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지방 소도시의 고교로서는 약간 드물게 기숙사가 있었는데 집에서 학교를 다니면 아무래도 통학 시간도 소비되고 집에는 여러 가지 공부에 집중을 방해하는 것이 있으므로 기숙사에 들어가면 공부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집이 상당히 멀지는 않았지만 기숙사 생활을 2년 정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아랫배 부분이 가려워서 자꾸 긁고 있다는 것이 문득 느껴졌습니다. 생각해 보니 배를 긁적인지가 며칠 되는 것 같아서 화장실에서 옷을 들추고 보니 배에 대여섯 개의 모기물린 자국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마침 여름이고 논밭으로 둘러싸인 학교 위치상 모기가 꽤 있었기 때문에 그냥 모기에 물린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가려움증이 점점 심해졌고 시도 때도 없이 배를 긁었는데 어찌나 가렵든지 무슨 생각까지 들었냐면 스파이들이 잡혔을 때 고문의 방법으로 모기에 물리게 해서 가려운 곳을 긁지 못하게 하면 고통을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의지를 가지고 이 가려움증을 참아보려고 하면 할수록 가려워서 미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시원하게 벅벅 긁고 나면 세상에 가려운데 긁는 것처럼 좋은 것이 또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 피부병이 아닐까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려운 부위는 점점 내려가서 처음에는 허리주위에서 시작했는데 부끄럽게도 팬티로 가려지는 부위까지 가려운 반점이 돋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녁에 자습시간에만 가려웠는데 가끔 아침에도 가려워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낮에는 다른 일에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인지 가려운지를 모르고 지냈습니다.
정말로 옴이 붙었던 경험
어느 날 아침에 1교시 정도 되는 이른 수업을 받고 있는데 손가락 사이가 가려운 생각이 들어서 긁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피부병이라니까 기숙사에서는 기겁을 하고 집에 바로 보내주었습니다. 다음날 동네 피부과에 갔지요. 의사 선생님이 배, 사타구니, 손목, 손가락 사이 등의 병변을 보시더니 바로 진단을 주시더군요. 바로 재수에 옴 붙었다고 할 때 그 ‘옴’이 생겼다는 겁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이(louse)나 벼룩(flea)같은 기생충의 일종으로 몸에 구석구석 약을 발라야 한다면서 가려움증을 위한 먹는 약과 기생충 구제를 위한 바르는 물약을 처방받아서 왔습니다. 그리고 그 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온 몸에 약을 바르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잤습니다. 신기하게도 기분이 그랬는지 별로 가렵지도 않더군요. 옴 덕분에 삭막한 기숙사를 떠나서 집에서 기분 좋게 며칠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피부도 점점 좋아져서 나중에는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혹시 바다가재와 벼룩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쉬운 질문이지만 언뜻 들으면 도대체 무엇이 공통점인지 생각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바로 절지류라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절지류를 그 이름으로만 정의를 내리는 것은 약간 무식한 분석이 될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이름 그대로 다리가 마디마디 나누져 있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예외는 있습니다만 개방 순환계를 가졌다든가 척추가 없다든가 하는 생물학적 공통점보다도 아무래도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거미와 곤충, 게, 가재 등을 한 카테고리에 묶기에는 절지류라는 말 자체가 주는 뉘앙스처럼 명쾌하게 의미 전달이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21세기에도 절지류 기생충은 아직 죽지 않았다
기생충이라는 것이 이제는 점점 사라져서 예전의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요즘에도 옴과 같은 종류의 절지류 기생충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옴 같은 경우는 기숙사나 군대 등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에 볼 수 있으며 도시의 여아들에서 머릿니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있었고 전에 말씀드린 진드기류는 이불 속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절지류 기생충 중에서 성병을 일으키는 종류도 있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가끔 병사들이 외박하고 돌아와서 음모 주위 피부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 병에 걸린 병사 자신들이 누구보다도 이런 증상을 잘 아는데 아예 스스로가 진단을 내려서옵니다. 흔히들 “쌔면바리”라고 하는데 이 녀석의 진짜 이름은 ‘사면발이(사면발니)’ 라는 이(louse)의 종류입니다. 조금 대범한(?) 옴은 옷, 담요, 이불 등에 붙었다가 다른 사람에게 이동하므로 그냥 군집 생활을 하는 자체로도 전파가 될 수 있는 반면에 조금 성격이 까다로운 사면발이는 주로 음모에 붙어 있다가 성관계시 타인의 음모로 옮겨 가는 식으로 전파가 됩니다. 물론 옴도 성관계로 옮겨 갈 수 있고 사면발이도 이불 등을 매개로 전파가 가능합니다만 확률상은 앞에 기술한 내용이 더 흔합니다.
