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뉴하트에 나온 한 장면 때문에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가 MBC를 가운데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사실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정서는 대부분 과학으로조차 인정을 할 수가 없다는 면이 강합니다. 일반인들은 대개 모르는 이야기이지만 의사들이 환자를 보다보면 한의학 치료를 받다가 중요한 치료의 시기를 놓치거나 증세를 악화시키고는 의사에게 돌아오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아서 거의 모든 의사들이 이런 환자를 최소한 한번이상 진료해 본 경험이 있을 정도입니다.
한약을 집어던진 뉴하트에 나오는 의사의 태도는 아마도 이런 종류의 의사의 한약 혹은 한의학에 대한 분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의사들의 태도는 단지 한의사들과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는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런 의사들의 인식은 단지 현대의학의 전통의학에 대한 견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의학이 국민보건에 끼치는 위해가 편익보다 크다는 판단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공중보건에 관련해서 의사들이 배우는 것 중의 하나의 개념은 비용과 편익의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썼으면 효과가 나야한 다는 것입니다. 의사들이 갖는 자부심 중의 하나는 아무리 미용과 성형 등 비보험 진료가 유행하는 현실에서도 우리나라 현대의학 부문 의료비 지출은 대부분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데에 직결되는 부문에 쓰인다는 것인데 반면에 한의원에서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표주자인 보약마저도 결국 효과가 주관적이어서 과학적 방법론으로 증명이 가능치 않으며 보약 혹은 한의학이란 것이 아예 없는 나라 국민에 비해서 우리나라 국민이 더 건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의사들은 우리들은 국민들을 위해서 뭔가 하는데 한의사들 너희는 추가로 비용만 쓰게 만들지 도대체 무슨 기여를 하느냐 라는 겁니다.
한의사들은 한약은 생약이므로 안전하다고 하면서 양약과의 차별성을 두기도 합니다만 엄밀히 말해서 그것도 사실은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자연에서 직접 채취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면 독버섯이나 복어의 독 등이 안전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며 지금도 쓰이는 대표적인 양약인 아스피린은 결국 버드나무 껍질의 성분을 합성해낸 것이고 페니실린은 곰팡이에서 얻어진 것이니 이런 것도 생약으로 봐야 하는가하는 문제도 생깁니다. 더군다나 중국산 한약제의 중금속 함유 논란으로 안전성이 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생약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의사들이 따지는 중요한 포인트는 한의학에서 학문적 기본이 되는 말하는 사상체질이나 기의 개념도 사실 증명하기가 힘든 것으로 차라리 철학과 같은 인문학의 범위에 넣으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형편입니다. 흥미롭게도 서양에서도 고대의학의 발달사를 살펴보면 전통의학에서 말하는 개념과 비슷한 것들이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사상체질의학의 서양판 개념인 기질 이론(temperament theory 혹은 four humor theory)란 것이 있었습니다. 이 이론의 대가로 인정받는 분이 여러분도 잘 아시는 히포크라테스입니다. 이 분이 생존해있던 시기가 기원전 400년경이었으므로 중의학에서 거성으로 추앙받는 편작(기원전 600년경)과 화타(기원전 200년경)가 살던 시절의 중간정도에 시기에 활동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네 가지 체액(혈액, 점액, 흑담즙, 황담즙)이 있고 그 부조화가 질병의 근원이며 사람의 기질은 이런 체액의 조성에 따라 4가지 기질로 나눠진다는 등 어찌 보면 동양의 전통의학과 맥을 같이 하는 측면이 보입니다. 놀랍게도 이런 이론은 그 후로 상당히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주창되고 전승되어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도 에이리히 프롬과 같은 철학자들도 이런 이론을 수용할 정도가 됩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이런 주장은 아무런 심리학적, 생물학적인 근거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 의대에서는 단지 지나간 역사로만 배웁니다. 그런데 아직도 한의학에서는 수천 년 전의(혹은 수백 년 전의) 이론과 책으로 배우면서 그동안 축적되어온 의학사의 중요한 발견들을 애써 무시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주장입니다.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이런 비판적인 생각이 상당히 강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미국에서 겪은 일련의 경험은 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읽은 한 논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논문은 이중맹검이 아니고 단지 사례보고 형식이라는 실험의 기법 측면에서의 단점으로 사실 별로 인정받기 힘든 논문이었는데 내용 자체는 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활동하는 조로코프스키 박사가 수개월 동안 각종 질환(축농증, 알레르기, 각종 통증, 천식 등)을 가진 106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고려 수지침요법을 시행했는데 96%의 소아들이 빠르게는 시술 즉시 혹은 하루 이틀내에 증상이 소실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제가 놀란 것은 효과가 좋아서가 아니고 우리나라 한의학에서도 정통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수지침이(유태우 박사가 1970년대에 개발) 미국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옵션중의 