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세계 각국에서 온 의사들을 만났지만 가끔 영국에서 온 의사들을 만나면 이상한 감회가 들곤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의 교수인 닥터 사이먼은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로써 그가 이룬 학문적 업적과 환자에 대한 사랑은 정말 모든 사람에게 존경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의 진료실에 들어가면 벽에 즐비하게 걸려있는 각종 졸업장과 자격증, 상장 등을 보고서야 그가 영국에서 교육받고 의사생활을 시작한 의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찌된 사연으로 미국에 왔는지는 직접 이야기 해보지 못했지만 그의 이야기 중간 중간 비치는 영국 의학의 몰락에 대한 소회는 그 역시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오게 된 다른 의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닥터 바크쉬는 이란 출신의 여의사입니다. 하지만 좋은 집안 배경을 바탕으로 영국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안과 의사가 되었지만 그녀가 출세의 가도에서 더 나은 선택을 위해 택한 것은 영국에서의 성공한 안과의사가 되는 것이 아닌 미국에서 수련의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영국의학의 위세는 대단했습니다. 주요 의학저널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교과서가 영국에서 집필된 것이 많았고 그 이전에 물론 근대 의학 발달에서 영국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식 의료보험을 선택하고 나서 영국의 의학의 발달은 정지되기 시작했고 실력 있는 많은 의사들이 나은 연구 환경을 떠나서 미국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덕분에 미국은 단시간 내에 의학계의 슈퍼파워로 떠올랐고 지금도 경제 강대국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릴지언정 의학강대국의 지위는 굳건합니다.
지금 미국의 의료제도는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210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총 국민 의료비 지출은 국가와 국민모두에게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고 이만 한 돈을 쓰고도 의료에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은 의학 선진국일지언정 의료 선진국은 아니라는 세간의 지적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의료 제도의 불편한 진실
얼마 전에 미국 내과의사협회(ACP,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저널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는데 의료보험을 가진 사람의 평균 수명이 의료보험을 가지지 못한 사람보다 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가정이 가능했지만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 행을 미루다가 가장 상태가 악화되었을 때 병원을 찾게 됨으로써 여러 가지 질병의 합병증이 더 많아져 그런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대두되었습니다. 미국의 전 인구 중에 미 정부에서 커버해주는 사람의 수가 약 절반(메디케어, 메디케이드, 그리고 예비역 군인보험등)이고 나머지 절반의 절반은 사보험(주로 직장보험) 가입자들이고 나머지 1/4의 절반은 자선단체등 기타 비용으로 해결이 되지만 약 13%의 인구에 해당하는 4천7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정말 아무 의료보험도 없습니다.
이중에는 극빈자 의료보호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등에 들어갈 자격이 되는데도 별로 아픈 데가 없어서 미가입한 경우도 있고 젊은 사람들 중에 건강에 큰 문제가 없어서 아예 의료보험에 대한 신경을 끄고 사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이 들은 소수이고 결국 의료보험이 없는 이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사는 사람들이며 만약에 아프기라도 하면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조금 오래된 자료입니다만 1998년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은 일인당 의료비 지출이 일 년에 4178달러나 되는데 영국의 1461달러의 세배 가까이 됩니다. 자국의 의료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미국의 경우 겨우 40%이고 핀란드의 80%는 고사하고 영국도 60%인 것을 보면 미국인들은 돈은 쓰고도 덜 만족스럽게 느낀다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요. 제가 전에 제 글에서도 지적했다시피 고비용과 저효율의 미국식 제도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인들은 저효율의 의료제도와는 별개로 자국의 의학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고 사회 모든 부분이 시장경쟁의 원리에 의해 돌아가야지 정부가 손을 대면 망친다는 이 들의 무의식에 깔린 이런 자본주의 사상은 미국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영국식 사회주의 의료제도는 정답이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적어도 여론 주도층에서는 말이죠).
