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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그리고 미국 생활 이야기

크레딧, 크레딧 스코어, 신용카드, 대출

 미국 생활에는 크레딧이 중요하다는 말을 혹시 들어보셨는지요.
 

간단히 말해서 크레딧은 신용이고 크레딧 스코어는 신용점수인데요. 외국에서 온 우리들이 신용을 늘리는(혹은 신용점수를 올리는) 비결은 일단 은행에 수익을 올려주면 올라갑니다. 예를 들면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매달 한도 내에서 쓰고 연체를 하지 않으면 좋습니다.

그런데 이 신용카드가 한국처럼 매달 쓴 돈을 다음 달 결제일에 모두 갚는 식이 아니고 대부분 revolving이라는 방식입니다. 즉 minimum payment로 정해진 돈만 갚으면 사용액이 다음 달로 넘어 가면서 이자가 붙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도가 1000불인 리볼빙 카드가 있다고 하고 500불을 썼다고 하죠. 그리고 신용카드사에서 청구서가 오는데 최소결제 금액이 50불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럼 50불만 갚으면 연체가 아닌 겁니다. 물론 500불을 다 갚아도 되고 심지어는 600불을 갚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account balance가 -100불이 됩니다.)

그래서 50불을 갚았다면 450불이 다음 달로 넘어가는데 은행에서 정한 APR(annual percentage rate)에 의해 이자가 붙어(450불에 대한 이자가 한 달 5불이라고 가정하면) 455불의 갚아야할 돈이 생깁니다. 그럼 다음 달에 추가로 쓸 수 있는 돈은 445불이되죠. 왜냐하면 1000불 한도에서 455불이 이미 차 있으니까.

한국에서 리볼빙 카드를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저에게는 정말 의미도 없고 왜 이렇게 하나 이해도 되지 않았지만 미국 생활이 진행될수록 이게 정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레지던트할 때 신용카드 빚이란 걸 져봤는데 결국 이것은 신용카드 결제일에 결제 금액을 채우기 위해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연체를 막았던 건데 현금 서비스는 이자가 살인적이지 않습니까. 미국도 현금서비스 이자는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이 리볼빙이 되는 카드 덕분에 현금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었죠. 하지만 결국 신용카드대금을 언젠가는 갚아야하는 빚이므로 예산 안에서 써야 함은 물론입니다.


다시 크레딧으로 돌아가서 제가 전부터 들었던 이야기는 이 신용카드를 쓰고 미니멈패이먼트를 계속해서 은행에 이자를 갖다 바치면 신용점수가 잘 올라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도 그게 맞는 건지 바로바로 갚는 것이 좋은지는 모릅니다만 확실한 것은 신용한도대비 사용액이 많으면(1000달러 한도에 매달 리볼빙 잔고가 미니멈 패이먼트를 꼬박꼬박 하더라도 900달러로 유지된다면) 신용점수가 낮아집니다.

신용점수가 낮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요. 일단 신용카드 만들기도 힘들고 이자도 비싼 카드 밖에 만들 수가 없습니다. 또 한도도 매우 작아서 도대체 카드가 있어도 뭐 하나 살 수가 없습니다. (처음 신용카드 한도가 보통 300불로 시작) 신용카드 연회비도 높고 신용카드 만드는 데도 여러 비용을 요구당합니다. 저의 경우 첫 신용카드 오퍼를 편지로 받았는데 각종 fee가 250인지 150달러인지 하더군요.

병원 가서 미국 애들에게 물어보니 무슨 신용카드 만드는데 돈이 들어가냐고 만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한번 참고 2달 정도 기다리니까 연회비 무료인 카드 오퍼가 와서 그걸 만들었고 6개월 정도 다시 지나니까 이번에는 연회비 무료에 1% 포인트가 적립되는 카드오퍼가 오고 1년이 더 지나니까 2-3% 포인트가 적립되는 카드 오퍼를 받았습니다. 이때 이 카드들을 만들었음은 물론 입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이 신용카드를 만들면 신용점수가 낮아집니다. 신용평가회사에서 보기에 자주 카드를 만들면 뭔가 자금사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용점수를 올리는 다른 방법은 위에 잠깐 언급도 되었다시피 (은행에 돈을 갖다 주는 것) 대출을 받아서 연체 없이 매달 꼬박 꼬박 상환하는 겁니다. 자동차 할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이 돈을 버니까 신용을 올려주지요. 문제는 미국에 방금 온 사람은 신용이 없을 테니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를 받을 자격이 없으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경우 대개 자동차 할부의 경우 높은 이자를 감수하거나(현금이 있다면 정말 억지로 할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요) 상대적으로 쉬운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받는 것이 방법일 수 있겠지만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집을 산다는 것은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할 수도 있는 문제로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지요. 이 게시판 어딘가에 secured card( 자신의 돈을 미리 적립하고 그 한도 내에서 사용)에 대해 나오는 게 아마 그게 정답일 듯합니다.


그 외에 크레딧 점수가 적게 나올 수 있는 요인은 신용의 히스토리가 짧은 경우(즉 첫 번째 신용카드 계좌나 론 계좌가 열린지 얼마 안 되는 경우 - 당신의 첫 번째 계좌가 1년 9개월 전에 열렸다는 식으로 기록이 되는데, 바로 우리들 거의 모두가 해당되는 이야기죠), 최근에 많은 신용계좌가 열린 경우(그말이 그말 같지만 미국 온지 2년 되고 신용카드가 네 개인데 세 개가 1년 이내에 만든 것인 경우 최근 1년이나 2년 내에 당신의 신용카드 계좌가 75%가 생겼다는 식으로 표현), 신용정보 열람 기록이 많은 경우(보통 신용카드 - 백화점 카드 포함 - 만들 때, 론 얻을 때, 차 할부/리스로 살 때 은행서 열람하게 됩니다) 등이 신용점수 깎이는 요인입니다.


다시 총정리 하는 신용점수 하락의 요인!

  1. 짧은 신용경력
  2. 최근에 열린 신용계좌가 많을 때
  3. 적은 수의 신용계좌
  4. 연체 발생 시
  5. 신용카드 한도에 접근한 사용액
  6. 신용정보 열람기록이 많은 경우


그럼 크레딧 스코어는 어디서 확인할까요.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만들면 대개 유료로 1-3달에 한번 점수 및 신용내용을 리포트를 해준다는 홍보 배너광고에 해당 은행/카드사 웹사이트에 뜨고 대개 별도로 회원 가입하고 인터넷 혹은 편지로 리포트를 받습니다.

10-13불/매달 들어가고요 미국 막 오신 분은 점수랄 것도 없을 테니 신용점수 보려면 1-2년 기다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니면 비용은 비슷한데 freecreditreport.com이란 데에 회원가입하면 첫 달만 무료로 해주고 그 담에는 돈을 내야합니다. 돈 내기가 싫으면 신용리포트 프린터로 출력하고 전화해서 회원가입 해지하면 돈 나가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아마 정부에서 하는 것 같은데 annualcreditreport.com 에서는 공짜이고 매년 리포트가 업데이트되는데 숫자 화된 점수는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로 점수는 대개 450에서 850 사이인데 미국 생활 3년차 정도 되면 600-750정도 점수가 대다수인 것 같습니다.

대출을 신청하게 되면 직업, 자산, 가족 상태 등 여러 가지를 보지만 결국은 크레딧 점수가 매우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크레딧 점수가 대출 승인 가능 여부와 이자를 직접 결정합니다. 신용대출(무담보)의 경우 신용점수에 따라 이자가 11%정도에서 25%정도까지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용관리를 잘하는 게 바로 재테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