하나로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수지침이 비교적 근래에 개발되었다고는 하나 우리나라의 한의학적 전통이 없었다면 도저히 나올 수 조차 없는 것이므로(손안에 인체의 각 장기에 영향을 주는 포인트들이 있다는 것은 서양 사람은 상상도 못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의학이 그 자체가 철학이든 과학이든 뭔가 장래에 의학 발달에 기여할 만한 재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미국의사들은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 아니면 환자에게 어떤 치료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의 미국 의사들이 일찍이 중의학의 침술을 받아들여서 연구를 했고 급기야 1997년 NIH(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침술이 각종 만성통증과 관절염 등에 치료로 쓰일 수 있다고 공식으로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뒤늦게 인기를 끄는 카이로프랙틱이나 각종 건강식품이 사실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한계를 정하지 않는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대체/보완 의학적 방법들이 다 효과가 있다고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의사들은 어찌 보면 우리나라 의사들보다도 이런 측면에 대해서는 마음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일본의 영향을 받은 지압도 일부 미국 의사들에 의해 도입이 되어 병원에서 혹은 물리치료실에서 시술이 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의학의 영역으로 아직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수지침이 연구되기 시작했고 부황이나 뜸 등이 미국 의사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한국의사들이 전통의학에 대해 용인을 하기 어렵게 하는 진짜 문제는 위에 언급한 이유들 중에서 특히 한의학으로 잘 못된 환자를 너무 많이 보았다는 것일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한의학에 대한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게 되고 연구의 대상으로 조차 여기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면에서 의사들의 주장인 의료 일원화란 것도 따지고 보면 그저 한의학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의학과 한의학을 함께 배워서 서로의 장점을 다 이용하여 환자를 도와준다는 측면에서는 이론상으로는 바람직한 개념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의사들의 입장에서는 한의학 연구는 우리가 하면 되는데 의사들이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두 영역이 합쳐지면 결국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그랬듯이 한의학은 현대의학을 보조하는 조그만 수단에 불과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의료 일원화는 결국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쇠퇴시길 것이라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외국과는 달리 상당히 독자적인 세력을 가지고 있고 커다란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한의학계가 분발해야 할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의사이지만 미국 의사들이 중국식 침술의 유용성을 이야기할 때면 목소리를 높여 우리나라에도 중국의 침술보다도 더 뛰어난 침술의 전통이 있고 우리나라의 한의학은 현대의학에서 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솔직히 저는 자랑은 하면서도 한국의 한의학이 어떻게 중국의 중의학보다 뛰어난 것인지 잘 모릅니다.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홍보를 안 해서 이기도 하지만 연구가 많이 되어 좋은 과학적 방법론에 기반을 둔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건 유럽이건 세계는 질병에 대한 가장 좋은 치료법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의대 연구실에서 나왔건 한의대 연구실에서 나왔건 가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의사들의 우려를 씻는 정도가 아니라 깜짝 놀랄 성과를 가지고 의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한의학이 언젠가 세계인의 난치병을 위해 소중하게 쓰일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약을 집어던진 뉴하트에 나오는 의사의 태도는 아마도 이런 종류의 의사의 한약 혹은 한의학에 대한 분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의사들의 태도는 단지 한의사들과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는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런 의사들의 인식은 단지 현대의학의 전통의학에 대한 견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의학이 국민보건에 끼치는 위해가 편익보다 크다는 판단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공중보건에 관련해서 의사들이 배우는 것 중의 하나의 개념은 비용과 편익의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썼으면 효과가 나야한 다는 것입니다. 의사들이 갖는 자부심 중의 하나는 아무리 미용과 성형 등 비보험 진료가 유행하는 현실에서도 우리나라 현대의학 부문 의료비 지출은 대부분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데에 직결되는 부문에 쓰인다는 것인데 반면에 한의원에서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표주자인 보약마저도 결국 효과가 주관적이어서 과학적 방법론으로 증명이 가능치 않으며 보약 혹은 한의학이란 것이 아예 없는 나라 국민에 비해서 우리나라 국민이 더 건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의사들은 우리들은 국민들을 위해서 뭔가 하는데 한의사들 너희는 추가로 비용만 쓰게 만들지 도대체 무슨 기여를 하느냐 라는 겁니다.