쉬운 예로 현재 미국의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모두가 의료 제도의 개혁을 이야기 하지만 사회주의 의료제도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의사이자 공화당 중진인 론 폴 상원의원은 아예 현재의 보험회사와 정부의 역할을 아예 빼버리고 의사와 환자가 직접 거래하는 고전적인 의료로 돌아가자고 하고 있는데 미국의 전체 의료비중 중간자가 끼어들어 서류작업등 행정적인 비용으로 소모되는 비율이 30%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온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식코, 좋은 문제 제기, 그러나 왜 하필 쿠바로 갔나
최근 이래저래 마이클 무어감독의 식코라는 영화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이명박 당선자가 의료보험 민영화와 당연지정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루머(혹은 진실)가 퍼지면서 우리가 미국 제도를 따라가면 큰 일이 난다는 것이 적어도 인터넷상에서는 대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식코에서 지적한 상당히 많은 미국의료의 문제점은 미국인들에게는 자부심을 꺾는 일종의 불편한 진실이면서도 일부 미국인들이 가진 문제를 전체 미국인이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의사들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민영 의료보험 회사들의 횡포는 전국민의 공분의 대상이 된지 오래이지만 영화를 통해 이들의 사연을 보고 가슴 아파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었습니다.
캐나다나 유럽의 예를 든것도 물론 장점만 나열된 편협한 면이 있지만 미국의 의료제도의 단점과 대비하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은 인정이 됩니다. 한데 마지막에 쿠바를 대안처럼 제시한 마이클무어의 패착은 자기 자신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마이클 무어감독은 미국보다 훨씬 적은 돈을 쓰면서도 상대적으로 잘 굴러가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었겠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쿠바의 선진의료(?) 이야기를 그저 냉소적인 코미디처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링크는 마이클무어 감독이 식코에 관해 미국의 추적60분 격인 ABC방송의 20/20에서 방영한 내용으로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여기고 있나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결론은 미국 의료제도는 문제가 많지만 국가의 지나친 개입은 문제를 더 망친다는 것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f3MtjMBWx4
쿠바의 영아사망률(1000명당 5명)이 미국(1000명당 7명)보다 낮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쿠바가 전 세계에 구호를 위해 가장 많은 의사를 보내는 인도주의적 가치를 실현하는 나라라는 찬사까지 일부 네티즌들의 쿠바에 대한 환상은 정말 전 세계의 의료제도가 쿠바에 비교해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좋은 제도가 맞는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할 법도 합니다. 쿠바의 낙태율은 100건의 임신당 32건으로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에 1위인데 많은 사람들이 고위험 임신의 아기를 인공중절 시키는 이런 수법이 낮은 영아사망률의 비밀이라고 지적합니다. 쿠바는 스스로도 질병의 초기에 의사들이 개입을 하므로 합병증이 생길 여지를 미리 방지한다는 것에 대한 자화자찬을 하는데 이런 임신중절도 아마 이런 맥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국민에게 사회 각 부문에서 별로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독재형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많은 낙태가 정말 부모들의 선택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부에서는 쿠바가 세계적으로 의학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쿠바의 의학적 수준이 상당하다고는 하지만 정말 카스트로가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왜 쿠바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스페인의 의사가 의료장비와 함께 공수되어 왔을까하는 것도 쿠바 측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게 하는 원인입니다.
