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제에 답하기 전에 일단 제가 겪은 쓰라린 경험을 얘기해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집을 샀다가 팔면서 25000불(대충 2천 오백만원)정도를 손해 봤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04년 말과 2005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는 한국에 있었지만 미국으로 오기 전에 렌트할 집을 찾고 있었고 여기저기로 거주할만한 지역이랄지 직장(병원)에 가깝고 안전한 지역, 기본적인 렌트 비용 등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알게 된 분으로부터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을 팔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집의 위치가 일단 좋았고 (병원에서 가깝고 안전한 지역), 집도 그 정도면 괜찮았고 가격도 제 예산 내에 있었고 해서 모든 것이 너무 딱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에 만족했었습니다.
다만 집을 산다는 사실은 언젠가 팔아야 된다는 것이고 잘못하면 금전적인 손해의 가능성이 있었고, 또한 집을 100% 현금으로 살수는 없었고 모기지론(집 담보 대출)을 얻어야 하는데 아무 크레딧도 없는 저에게 어떤 은행이 대출을 해주려고 할까 하는 문제, 그리고 대출을 얻더라도 이자가 높을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 등으로 고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을 팔려고 하시는 분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사실 이런 정보는 제가 스스로 얻었어야 하는데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지나치게 정보를 의존함으로써 모든 상황을 저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혹은 매도자는 매수자에게 듣고 싶어 하는 정보만 제공하고 하는 복합작용으로 집을 사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게 최선이라는 그릇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다 제 잘못이지요.
결론은 집을 사도 매달 내가 나가는 돈은 렌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고 집값이 장기적으로 오르므로 팔 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게 요지이겠습니다.
그 후 벌어진 일은 제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미국 부동산이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해서 1번의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죠. 둘째로 tax return때 모기지 낸 돈을 공제해서 계산을 해보니 그냥 기본 공제한 것보다 공제액이 오히려 적어서 기본공제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은 monthly payment했다는 사실이 tax return에 도움이 전혀 안되다는 것이죠.
제가 삼은 위안 한 가지는 크레딧이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6.25%의 비교적 싼 모기지론을 얻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나중에 refinance하지 뭐’ 하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또 큰 손해를 볼일이 생깁니다. 결국 1년 정도 후에 꿈에 그리던 재융자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게 엄청나게 큰 잘못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제 생각에 미국은 역시 좋은 나라구나. 재융자 받으라고 정부에서 다 알려주기까지 하고.. 이런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아시는 분은 실소를 금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그때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 편지에 쓰여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고 거기서 연결이 된 loan officer를 통해 재융자를 받게 됩니다. 제가 재융자를 받으면서 loan officer라는 사람(지금 보면 은행직원도 아니고 융자 브로커였는데 )에게 제가 두 가지를 신신 당부했죠. 월 패이먼트가 가급적 낮을 것 (변동이율 모기지를 통해서)-레지던트 때는 100불이 아쉽죠.- 그리고 집을 언제 팔더라도 제약이 없을 것. 그리고 이 두 가지 조건을 지키겠노라고 확답을 받았죠. 그런데 결국 재융자를 하고나서야 이율이 7.8%로 오히려 올라갔고(신용점수가 올라갔을 텐데) 월 불입금은 당분간 450불(애초에 편지에서 밝힌 320불이 아닌) 그러다가 매년 올라 3년 이후에는 900불대로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어이가 없었죠.
하지만 이 불만스러운 재융자라도 당장 월 불입액이 줄어드니 생활에 숨통이 트이겠구나 생각했고 monthly payment가 많이 올라가지 전에 집을 팔면 되지 뭐. 하는 생각에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재융자 후 3달도 안되어 집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팔고 나서야 제가 집을 산 것이 얼마나 손해였는지 전모를 알게 됩니다.
일단 2005년에 집을 살 때 얻었던 모기지 론으로 브로커에게 5000불 정도가 들어갔다는 것을 집을 팔고서야 알았습니다. 억울했지만 벌써 지난일이고. 그리고 재융자하면서 브로커가 5000불을 가져갔고(어느 정도 비용 지불은 예상했지만 재융자하기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비용) 그 외비용(변호사비등)으로 2000불이 지불되었습니다. 집을 팔 때 부동산 중개인이 7000불을 가져갔고 재융자 조기 상환에 따른 벌금(prepayment penalty)으로 5000불이 나갔습니다. 그래서 집을 살 때 당시 환율로 한화로 2700만원을 지불하고 집을 팔고 나니까 200만원이 저에게 떨어지던 군요. 2500만원이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하지만 계약서 서명하기 직전(전날도 아니고)에야 모기지 이율을 알게 되어 신중히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 것도 그렇고(물어봐도 승인이 나와 봐야 안다고 알려주지도 않더군요), 자기들이 얼마나 수수료를 가져가는지 모기지 브로커들이 알려주지도 않은 것도 그렇고. 결코 단순하지 않은 절차를 단순하게만 생각한 어리석음과 선진국 시스템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부른 비극이죠. 그들은 단지 깨알 같은 문구와 복잡하게 숫자가 적인 종이를 내밀면서 서명하라고만 하죠. ‘이런 걸 누가 읽어보나’하는 마음과 ‘이렇게 공적으로 일이 처리되는데 사기일 수는 없겠지’하는 마음.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믿을 수 있을 거야’하는 마음이 복합되었습니다.
