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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재테크

빚 권하는 사회에서 성공하는 재테크

이제 가끔 저도 재테크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제가 소위 말하는 재테크와 거리가 멀다는 것은 다 알 것이고 제가 재테크 비법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믿기지 않는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재테크 비법을 충실히 전수받아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재테크에 뛰어 들어도 원금도 못 건지는 사람이 많은 판국에 감히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의문을 가질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영어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도 핵심은 제가 우리의 상식과 원칙을 믿고 꾸준히 정직하게 공부를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 제대로 된 영어공부법의 핵심이라면 영어에 왕도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누구나 납득이 가능한 방법으로 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지름길이라는 것이었지요. 재테크에 대한 글도 사실은 비슷한 맥락이 될 것입니다. 몇 편이 될지 모르나 오늘부터는 반드시 성공하는 재테크에 대해 몇 편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특별한 비법에 관한 글이 아닐지라도 읽어보시면 대부분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오늘은 빚 문제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얼마 전인 9 14 KBS 시사 기획 10에서 <빚 중독 사회>라는 주제로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볼 시간이 없지만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볼 시간은 더더욱 없는 제가 인터넷에 들어가서 구태여 이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한 이유는 제목 자체가 시사하듯이 우리들의 부채 문제에 대해 아주 생생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송 내용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의 한 대학교수님께서 인터뷰하신 내용인데 한국사람들의 현명하지 못한 재정 감각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었습니다. 직접적으로 말을 옮기지는 못하고 말씀의 취지를 살려서 다시 써보자면 연리 십 몇 프로 짜리 대출이자를 내고 있는 사람이 앞으로 계속 유지할 자신도 없으면서 종신 보험에 들어서 꼬박꼬박 돈을 내고 있다.’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방송에서는 앞뒤의 말을 자르고 내보냈기 때문에 이 말을 들은 시청자들이 그 말 뜻을 얼마나 이해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저에게는 아주 기가 막힌 명언으로 다가왔습니다
. 나중에 보험에 대해서도 잠깐 다룰 것이니 여기서는 빚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으로 하겠습니다만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잘 안가는 분께는 이 글이 읽을 가치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1.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일단 돈을 모으려면 첫 번째 원칙이 돈을 헛된 곳에 쓰지 말아야 합니다
. (지나치게 상식적이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의 소비 행위에 대해서 다들 정당한 이유가 있고(하다못해 다른 이유는 없고 꼭 갖고 싶어서 구입했다는 명분이라도) 그래서 그런지 남들이 자신의 소비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합니다. 성인이니 이런 것은 자기 자신이 결정해야 하고 제 3자가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이 좋고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의 핵심은 물건 값을 제외하고 각종 이자나 비용을 지불하는 것만은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source; encefalus.com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물건을 산다는 것은 그 물건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돈이 모이면 사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사이는 소비자 금융 기법이 하도 발달해서 할부 구매가 거의 정석으로 되어버렸습니다. , 아직은 살 돈이 없지만 미래에 벌 돈으로 갚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미리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입니다. 저 자신도 그렇지만 현대인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고 사실 꼭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구매하고 싶은데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할부로 물건을 구매하고 나면 (무이자 할부가 아닌 이상) 이에 따르는 금융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100만 원짜리 냉장고를 10% 이자의 12개월 할부로 구입하면 10만원은 돈을 일년 동안 모으지 않고 미리 물건을 가져다가 쓰는 비용으로 지불됩니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쩨쩨하게 돈 10만원을 절약해서 그 돈으로 도대체 뭘 할 수 있나. 물론 10만원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재테크의 종자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돈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비가 다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는 것은 반드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면 물건을 살 돈을 모으고 나중에 사는 것이 아니고 미리 사고 나중에 원금과 이자를 갚습니다. 이 이자를 내는 삶의 굴레 속에서 금융 회사(카드회사, 은행, 제조업체)는 추가로 돈을 벌고 소비자는 평생 빚을 갚는 기계가 됩니다