쿠바에서 13000명이나 되는 의사들을 인도주의적인 구호를 목적으로 외국에 보내왔던 사실을 들어 쿠바의 의료제도의 강점으로 설명하지만 쿠바의 최대 의료원조 대상국이었던 베네수엘라의 경우 의사를 대주는 조건으로 상당한 양의 원유를 공급했던 정황을 보면 북한이 전에 주민들에게 헌혈을 독려하여 외화를 벌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쿠바에서 외국에 보내진 의사들은 구호에 잠시 참여한 것이 아니고 아예 구호를 연장한다는 명목으로 해당 국가에서 눌러 살면서 의업을 하고 있는데 쿠바에 얼마나 의사가 남아돌기에 그 작은 나라에서 외국에 의사를 그렇게 많이 보내고도 국민들의 건강증진이 가능하다는 말일까요. 물론 이런 현상은 정책적 조율 없이 의사를 지나치게 많이 배출하여 의사가 돈벌이를 위해 관광 가이드를 한다거나 택시기사를 한다는 동남아의 개발도상국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의사가 많다는 사실이 선진의료를 구현하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은 여기서 한 번 더 증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쿠바를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실 의사가 상당히 많아서 의료의 접근성이 매우 좋은 것은 사실인데 요즘은 외국으로 보내진 의사를 대신해 간호사들이 의사노릇을 해야 한다는 증언이 있는 것을 보면 쿠바의 정권 책임자들은 아마 원유를 국민들보다 더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쿠바 정부의 프로파겐다
쿠바의 의료제도의 역사를 살펴볼 때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것이 그 자신이 의사로써 쿠바의 의료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체 게바라입니다. 체 게바라는 민중을 위해 최상의 의료제도를 구현하려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지만 공산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전체 의사의 절반이 미국으로 탈출하는 바람에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하지만 나중에 구소련의 매년 5조원에 이르는 원조는 국민에게 좋은 의료 환경을 갖추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고 국민들의 의료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은 정권의 안보를 위한 것이었건(우리나라와 북한도 정권안보를 위해 사회주의적 의료제도를 도입한 역사가 있기에) 인본주의에 기초한 정책의 결과였건 간에 쿠바 국민들과 외국에서 보는 언론들에게 상당히 좋은 인상을 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예방접종에 주력해서 소아마비 등을 퇴치한 사례 등을 보면 객관적으로도 옳은 방향으로 정책을 끌고 간 것으로 보이고 UN, Unicef, 그리고 WHO등의 국제기구도 인정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구소련으로 부터의 원조가 끊기면서 쿠바는 너무 좋은 의료제도를 가진 다는 것이 얼마나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쿠바의 의료제도는 이제 좋은 병원과 시설, 시스템은 남아있으되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여력이 없어지면서 그나마 있는 시설을 관리를 잘 못해서 바퀴벌레와 쥐가 들끓는 시설이 되게 만들고 아스피린 하나 사려면 하바나 시내를 온통 다 뒤져야 하게 된 비참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물론 식코에 소개된 병원과 같은 훌륭한 시설의 병원은 공산당 간부용과 달러를 지불하는 외국인용으로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은 비참하기 이를 데가 없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쿠바를 탈출한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는 당에서는 시민들의 수술은 다 뒤로 미루고 외화벌이가 되는 외국인만 수술하도록 시키는 현실에 신물이 났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쿠바 정부에서는 미국의 봉쇄정책이 쿠바의 의료물자난을 일으킨 주범이라고 미국을 비난하지만 미국의 대 쿠바 의료물자 수출은 이미 풀렸으며 미국이 아닌 제 3국은 그나마 이런 규제를 받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4년간 1500억 원에 이르는 미국 민간단체들의 쿠바에 대한 인도적 구호물자가 쿠바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1995년 자료를 보니까 쿠바가 의료물자 1250억 어치를 오히려 수출한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위에 밝힌 미국의 지원이 시작되기 이전 시기이긴 하지만 지금도 혹시 미국에서 온 인도주의적인 지원이 외화벌이용으로 팔리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또한 국제기구에서 내놓은 의료수준의 각종 통계 지표들은 국제기구가 쿠바내에서 조사를 벌이거나 검증된 수치들이 아니라고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밝힌바가 있습니다. 쿠바에서 일방적으로 내놓은 수치들이 과연 쿠바와 외국을 판단하는 근거로 쓰일 만큼 신빙성이 있을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맞기겠습니다.