구두로 거짓 약속을 했던 브로커는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고 그 브로커가 연결해준 융자은행은 무려 7달 동안 끈질기게 요청했음에도 관련 서류를 보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제 돈을 들여서 변호사와 상담중입니다만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다는 보장(변호사 비용이 제가 돌려받을 돈보다 클 수도 있는)이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집을 팔 때 고용했던 부동산 중개인은 제 재융자 관련 서류를 보더니 무슨 재융자에 수수료가 다 있느냐고 하면서 재융자 자체에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고 하더군요. 은행에서 신용이 보증된 사람에게 이자를 받는 자체가 큰 장사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물림으로써 융자상품의 인기를 깎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막심한 손해의 경험에서 렌트가 좋은가 주택 구입이 좋은가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첫째 한 지역에 오래 살 계획이라면 구입도 괜찮다. 하지만 3-4년 후 이사를 한다면 주택 매매로 인한 세금, 부동산 브로커 비용과 모기지에 따른 금융비용으로 인해 주택의 매매가와 상관없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둘째 부동산 경기가 가파른 상승기라서 단 몇 년 후 주택을 처분하더라도 큰 이익이 기대되면 주택 구입이 좋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순전히 경제적인 관점이므로 다들 나름대로 집을 사야할 필연적 이유가 있는 분도 있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황이시면 렌트가 정답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04년 말과 2005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는 한국에 있었지만 미국으로 오기 전에 렌트할 집을 찾고 있었고 여기저기로 거주할만한 지역이랄지 직장(병원)에 가깝고 안전한 지역, 기본적인 렌트 비용 등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알게 된 분으로부터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을 팔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집의 위치가 일단 좋았고 (병원에서 가깝고 안전한 지역), 집도 그 정도면 괜찮았고 가격도 제 예산 내에 있었고 해서 모든 것이 너무 딱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에 만족했었습니다.
다만 집을 산다는 사실은 언젠가 팔아야 된다는 것이고 잘못하면 금전적인 손해의 가능성이 있었고, 또한 집을 100% 현금으로 살수는 없었고 모기지론(집 담보 대출)을 얻어야 하는데 아무 크레딧도 없는 저에게 어떤 은행이 대출을 해주려고 할까 하는 문제, 그리고 대출을 얻더라도 이자가 높을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 등으로 고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을 팔려고 하시는 분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사실 이런 정보는 제가 스스로 얻었어야 하는데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지나치게 정보를 의존함으로써 모든 상황을 저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혹은 매도자는 매수자에게 듣고 싶어 하는 정보만 제공하고 하는 복합작용으로 집을 사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게 최선이라는 그릇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다 제 잘못이지요.
집에서 본 아름다운 앞길 풍경. 그러나 막대한 재정적 손실의 아픔을 준 집.
제가 당시 품었던 의문과 제가 들었던 답을 정리해보면.
-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레지던트 수련이 끝나고 집을 팔기가 어려울 것이 아닌가? 현재 집값이 아주 완만하게나마 오르는 추세다. 앞으로도 크게 오르진 않을지 몰라도 오를 것이다. 그럼 이득이다.
- 미국은 주택 보유 세금이 만만치 않지 않나? 물론 한국보다 세금이 세다. 하지만 연말정산(tax return)때 모기지론 pay는 비과세로 돌려받으므로 상쇄가 된다.
- 크레딧도 없는 내가 모기지론을 얻을 수 있을까. 이자는 얼마나 될까? 얻을 수 있다. 주위에 보면 유학생 신분으로 주택을 구입하고 모기지론도 괜찮은 이자로 받은 케이스가 있다. 모기지 매월 들어가는 비용이 렌트와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1-2년 후 refinance를 하면 크레딧이 쌓여서 더 적은 이자를 얻을 수도 있고 아니면 ARM(adjustable rate mortgage, 변동이률 주택담보대출)을 얻으면 monthly payment가 렌트로 나갈 돈의 반 밖에 안 될 것이다.
결론은 집을 사도 매달 내가 나가는 돈은 렌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고 집값이 장기적으로 오르므로 팔 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게 요지이겠습니다.
그 후 벌어진 일은 제 예상과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미국 부동산이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해서 1번의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죠. 둘째로 tax return때 모기지 낸 돈을 공제해서 계산을 해보니 그냥 기본 공제한 것보다 공제액이 오히려 적어서 기본공제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은 monthly payment했다는 사실이 tax return에 도움이 전혀 안되다는 것이죠.
