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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리고 미국 생활 이야기

마담 투소에서 패리스 힐튼 인형을 보다

뉴욕에 살면서도 뉴욕의 관광지라는 곳을 거의 가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가족으로서는 뮤지컬이건 오페라이건 간에 다 그림의 떡이었지요. 뉴욕으로 이사 오기 전에 뉴욕에 관광차 2박한 적이 있는데 이때는 주로 박물관, 공원 등 아이가 함께 가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만한 곳을 골라 다녔구요.

그런데 최근에 모처럼 시간이 나서 어디를 갈까하면서 아이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고르다가 마담 투소 박물관 (Madam Tussaud's museum, 이하 마담 투소)을 가게 되었습니다. 나가기 전에 일단 집 밖의 맨해튼 풍경을 한 장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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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투소는 234 west 42nd street에 위치하고 있는데 타임스퀘어에서 걸어서 1분 거리 (어떻게 보면 타임스퀘어 내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이고 간판을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안타까운데 커다란 손가락 모양의 조형물이 밖에 걸려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근처에는 각종 뮤지컬 공연장과 극장이 있고 식당도 많지요.

관람료는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인 29불에 세금까지 별도라서 정말 망설여지더군요. 하지만 4세 이하 소아는 무료라는 사실이 약간의 위로가 되었지요.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8시까지인데 금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연다고 합니다. 이 비싼 티켓의 가치가 있는가가 관건인데 관람을 마치고 나서 물어보니 일단 마눌님도 좋아하시고 아이도 좋아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 박물관이 마담 투소라 불리는지 궁금해 하는데 투소라는 아줌마가 밀랍인형을 잘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아줌마가 원래는 17세기 프랑스에서 각종 유명인들의 밀랍인형을 제작했는데 프랑스 대혁명 시절에 길로틴의 희생자가 되어 머리를 잃은 이들을 위해 죽은 이의 머리를 재현해 주었다고 하는데요 (좀 끔찍). 이런 인형들은 전시하면서 인기를 끄시다가 아예 박물관을 차렸다고 하더군요. 전에는 런던과 뉴욕에만 이 박물관이 있는 줄 알았는데 방금 웹 검색을 해보니 홍콩, 라스베가스, 암스테르담에도 있다고 나오는데요. 다른 곳은 어떤 인물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건물 밖에 내가 좋아하는 사무엘 잭슨이 인상 쓰면서 서 있는데 박물관을 돈 내고 입장하는 대신 밖에서 사무엘 잭슨 인형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옷을 입은 컨셉을 보니 최근 개봉작인 ‘snakes on a plane'의 주인공으로 꾸민 것 같았습니다.

일단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8층인가로 올라갔던 것 같은데 3층까지 내려가면서 각 층에서 관람을 하게 됩니다. 온갖 유명인 (영화배우, 가수, 정치가, 스포츠 선수, 역사상의 인물)이 다 있는데 모습이 정말 리얼하던데요. 자세히 보면 속눈썹, 손톱, 발톱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재현해 내어서 참 기술이 좋다는 생각을 했구요. 직업 의식이 발동해 간혹 근육을 보이는 인형들의 해부학적 관점을 잘 봤는데 결론은 인체 그대로 만들었구요 대충 만든 구석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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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가장 큰 즐거움은 아무래도 수많은 유명인의 모습 (비록 인형이지만)을 사진에 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마눌님이 여기서 찍은 사진을 고국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드렸는데 장모님이 그러셨다고 하던데요.
 “너는 한국에서는 숫기가 없더니 미국 가서는 미국사람을 참 많이 사귀었나 보다. 미국사람들이랑 웬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었어?”

마지막 보너스 사진 한 장은 우리 집에서 본 맨해튼의 야경입니다.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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