그 신빙성이 안가는 자료 중에서도 제 눈을 유독 끄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자살률이었습니다. 같은 남미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는데 플로리다에서 거주하는 쿠바사람들은 그 쪽 미국사람들보다 오히려 자살률이 낮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쿠바사람들이 유독 자살에 관대하다거나 우울한 성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왜 쿠바에서 내놓은 각색이 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조차도 자살률이 높게 나올까요. 쿠바가 남미의 최빈국이라서 그럴까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자살은 오히려 사회보장이 잘 된 구미 선진국에서 많고 저소득 국가들의 국민은 오히려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도 정답은 모릅니다만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정치범으로 끌려간 사람들의 사인이 상당수가 자살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섬뜩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인정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어떤 방향으로 의료 정책을 끌고 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국민들의 원하는 방향과 반대로 갈 때는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 확실합니다. 제가 시리즈로 글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전개하기 시작했지만 책을 쓰는 것처럼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할 수없는 블로그의 속성상 이야기가 자주 끊길 수밖에 없었고 제 이야기 전개방식이 미숙하여 많은 오해를 자초하였습니다. 제 글들로 인해 심정적 불편함을 초래 드린 것을 사과합니다. 이명박 당선자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여러분과 저보다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블로그스피어에서 아무리 이명박 지지율이 꼴찌였어도 그들은 정권을 잡았습니다.
제 글을 읽고 발끈하신 분들의 상당수가 하시는 말씀은 식코가 어떻고 쿠바가 어떻고 하시면서 편견이 가득한 영화 한편에 나오는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 비판을 하셨지만 그런 식으로는 대한민국의 정권 잡은 사람들과 표 대결은커녕 논리싸움도 할 수가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똑똑함을 이기는 것은 진실입니다. 이런 말에 혹시 제가 잔 다르크가 되기를 바랐던 많은 의사들이 이제는 저를 프러시아 군으로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의 바람은 의사와 국민이 함께하는 국민과 의사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입니다. 의사를 적으로 돌리거나 국민의 손해를 강요하는 제도 변화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식코를 보지 않아도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이 자본의 속성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과 의사가 싸우는 동안 세계 최강인 미국의 정치가와 정부도 꼼짝 못하게 하는 자본은(우리나라건 미국의 자본이건) 자신들을 위한 계획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할 구실을 찾을 것입니다. 의약분업 사태 후 결국은 다국적 제약 회사만 배를 불린 사실을 벌써 잊었단 말입니가.
제 정치적 노선은 다른 글에서 전에 밝힌 대로 원칙적으로 이명박 당선자와 한나라당의 반대편이지만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의 각론에 따라 저는 지지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잘 버텨왔지만 이제는 중병 든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큰 개혁이 필요하고 의사와 국민이 근시안적 사고를 벗어나 대한민국 의료를 큰 그림에서 보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환자가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스스로 느꼈을 때 의사를 찾게 되지만 진짜 좋은 의사는 환자가 병에 걸린 것도 모를 때 찾아서 치료해주는 법입니다. 제가 그런 역할을 해보기를 바랐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저는 당분간 의료제도에 대한 글을 삼갈 것입니다. 그동안 불편을 느끼신 분들과 기대를 보내주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제도는 국가의 국민의 건강권 보호라는 면에서 너무도 취약한 제도이고 우리나라가 따라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현재 우리나라 제도의 모순들을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과 의사가 함께 하는 개혁을 기대해봅니다.
고전 '그레이 해부학' 저자도 영국에서 미국으로.
예전에 영국의학의 위세는 대단했습니다. 주요 의학저널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교과서가 영국에서 집필된 것이 많았고 그 이전에 물론 근대 의학 발달에서 영국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식 의료보험을 선택하고 나서 영국의 의학의 발달은 정지되기 시작했고 실력 있는 많은 의사들이 나은 연구 환경을 떠나서 미국으로 건너오게 됩니다. 덕분에 미국은 단시간 내에 의학계의 슈퍼파워로 떠올랐고 지금도 경제 강대국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릴지언정 의학강대국의 지위는 굳건합니다.
지금 미국의 의료제도는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210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총 국민 의료비 지출은 국가와 국민모두에게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고 이만 한 돈을 쓰고도 의료에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은 의학 선진국일지언정 의료 선진국은 아니라는 세간의 지적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의료 제도의 불편한 진실
얼마 전에 미국 내과의사협회(ACP,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저널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는데 의료보험을 가진 사람의 평균 수명이 의료보험을 가지지 못한 사람보다 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가정이 가능했지만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은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 행을 미루다가 가장 상태가 악화되었을 때 병원을 찾게 됨으로써 여러 가지 질병의 합병증이 더 많아져 그런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대두되었습니다. 미국의 전 인구 중에 미 정부에서 커버해주는 사람의 수가 약 절반(메디케어, 메디케이드, 그리고 예비역 군인보험등)이고 나머지 절반의 절반은 사보험(주로 직장보험) 가입자들이고 나머지 1/4의 절반은 자선단체등 기타 비용으로 해결이 되지만 약 13%의 인구에 해당하는 4천7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정말 아무 의료보험도 없습니다.
