몰라서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I should have finished it" 이란 문장을 영화에서 보면 대개 한글로 "아이 슈러 피니시딧" 이라고 발음이 됩니다. 대사를 눈으로 보면 무슨 말인지 알지만 글자로 써 있는 위의 대사가 연음과정을 거쳐서 묘하게 변하니 " 아이 슈드 해브 피니쉬드 잇"으로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람에게 들릴 리가 없습니다. 이 경우 왕초보는 "아이"만 간신히 알아듣고 더 나아가면 ‘슈러’가 무슨 단어인지 ‘피시니딧’은 무슨 단어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만약 자막 같은 것을 보고 뜻을 이미 알고 있거나 캡션으로 글자가 보이면 자기가 알아듣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표현도 다음에 자막이나 캡션이 없으면 못 알아듣습니다.
둘째로 못 알아듣는 이유는 문법실력 부족으로 해석이 안돼서 입니다. 위 문장은 가정법 과거로 과거에 내가 그 일을 끝내버렸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담긴 표현으로 결국 끝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실제 영어 사용자의 세계(특히 신문, 잡지, 뉴스는)에서는 글로 써진 것을 눈으로 보고도 해석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영어 공부를 좀 하게 되면 극복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상당한 노력을 요합니다.
셋째로 모르는 이디엄이나 단어가 리스닝을 방해합니다. 단어는 알아도 특정 표현을 보지 못한(교과서에서 못 배운) 경우라면 모르는 것과 똑같죠. 오래전에 ‘식스센스’라는 영화를 볼 때 주인공 아이가 엄마에게 그럽니다. "Are you mad?" 요즘은 미드나 영화로 공부하는 것이 유행이라 구어체 영어에 특별한 약점을 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지만 10년 전만 해도 위 표현을 ‘너 화난 거냐.' 가 아니고 ‘너 미쳤냐.'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해당 표현자체를 몰랐더라도 단어를 해석함으로써 대충 의미의 유추가 가능한 표현, 예를 들어 the plot is thickening이랄지 don’t quote me, the night is young등은 그래도 괜찮은데 at sixes and sevens나 don’t pass the buck to me처럼 단어를 알아도 해석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또한 단어자체가 생소해서 해석이 안 되는 경우 예를 들면arcane, cremate, mercenary같이 교과서에 잘나오지 않는 단어(하지만 미국 신문 등에 많이 등장하는)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읽어도 뜻을 모르는데 들어서 알도리가 있겠습니까.
참고로 해석은 순서대로 이야기가 재미있어진다, 내가 그랬다고 하지 마, 아직 이른 저녁이다, 혼란스러운, 나한테 책임 전가하지마, 비밀스러운, 화장하다, 용병입니다. 혹시 위에 나오는 표현을 전부 아셨거나 혹은 하나도 몰랐더라도 자랑스러워하거나 우울해 할일은 아닙니다. 영어 공부라는 게 범위가 하도 넓다보니 내가 모르는 것을 남이 알수도 남이 아는 것을 내가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네 번째로 이해 속도가 느려서 못 따라 가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통계를 보니(두 군데서 보았는데 약간 데이터가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 기억에 의존해서 개략적으로 적습니다) 독해력이 평균적인 한국대학생의 영어 독해속도가 60단어/분정도(이해도는 60% 정도)이고 미국 대학생평균은 200단어/분(이해도 90%), 대학원생 이상은 300단어/분이상이라고 하더군요. 스피킹으로는 그리고 뉴스에서 앵커가 말하는 속도는 140-160단어/분, 영화에서 일상적인 대화는 200단어/분 정도로 본 기억이 납니다.(틀렸으면 정정 부탁합니다.) 당시 이 통계를 보고 나의 독해속도는 어떤가 해서 코리아헤럴드 신문을 사서 5분정도 정독하고 읽은 단어수를 세어보니 제 독해속도가 뉴스를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속도였던 기억이 납니다. 단어나 문장을 알아들어도 머리에서 processing하는 속도가 느리니 앞부분 해석하고 있으면 뒤따라 이야기가 막 나오는데 따라 잡을 수가 없지요.
다섯 번째로 악센트가 익숙하지 않으면 독해(이해) 속도가 빠르고 단어를 알아도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부시 대통령 연설이 코피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영어보다 듣기가 편하시지 않습니까. CNN보다는 아리랑 티브이 뉴스가 알아듣기 편하구요.
어떻습니까. 사정이 이런데 계속 들으면 들린다구요? 못 알아듣는 말은 소음과 같습니다. 영어 테이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다가 졸음에 빠지는 분 많으시지요? 본인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사람의 두뇌가 원래 그렇게 만들어 졌습니다.
앞에도 언급했듯이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이 책만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많은 영어교육자들이 많이 들으면 들린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단 귀가 열려서 알아들으면 그 알아들은 말을 기억해서 써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혹은 어린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비유해서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대단히 그럴듯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닙니다.
항상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같이 해야 합니다. 한 가지만 열심히 해서 나머지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직선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놔두고 잘못된 신념으로 먼 길을 돌아가는 것입니다.
영어 공부의 가장 빠른 길은 골고루 공부하는 것입니다.
‘영절하’의 팬들께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 책은 진단은 제대로 했는데 처방이 틀렸습니다. 다 틀린 것은 아니고 아주 조금 틀렸습니다. 하지만 조금 틀린 것도 이 책이 지금까지 수많은 영어학습자에게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반드시 지적되어야 하기에 감히 거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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