한의사들은 한약은 생약이므로 안전하다고 하면서 양약과의 차별성을 두기도 합니다만 엄밀히 말해서 그것도 사실은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자연에서 직접 채취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한다면 독버섯이나 복어의 독 등이 안전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며 지금도 쓰이는 대표적인 양약인 아스피린은 결국 버드나무 껍질의 성분을 합성해낸 것이고 페니실린은 곰팡이에서 얻어진 것이니 이런 것도 생약으로 봐야 하는가하는 문제도 생깁니다. 더군다나 중국산 한약제의 중금속 함유 논란으로 안전성이 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생약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은 무리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 의사들이 따지는 중요한 포인트는 한의학에서 학문적 기본이 되는 말하는 사상체질이나 기의 개념도 사실 증명하기가 힘든 것으로 차라리 철학과 같은 인문학의 범위에 넣으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형편입니다. 흥미롭게도 서양에서도 고대의학의 발달사를 살펴보면 전통의학에서 말하는 개념과 비슷한 것들이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사상체질의학의 서양판 개념인 기질 이론(temperament theory 혹은 four humor theory)란 것이 있었습니다. 이 이론의 대가로 인정받는 분이 여러분도 잘 아시는 히포크라테스입니다. 이 분이 생존해있던 시기가 기원전 400년경이었으므로 중의학에서 거성으로 추앙받는 편작(기원전 600년경)과 화타(기원전 200년경)가 살던 시절의 중간정도에 시기에 활동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네 가지 체액(혈액, 점액, 흑담즙, 황담즙)이 있고 그 부조화가 질병의 근원이며 사람의 기질은 이런 체액의 조성에 따라 4가지 기질로 나눠진다는 등 어찌 보면 동양의 전통의학과 맥을 같이 하는 측면이 보입니다. 놀랍게도 이런 이론은 그 후로 상당히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주창되고 전승되어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도 에이리히 프롬과 같은 철학자들도 이런 이론을 수용할 정도가 됩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이런 주장은 아무런 심리학적, 생물학적인 근거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 의대에서는 단지 지나간 역사로만 배웁니다. 그런데 아직도 한의학에서는 수천 년 전의(혹은 수백 년 전의) 이론과 책으로 배우면서 그동안 축적되어온 의학사의 중요한 발견들을 애써 무시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주장입니다.
저도 한국에 있을 때는 이런 비판적인 생각이 상당히 강했었습니다. 그런 제가 미국에서 겪은 일련의 경험은 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읽은 한 논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논문은 이중맹검이 아니고 단지 사례보고 형식이라는 실험의 기법 측면에서의 단점으로 사실 별로 인정받기 힘든 논문이었는데 내용 자체는 제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활동하는 조로코프스키 박사가 수개월 동안 각종 질환(축농증, 알레르기, 각종 통증, 천식 등)을 가진 106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고려 수지침요법을 시행했는데 96%의 소아들이 빠르게는 시술 즉시 혹은 하루 이틀내에 증상이 소실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제가 놀란 것은 효과가 좋아서가 아니고 우리나라 한의학에서도 정통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수지침이(유태우 박사가 1970년대에 개발) 미국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옵션중의 하나로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수지침이 비교적 근래에 개발되었다고는 하나 우리나라의 한의학적 전통이 없었다면 도저히 나올 수 조차 없는 것이므로(손안에 인체의 각 장기에 영향을 주는 포인트들이 있다는 것은 서양 사람은 상상도 못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의학이 그 자체가 철학이든 과학이든 뭔가 장래에 의학 발달에 기여할 만한 재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미국의사들은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만 아니면 환자에게 어떤 치료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의 미국 의사들이 일찍이 중의학의 침술을 받아들여서 연구를 했고 급기야 1997년 NIH(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침술이 각종 만성통증과 관절염 등에 치료로 쓰일 수 있다고 공식으로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뒤늦게 인기를 끄는 카이로프랙틱이나 각종 건강식품이 사실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한계를 정하지 않는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대체/보완 의학적 방법들이 다 효과가 있다고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의사들은 어찌 보면 우리나라 의사들보다도 이런 측면에 대해서는 마음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로 일본의 영향을 받은 지압도 일부 미국 의사들에 의해 도입이 되어 병원에서 혹은 물리치료실에서 시술이 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의학의 영역으로 아직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수지침이 연구되기 시작했고 부황이나 뜸 등이 미국 의사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한국의사들이 전통의학에 대해 용인을 하기 어렵게 하는 진짜 문제는 위에 언급한 이유들 중에서 특히 한의학으로 잘 못된 환자를 너무 많이 보았다는 것일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한의학에 대한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게 되고 연구의 대상으로 조차 여기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면에서 의사들의 주장인 의료 일원화란 것도 따지고 보면 그저 한의학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의학과 한의학을 함께 배워서 서로의 장점을 다 이용하여 환자를 도와준다는 측면에서는 이론상으로는 바람직한 개념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의사들의 입장에서는 한의학 연구는 우리가 하면 되는데 의사들이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두 영역이 합쳐지면 결국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그랬듯이 한의학은 현대의학을 보조하는 조그만 수단에 불과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의료 일원화는 결국 한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쇠퇴시길 것이라는 것이죠.
미국의 침구사의 클리닉. 미국은 일부 의사와 침구사가 둘 다 침술 요법을 한다.
미국이건 유럽이건 세계는 질병에 대한 가장 좋은 치료법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이 의대 연구실에서 나왔건 한의대 연구실에서 나왔건 가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의사들의 우려를 씻는 정도가 아니라 깜짝 놀랄 성과를 가지고 의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한의학이 언젠가 세계인의 난치병을 위해 소중하게 쓰일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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