미국의 ACP 건물
조금 오래된 자료입니다만 1998년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은 일인당 의료비 지출이 일 년에 4178달러나 되는데 영국의 1461달러의 세배 가까이 됩니다. 자국의 의료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미국의 경우 겨우 40%이고 핀란드의 80%는 고사하고 영국도 60%인 것을 보면 미국인들은 돈은 쓰고도 덜 만족스럽게 느낀다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요. 제가 전에 제 글에서도 지적했다시피 고비용과 저효율의 미국식 제도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할 뿐만이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인들은 저효율의 의료제도와는 별개로 자국의 의학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고 사회 모든 부분이 시장경쟁의 원리에 의해 돌아가야지 정부가 손을 대면 망친다는 이 들의 무의식에 깔린 이런 자본주의 사상은 미국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영국식 사회주의 의료제도는 정답이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적어도 여론 주도층에서는 말이죠).
쉬운 예로 현재 미국의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모두가 의료 제도의 개혁을 이야기 하지만 사회주의 의료제도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의사이자 공화당 중진인 론 폴 상원의원은 아예 현재의 보험회사와 정부의 역할을 아예 빼버리고 의사와 환자가 직접 거래하는 고전적인 의료로 돌아가자고 하고 있는데 미국의 전체 의료비중 중간자가 끼어들어 서류작업등 행정적인 비용으로 소모되는 비율이 30%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온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식코, 좋은 문제 제기, 그러나 왜 하필 쿠바로 갔나
최근 이래저래 마이클 무어감독의 식코라는 영화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이명박 당선자가 의료보험 민영화와 당연지정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루머(혹은 진실)가 퍼지면서 우리가 미국 제도를 따라가면 큰 일이 난다는 것이 적어도 인터넷상에서는 대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식코에서 지적한 상당히 많은 미국의료의 문제점은 미국인들에게는 자부심을 꺾는 일종의 불편한 진실이면서도 일부 미국인들이 가진 문제를 전체 미국인이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의사들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민영 의료보험 회사들의 횡포는 전국민의 공분의 대상이 된지 오래이지만 영화를 통해 이들의 사연을 보고 가슴 아파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었습니다.
캐나다나 유럽의 예를 든것도 물론 장점만 나열된 편협한 면이 있지만 미국의 의료제도의 단점과 대비하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은 인정이 됩니다. 한데 마지막에 쿠바를 대안처럼 제시한 마이클무어의 패착은 자기 자신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마이클 무어감독은 미국보다 훨씬 적은 돈을 쓰면서도 상대적으로 잘 굴러가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었겠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쿠바의 선진의료(?) 이야기를 그저 냉소적인 코미디처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링크는 마이클무어 감독이 식코에 관해 미국의 추적60분 격인 ABC방송의 20/20에서 방영한 내용으로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의료 시스템을 어떻게 여기고 있나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결론은 미국 의료제도는 문제가 많지만 국가의 지나친 개입은 문제를 더 망친다는 것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f3MtjMBWx4