만약에 뭔가 나중에 잘 못되어서 도저히 냉장고 할부를 낼 수 없게 되어 차라리 새로 산 양문형 냉장고를 팔고
,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던 구닥다리 냉장고를 그냥 써야 된다고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불과 한 달 전에 구입한 100만 원짜리 냉장고라도 지금 팔려면 80-90만원 받기도 힘들 것입니다. (남이 쓰던 냉장고를 누가 새 냉장고 가격 주고 쓰려고 하겠습니까?) , 냉장고는 사는 순간 그 가치를 잃는 것인데 이런 소비의 특징이 바로 이렇습니다. 명품 핸드백이던 가구이건, 음식이건 우리가 구입하는 거의 모든 물건은 사는 순간 그 가치가 급격히 저하되는 말 그대로 소비행위이지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닙니다. 소비를 아무리 정당화 하더라도 우리에게 만족을 주고, 삶에 편리를 주지만 우리의 재산이 증식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고 살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게까지 궁색하게 살면서 재테크 해서 부자 되면 뭐 합니까
. 쓸 것은 써야 합니다. 하지만 물건 값에 수수료, 이자까지 지불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것은 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나마 이런 비교적 작은 소비는 지불되는 금융비용이 크지 않지만 자동차와 같이 덩치가 큰 소비는 더욱 문제가 큽니다. 3000만 원짜리 소나타를 8% 이율로 36개월 할부로 구입하면 차 값에다가 이자만 380만원이나 추가로 내게 되는데(원리금 균등 분할 상황 시) 사자마자 중고차가 되어 값이 뚝 떨어지는 재산가치의 손해는 그렇다고 치고 3년 동안 이자까지 꼬박꼬박 내야 하는데 이런 돈의 손해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감각하게 살아 온 면이 있습니다.  세상에 누가 차를 현금을 모아서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실 분 계시겠습니다만 남들과 똑같이 소비하면 어떻게 나만 부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물건을 사야 하는데 당장 돈이 없다면 사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꼭 필요하면 돈을 모아서 나중에 사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재테크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주식거래로 매년 15%의 평균 수익을 5년간 낸다고 하면 세금도 내야 하고 수수료도 내야 하니 순수하게 손에 쥐는 돈은 투자금의 10%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자동차 할부 이자로 11%를 내고 있다면 차라리 주식 투자보다 자동차 할부를 갚아버리는 것이 훨씬 이익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카드 구입
, 혹은 할부라는 것의 편리성에 도취되어 돈을 쓰다 보면 또 다른 문제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가 흔해집니다. 이 사회에는 저축은 고사하고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많은 사람이 많습니다. <빚 중독 사회>에서 인터뷰한 사람들을 보니까(그런 사람만 소개했겠지만) 대부분 버는 대로 다 써버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저축을 한다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재테크에 대해서 나름대로 큰 목표가 없이 그냥 사는 사람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보셔야 할 것입니다. 누가 이런 상식을 모르겠느냐고 하시는 분이 있는다면 이 글 첫 부분을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돈 모으는 상식에 관한 글입니다. ^^

결론은 소비는 분수에 맞게
, 돈을 모아서 해야 합니다. 이렇게 즉각적인 지출을 지양하고 소비를 몇 개월 혹은 몇 년 미루면서 돈을 모으면 그 소비가 꼭 필요한 것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그 사이에 더 좋은 구입 조건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사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남의 돈 빌려서 사지 마시고 자기 돈 모아서 사시기 바랍니다

최근작 wall street 2의 한 장면


2.
     빚부터 갚아야 한다

앞에서 나온 합리적인 소비와 일맥상통하긴 합니다만 재테크를 잘하려면 빚을 갚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대출도 꽤 있고
(할부 금융 포함) 예금이나 보험에 든 돈도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대출 이자율과 예금 이자율을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연히 대출 이자가 월등히 높을 것 입니다. 예대마진이 돈을 빌려주는 금융 기관이 사는 비결인데 대출이자율이 예금 이자율보다 낮다면 뭔가 이상한 것이지만 그런 상황에 계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이런 분들은 구태여 빚을 갚으려고 노력하실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냥 이자율이 문제가 아니고 절대 금액상으로 금리
3%인 대출이 1억이 있고 이율 4%인 예금이 1천 만원 정도 있다 하더라도 이런 분이 빚을 갚기 위해 서두를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세금이라는 변수가 있으나 여기서는 이런 변수를 잠시 무시하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할부, 신용카드 연체료, 현금 서비스,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 등 금융권 대출은 이자가 여러분이 돈을 예금이나 투자해서 벌 수 있는 수익금보다도 높습니다. 빚이 있는 분들은 거의 무조건 빚부터 갚아야 합니다

자꾸
KBS<빚 중독 사회>를 인용하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에 보니 비싼 대출이자를 물고 있으면서 금리도 별로 높지 않은 적금을 붓느라고 고생인 분들이 나오더군요. 예대마진을 꼬박꼬박 은행에게 바치면서 그 자체가 얼마나 손해인지 생각을 하지 않고 사시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금하기보다 대출부터 없애야 돈을 모으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구요. 맞습니다. 그런데 알아도 이렇게 사시지 않는 분들이 계시기에 한번 강조해보았습니다. (부동산처럼 구매와 대출 행위가 투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제가 어렸을 적에 뽀빠이 이상용 아저씨의 유머 책에서 본 내용이 기억납니다
. ‘돈을 모으려면 알뜰하게 아껴서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다.’ ‘월급에서 반을 뚝 떼어서 미리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알뜰하게 살다가 남은 돈을 또 저축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1970년대의 근검절약의 미덕은 빚내서 소비할 것을 권장하는 현대 사회에서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도 이런 극단적인 내핍생활을 할 자신도 없고 남에게 권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옛날의 이런 정신도 50% 정도는 현대 생활에서 이용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앞으로 대략적으로 글을 쓸
(혹은 쓸지도 모르는) 순서입니다.
 

1.     빚 권하는 사회에서 성공하는 재테크

2.     금리의 마술

3.     주식 하면 망하는 이유

4.     부동산 장기투자 하지 말아야 할 이유

5.     생명 보험의 이익과 손해

6.     은퇴 준비

7.     가장 효율적인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