옴과 사면발이의 특징들
옴은 보통 한 달 정도, 사면발이는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는데 즉, 이런 기생충이 몸에 들어와도 한참 동안은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보통 증상이 처음 나타나면 병원에 방문하기 까지 약간의 시간을 지체하게 되고 이 때쯤이면 이미 주변에 전파를 시켰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한명 발견되면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사람들을 함께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사면발이의 경우 부끄러운 나머지 자기 자신만 은밀하게(?) 치료를 받으면 치료를 받지 않은 자신의 파트너는 아직 사면발이가 있게 되고 이론상으로는 성관계시 다시 옮아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군대에서 본 사면발이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병을 옮겨준 여자 파트너에게 연락해서 치료를 받게 하라고 알려주었지만 그 저희 병사들에게 병을 옮겨준 여자는 그럼 누구에게서 병이 옮은 것일까 생각해보면 당혹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성관계가 아니고도 그냥 이불, 침대도 문제가 되므로 모텔에서 옮았을 수도 있다고 병사들에게 위로를 해야 했었습니다.
옴은 주로 피부의 약한 곳을 공략하므로 사타구니, 손목, 아랫배, 손가락 사이 등에 살고 주로 밤에 활동하며 이들이 분비하는 물질에 의해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서 피부를 가렵게 하는데 낮에는 가려움증이 덜 합니다. 피부를 자세히 보면 이 벌레들이 굴을 파고 지나가는 ‘수도’라는 길을 만드는데 이런 길을 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피부는 붉게 올라온 모기 물린 것과 비슷한 병변도 생기고 작은 물집이나 고름집(농포)등도 생길 수 있습니다.
사면발이는 주로 음모에 사니까 증상도 이 부위로 한정이 됩니다.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옴벌레와는 달리 눈으로 음모에 달라붙은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음모에 붙은 무슨 먼지 붙은 정도로 보이지만 확대경으로 보면 형체가 분간이 가능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옴이나 사면발이 모두 피부에 바르는 약으로 대개 치료가 잘 됩니다. 사면발이의 경우 음모에 붙어 있기 때문에 약을 도포하고 나서 참빗 같은 것으로 빗어보면 털을 꽉 붙잡고 죽은 벌레를 긁어내 제거하게 됩니다. 일설에 (특히 군대에서) 사면발이를 치료하기 위해 음모를 모두 면도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면발이가 음모에 붙어있는 사실을 이용해서 아마 피부약을 구하기 어렵던 시절에 했던 치료법 같습니다만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가려움증이 점점 심해졌고 시도 때도 없이 배를 긁었는데 어찌나 가렵든지 무슨 생각까지 들었냐면 스파이들이 잡혔을 때 고문의 방법으로 모기에 물리게 해서 가려운 곳을 긁지 못하게 하면 고통을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의지를 가지고 이 가려움증을 참아보려고 하면 할수록 가려워서 미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시원하게 벅벅 긁고 나면 세상에 가려운데 긁는 것처럼 좋은 것이 또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 피부병이 아닐까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려운 부위는 점점 내려가서 처음에는 허리주위에서 시작했는데 부끄럽게도 팬티로 가려지는 부위까지 가려운 반점이 돋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녁에 자습시간에만 가려웠는데 가끔 아침에도 가려워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낮에는 다른 일에 신경이 쓰여서 그런 것인지 가려운지를 모르고 지냈습니다.
정말로 옴이 붙었던 경험
어느 날 아침에 1교시 정도 되는 이른 수업을 받고 있는데 손가락 사이가 가려운 생각이 들어서 긁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피부병이라니까 기숙사에서는 기겁을 하고 집에 바로 보내주었습니다. 다음날 동네 피부과에 갔지요. 의사 선생님이 배, 사타구니, 손목, 손가락 사이 등의 병변을 보시더니 바로 진단을 주시더군요. 바로 재수에 옴 붙었다고 할 때 그 ‘옴’이 생겼다는 겁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이(louse)나 벼룩(flea)같은 기생충의 일종으로 몸에 구석구석 약을 발라야 한다면서 가려움증을 위한 먹는 약과 기생충 구제를 위한 바르는 물약을 처방받아서 왔습니다. 그리고 그 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온 몸에 약을 바르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잤습니다. 신기하게도 기분이 그랬는지 별로 가렵지도 않더군요. 옴 덕분에 삭막한 기숙사를 떠나서 집에서 기분 좋게 며칠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피부도 점점 좋아져서 나중에는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통통한 옴 벌레. 진드기의 일종이다.