쿠바의 영아사망률(1000명당 5명)이 미국(1000명당 7명)보다 낮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쿠바가 전 세계에 구호를 위해 가장 많은 의사를 보내는 인도주의적 가치를 실현하는 나라라는 찬사까지 일부 네티즌들의 쿠바에 대한 환상은 정말 전 세계의 의료제도가 쿠바에 비교해서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좋은 제도가 맞는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할 법도 합니다. 쿠바의 낙태율은 100건의 임신당 32건으로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에 1위인데 많은 사람들이 고위험 임신의 아기를 인공중절 시키는 이런 수법이 낮은 영아사망률의 비밀이라고 지적합니다. 쿠바는 스스로도 질병의 초기에 의사들이 개입을 하므로 합병증이 생길 여지를 미리 방지한다는 것에 대한 자화자찬을 하는데 이런 임신중절도 아마 이런 맥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국민에게 사회 각 부문에서 별로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독재형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 많은 낙태가 정말 부모들의 선택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웃음거리가 되버린 천재
쿠바에서 13000명이나 되는 의사들을 인도주의적인 구호를 목적으로 외국에 보내왔던 사실을 들어 쿠바의 의료제도의 강점으로 설명하지만 쿠바의 최대 의료원조 대상국이었던 베네수엘라의 경우 의사를 대주는 조건으로 상당한 양의 원유를 공급했던 정황을 보면 북한이 전에 주민들에게 헌혈을 독려하여 외화를 벌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쿠바에서 외국에 보내진 의사들은 구호에 잠시 참여한 것이 아니고 아예 구호를 연장한다는 명목으로 해당 국가에서 눌러 살면서 의업을 하고 있는데 쿠바에 얼마나 의사가 남아돌기에 그 작은 나라에서 외국에 의사를 그렇게 많이 보내고도 국민들의 건강증진이 가능하다는 말일까요. 물론 이런 현상은 정책적 조율 없이 의사를 지나치게 많이 배출하여 의사가 돈벌이를 위해 관광 가이드를 한다거나 택시기사를 한다는 동남아의 개발도상국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의사가 많다는 사실이 선진의료를 구현하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은 여기서 한 번 더 증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쿠바를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실 의사가 상당히 많아서 의료의 접근성이 매우 좋은 것은 사실인데 요즘은 외국으로 보내진 의사를 대신해 간호사들이 의사노릇을 해야 한다는 증언이 있는 것을 보면 쿠바의 정권 책임자들은 아마 원유를 국민들보다 더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쿠바 정부의 프로파겐다
쿠바의 의료제도의 역사를 살펴볼 때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것이 그 자신이 의사로써 쿠바의 의료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체 게바라입니다. 체 게바라는 민중을 위해 최상의 의료제도를 구현하려는 원대한 계획이 있었지만 공산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전체 의사의 절반이 미국으로 탈출하는 바람에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하지만 나중에 구소련의 매년 5조원에 이르는 원조는 국민에게 좋은 의료 환경을 갖추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고 국민들의 의료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은 정권의 안보를 위한 것이었건(우리나라와 북한도 정권안보를 위해 사회주의적 의료제도를 도입한 역사가 있기에) 인본주의에 기초한 정책의 결과였건 간에 쿠바 국민들과 외국에서 보는 언론들에게 상당히 좋은 인상을 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또한 예방접종에 주력해서 소아마비 등을 퇴치한 사례 등을 보면 객관적으로도 옳은 방향으로 정책을 끌고 간 것으로 보이고 UN, Unicef, 그리고 WHO등의 국제기구도 인정한 사안입니다.
쿠바측의 통계자료는 검증이 불가하다
쿠바 정부에서는 미국의 봉쇄정책이 쿠바의 의료물자난을 일으킨 주범이라고 미국을 비난하지만 미국의 대 쿠바 의료물자 수출은 이미 풀렸으며 미국이 아닌 제 3국은 그나마 이런 규제를 받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4년간 1500억 원에 이르는 미국 민간단체들의 쿠바에 대한 인도적 구호물자가 쿠바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1995년 자료를 보니까 쿠바가 의료물자 1250억 어치를 오히려 수출한 것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위에 밝힌 미국의 지원이 시작되기 이전 시기이긴 하지만 지금도 혹시 미국에서 온 인도주의적인 지원이 외화벌이용으로 팔리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또한 국제기구에서 내놓은 의료수준의 각종 통계 지표들은 국제기구가 쿠바내에서 조사를 벌이거나 검증된 수치들이 아니라고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밝힌바가 있습니다. 쿠바에서 일방적으로 내놓은 수치들이 과연 쿠바와 외국을 판단하는 근거로 쓰일 만큼 신빙성이 있을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맞기겠습니다.