제가 삼은 위안 한 가지는 크레딧이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6.25%의 비교적 싼 모기지론을 얻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나중에 refinance하지 뭐’ 하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또 큰 손해를 볼일이 생깁니다. 결국 1년 정도 후에 꿈에 그리던 재융자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게 엄청나게 큰 잘못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살던 동네 사진입니다.
당시 750불정도 매달 융자상환 중이었고 (250불 정도를 콘도 관리비와 별도로) 이 정도의 비용이라면 그 지역의 비슷한 입지의 렌트와 비교해서 100-200불정도 돈을 더 쓰는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집 산 것에 대한 경제적 혜택이 아닌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어느 날 집으로 재융자하라는 안내 편지가 모모 은행에서 왔고 ‘당신의 경우 예상 월 payment는 매달 320불 정도면 된다’ 는 아주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혹시 무슨 다른 흑막이 있나싶어 잘게 쓰인 글씨까지 다 읽었는데 이는 물론 융자 신청인의 크레딧 점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항상 하는 소리. 하지만 월 payment가 이미 계산이 되어 크게 쓰여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 싶었고..) 또 이는 미국 정부의 법에 의해 융자를 받은 사람의 법적 권리(즉 적은 모기지를 낼 수 있는 권리)를 알려주는 것이므로 이 편지를 임의로 전달을 막으면 처벌받는다 등등이 써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 미국은 역시 좋은 나라구나. 재융자 받으라고 정부에서 다 알려주기까지 하고.. 이런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아시는 분은 실소를 금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그때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 편지에 쓰여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고 거기서 연결이 된 loan officer를 통해 재융자를 받게 됩니다. 제가 재융자를 받으면서 loan officer라는 사람(지금 보면 은행직원도 아니고 융자 브로커였는데 )에게 제가 두 가지를 신신 당부했죠. 월 패이먼트가 가급적 낮을 것 (변동이율 모기지를 통해서)-레지던트 때는 100불이 아쉽죠.- 그리고 집을 언제 팔더라도 제약이 없을 것. 그리고 이 두 가지 조건을 지키겠노라고 확답을 받았죠. 그런데 결국 재융자를 하고나서야 이율이 7.8%로 오히려 올라갔고(신용점수가 올라갔을 텐데) 월 불입금은 당분간 450불(애초에 편지에서 밝힌 320불이 아닌) 그러다가 매년 올라 3년 이후에는 900불대로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어이가 없었죠.
하지만 이 불만스러운 재융자라도 당장 월 불입액이 줄어드니 생활에 숨통이 트이겠구나 생각했고 monthly payment가 많이 올라가지 전에 집을 팔면 되지 뭐. 하는 생각에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재융자 후 3달도 안되어 집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팔고 나서야 제가 집을 산 것이 얼마나 손해였는지 전모를 알게 됩니다.
문제의 그 집입니다. 너무 좋았는데.
하지만 계약서 서명하기 직전(전날도 아니고)에야 모기지 이율을 알게 되어 신중히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 것도 그렇고(물어봐도 승인이 나와 봐야 안다고 알려주지도 않더군요), 자기들이 얼마나 수수료를 가져가는지 모기지 브로커들이 알려주지도 않은 것도 그렇고. 결코 단순하지 않은 절차를 단순하게만 생각한 어리석음과 선진국 시스템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부른 비극이죠. 그들은 단지 깨알 같은 문구와 복잡하게 숫자가 적인 종이를 내밀면서 서명하라고만 하죠. ‘이런 걸 누가 읽어보나’하는 마음과 ‘이렇게 공적으로 일이 처리되는데 사기일 수는 없겠지’하는 마음.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믿을 수 있을 거야’하는 마음이 복합되었습니다.
구두로 거짓 약속을 했던 브로커는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고 그 브로커가 연결해준 융자은행은 무려 7달 동안 끈질기게 요청했음에도 관련 서류를 보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제 돈을 들여서 변호사와 상담중입니다만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다는 보장(변호사 비용이 제가 돌려받을 돈보다 클 수도 있는)이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집을 팔 때 고용했던 부동산 중개인은 제 재융자 관련 서류를 보더니 무슨 재융자에 수수료가 다 있느냐고 하면서 재융자 자체에는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고 하더군요. 은행에서 신용이 보증된 사람에게 이자를 받는 자체가 큰 장사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물림으로써 융자상품의 인기를 깎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막심한 손해의 경험에서 렌트가 좋은가 주택 구입이 좋은가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첫째 한 지역에 오래 살 계획이라면 구입도 괜찮다. 하지만 3-4년 후 이사를 한다면 주택 매매로 인한 세금, 부동산 브로커 비용과 모기지에 따른 금융비용으로 인해 주택의 매매가와 상관없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둘째 부동산 경기가 가파른 상승기라서 단 몇 년 후 주택을 처분하더라도 큰 이익이 기대되면 주택 구입이 좋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순전히 경제적인 관점이므로 다들 나름대로 집을 사야할 필연적 이유가 있는 분도 있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황이시면 렌트가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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