혹시 바다가재와 벼룩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쉬운 질문이지만 언뜻 들으면 도대체 무엇이 공통점인지 생각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바로 절지류라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절지류를 그 이름으로만 정의를 내리는 것은 약간 무식한 분석이 될 수도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이름 그대로 다리가 마디마디 나누져 있다는 것입니다. 약간의 예외는 있습니다만 개방 순환계를 가졌다든가 척추가 없다든가 하는 생물학적 공통점보다도 아무래도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거미와 곤충, 게, 가재 등을 한 카테고리에 묶기에는 절지류라는 말 자체가 주는 뉘앙스처럼 명쾌하게 의미 전달이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21세기에도 절지류 기생충은 아직 죽지 않았다
기생충이라는 것이 이제는 점점 사라져서 예전의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요즘에도 옴과 같은 종류의 절지류 기생충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옴 같은 경우는 기숙사나 군대 등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에 볼 수 있으며 도시의 여아들에서 머릿니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있었고 전에 말씀드린 진드기류는 이불 속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절지류 기생충 중에서 성병을 일으키는 종류도 있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가끔 병사들이 외박하고 돌아와서 음모 주위 피부의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 병에 걸린 병사 자신들이 누구보다도 이런 증상을 잘 아는데 아예 스스로가 진단을 내려서옵니다. 흔히들 “쌔면바리”라고 하는데 이 녀석의 진짜 이름은 ‘사면발이(사면발니)’ 라는 이(louse)의 종류입니다. 조금 대범한(?) 옴은 옷, 담요, 이불 등에 붙었다가 다른 사람에게 이동하므로 그냥 군집 생활을 하는 자체로도 전파가 될 수 있는 반면에 조금 성격이 까다로운 사면발이는 주로 음모에 붙어 있다가 성관계시 타인의 음모로 옮겨 가는 식으로 전파가 됩니다. 물론 옴도 성관계로 옮겨 갈 수 있고 사면발이도 이불 등을 매개로 전파가 가능합니다만 확률상은 앞에 기술한 내용이 더 흔합니다.
옴과 사면발이의 특징들
옴은 보통 한 달 정도, 사면발이는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지는데 즉, 이런 기생충이 몸에 들어와도 한참 동안은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보통 증상이 처음 나타나면 병원에 방문하기 까지 약간의 시간을 지체하게 되고 이 때쯤이면 이미 주변에 전파를 시켰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한명 발견되면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사람들을 함께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사면발이의 경우 부끄러운 나머지 자기 자신만 은밀하게(?) 치료를 받으면 치료를 받지 않은 자신의 파트너는 아직 사면발이가 있게 되고 이론상으로는 성관계시 다시 옮아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군대에서 본 사면발이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병을 옮겨준 여자 파트너에게 연락해서 치료를 받게 하라고 알려주었지만 그 저희 병사들에게 병을 옮겨준 여자는 그럼 누구에게서 병이 옮은 것일까 생각해보면 당혹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성관계가 아니고도 그냥 이불, 침대도 문제가 되므로 모텔에서 옮았을 수도 있다고 병사들에게 위로를 해야 했었습니다.
옴은 주로 피부의 약한 곳을 공략하므로 사타구니, 손목, 아랫배, 손가락 사이 등에 살고 주로 밤에 활동하며 이들이 분비하는 물질에 의해 알레르기 반응이 생겨서 피부를 가렵게 하는데 낮에는 가려움증이 덜 합니다. 피부를 자세히 보면 이 벌레들이 굴을 파고 지나가는 ‘수도’라는 길을 만드는데 이런 길을 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피부는 붉게 올라온 모기 물린 것과 비슷한 병변도 생기고 작은 물집이나 고름집(농포)등도 생길 수 있습니다.
사면발이는 주로 음모에 사니까 증상도 이 부위로 한정이 됩니다.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옴벌레와는 달리 눈으로 음모에 달라붙은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음모에 붙은 무슨 먼지 붙은 정도로 보이지만 확대경으로 보면 형체가 분간이 가능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옴이나 사면발이 모두 피부에 바르는 약으로 대개 치료가 잘 됩니다. 사면발이의 경우 음모에 붙어 있기 때문에 약을 도포하고 나서 참빗 같은 것으로 빗어보면 털을 꽉 붙잡고 죽은 벌레를 긁어내 제거하게 됩니다. 일설에 (특히 군대에서) 사면발이를 치료하기 위해 음모를 모두 면도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면발이가 음모에 붙어있는 사실을 이용해서 아마 피부약을 구하기 어렵던 시절에 했던 치료법 같습니다만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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