그 신빙성이 안가는 자료 중에서도 제 눈을 유독 끄는 것이 있었는데 이는 자살률이었습니다. 같은 남미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는데 플로리다에서 거주하는 쿠바사람들은 그 쪽 미국사람들보다 오히려 자살률이 낮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쿠바사람들이 유독 자살에 관대하다거나 우울한 성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왜 쿠바에서 내놓은 각색이 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조차도 자살률이 높게 나올까요. 쿠바가 남미의 최빈국이라서 그럴까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자살은 오히려 사회보장이 잘 된 구미 선진국에서 많고 저소득 국가들의 국민은 오히려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도 정답은 모릅니다만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정치범으로 끌려간 사람들의 사인이 상당수가 자살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섬뜩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인정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어떤 방향으로 의료 정책을 끌고 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국민들의 원하는 방향과 반대로 갈 때는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 확실합니다. 제가 시리즈로 글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전개하기 시작했지만 책을 쓰는 것처럼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할 수없는 블로그의 속성상 이야기가 자주 끊길 수밖에 없었고 제 이야기 전개방식이 미숙하여 많은 오해를 자초하였습니다. 제 글들로 인해 심정적 불편함을 초래 드린 것을 사과합니다. 이명박 당선자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은 여러분과 저보다 똑똑한 사람들입니다. 블로그스피어에서 아무리 이명박 지지율이 꼴찌였어도 그들은 정권을 잡았습니다.
제 글을 읽고 발끈하신 분들의 상당수가 하시는 말씀은 식코가 어떻고 쿠바가 어떻고 하시면서 편견이 가득한 영화 한편에 나오는 왜곡된 정보를 근거로 비판을 하셨지만 그런 식으로는 대한민국의 정권 잡은 사람들과 표 대결은커녕 논리싸움도 할 수가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고 똑똑함을 이기는 것은 진실입니다. 이런 말에 혹시 제가 잔 다르크가 되기를 바랐던 많은 의사들이 이제는 저를 프러시아 군으로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의 바람은 의사와 국민이 함께하는 국민과 의사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입니다. 의사를 적으로 돌리거나 국민의 손해를 강요하는 제도 변화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식코를 보지 않아도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이 자본의 속성임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과 의사가 싸우는 동안 세계 최강인 미국의 정치가와 정부도 꼼짝 못하게 하는 자본은(우리나라건 미국의 자본이건) 자신들을 위한 계획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할 구실을 찾을 것입니다. 의약분업 사태 후 결국은 다국적 제약 회사만 배를 불린 사실을 벌써 잊었단 말입니가.
제 정치적 노선은 다른 글에서 전에 밝힌 대로 원칙적으로 이명박 당선자와 한나라당의 반대편이지만 이명박 당선자의 정책의 각론에 따라 저는 지지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잘 버텨왔지만 이제는 중병 든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큰 개혁이 필요하고 의사와 국민이 근시안적 사고를 벗어나 대한민국 의료를 큰 그림에서 보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환자가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스스로 느꼈을 때 의사를 찾게 되지만 진짜 좋은 의사는 환자가 병에 걸린 것도 모를 때 찾아서 치료해주는 법입니다. 제가 그런 역할을 해보기를 바랐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저는 당분간 의료제도에 대한 글을 삼갈 것입니다. 그동안 불편을 느끼신 분들과 기대를 보내주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제도는 국가의 국민의 건강권 보호라는 면에서 너무도 취약한 제도이고 우리나라가 따라가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현재 우리나라 제도의 모순들을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과 의사가 함께 하는 개혁을 기대해봅니다.
'Et Cetera, Et Cetera, Et Cet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의사들이 한의학을 싫어하는 이유 (709) | 2008.01.15 |
---|---|
블로그 방문객 두 달 만에 백만 명 돌파 임박에 감사드리며 (54) | 2008.01.14 |
한국에서 뭇매 맞는 미국 의료보험 제도 (917) | 2007.12.28 |
저수가라는 천 원짜리 자장면의 비밀 레시피 (383) | 2007.12.26 |
정말 제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면 (5) | 2007.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