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제 블로그에 독자의 기고를 올리고 나서 정말 많이 혼나고 있습니다. 일부는 제가 이 글을 올렸으니 저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계시기도 했고 일부는 왜 제 블로그의 주제(논조)에 맞지 않는 글을 올렸냐고 나무라고 계시기도 했고요. 제 블로그에 왕래를 이제 끊겠다는 독자의 말씀을 들으면서 정말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대상을 두고 다르게 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관용이 참 아쉽기도 합니다.
* 저도 저만이 유일하게 진실을 알고 있고, 말하는 사람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고 다른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하며 홍진모님도 예외는 아닐 것 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누군가 무슨 주장을 할 때 틀리면 틀린 면을 지적해주고 자신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런 생각을 전해주되 상대방을 비난을 자제하는 것이 서로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조목조목 자신의 의견을 달아 주셨고 저는 홍진모님 보다는 그 분들의 생각과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이제 두 번째(마지막) 홍진모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제 생각과 거의 반대였던 이전 글과는 달리 제 생각과 가까운 부분이 많은 글입니다. 한번 읽어주시고 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원래는 10월 1일 발행예정이었으나 제가 발행하기로 원래 계획했던 <영어에서 관사를 쉽게 파악하는 법이 있을까-3탄>을 9월 28일로 일단 미루고 이 논쟁을 마무리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9월 24일경에는 공지사항 포스트가 나갑니다.
원제: 예비 기러기 아빠들을 위한 제언
written by Hong, Jinmo(2003년 봄에)
며칠 전 기러기 아빠들의 돌연사 기사를 읽고 너무 마음이 아파 이 글을 씁니다. 저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방학을 이용하여 주재원 자녀들(최대 9명)을 가르친 경험이 있습니다. 평소에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학교생활과 교육과정을 묻게 되었고 학부모들과의 대화에서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교수생활을 4년 하였고 이제까지 서울에서 유치원부터 석사까지 졸업하였기 때문에 국내 교육의 실태도 잘 알고 있으며 지금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자식을 잘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모 은행 지점장이 제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분은 영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아들을 낳아 그곳에서 교육을 시켰는데 우리나라에 돌아와 중학교 2학년에 보냈더니 학교와 친구들에게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고 항상 반에서 꼴지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다시 유학을 보냈으면 하는데 내 생각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그분이 저보다 더 잘 알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제가 뭐라 하기 어려운 경우였지만 아래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였고 그분은 내 말을 존중하여 유학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에 말씀 드리는 것에는 다소 저의 편견이 있을 수 있고 모든 것을 획일화한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말이 좋은 참고사항이 될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조기유학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학부까지 해당한다고 봅니다.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우리나라 교육은 입시위주이고 시설과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2. 우리나라에서는 사교육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이 돈 가지고 유학을
보내는 것이 낫다.
3. 내 아이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겠다.
4. 우리나라 대학을 졸업하여도 취업준비를 또 해야 하며 경쟁력이 뒤떨어진다.
5. 대부분의 아이들이 유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아이를 그들과 비교하여
열등하게 할 수 없다.
6. 주변에서 듣는 얘기로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학비가 싸고 좋은 교육을
하는 학교가 많이 있다.
7. 자녀들이 적응을 잘못해 혹시 실패할 수는 있어도 영어는 건질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 밖의 나라들도 교육의 이념이 같기 때문에 거의 같으리라 생각됩니다. 미국의 경우 공교육이 무너진 것은 오래고 이제는 거의 포기한 수준입니다. 미국의 초, 중등교육의 목표는 올바른 시민교육입니다. 질서를 잘 지키고, 정직하며, 사회구조에 일원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인교육과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은 학생들에게 많은 지식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교육은 인격의 형성보다는 올바른 시민정신에 입각한 매너와 질서교육이 중심입니다. 지식과 학문은 일부 천재들과 재산이 많은 부모의 자녀에게 사립학교를 통해서 교육을 시키며 그 밖의 대다수 아이들은 그런 교육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서양에서 교육제도와 철학을 획기적으로 바꾼 사람이 바로 히틀러입니다. 히틀러의 교육은 대부분의 서양국가에서 아직도 신봉되고 있으며 가장 잘 받아들인 나라가 미국입니다. 히틀러의 교육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천재들은 최고의 교육을 시킨다. 나머지는 우매할수록 좋으며 국가의 명령과 질서를 잘 따르는 시민으로 키우면 된다.” 입니다. 따라서 미국도 히틀러와 같이 우리나라의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IQ검사를 실시하여 140이 넘는 학생들에게 본인의 의사에 따라 전학을 시킵니다. 미국은 이러한 영재학교가 각 주마다 몇 개에서 십여 개 있으며 머리가 좋은 우리나라 학생들이(대부분 교포) 상당한 비율(LA의 경우 30%)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수한 영재학교를 제외하고 미국의 교육은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로 구분되는데 그 차이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크기 때문에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선 클린턴이 나온 사립학교(편집자: 이 부분의 사실 관계에 관한 내용은 아래 K님의 댓글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동부의 사립학교들은 공납금이 1년에 수천 만원에서 1억에 이릅니다. 입학조건은 무척 까다로워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도 심사를 하며 미국사회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지위에 크게 좌우 됩니다. 이런 학교들은 그야말로 최고의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모든 학문, 스포츠, 리더십 등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욕을 하거나 싸움만하여도 퇴학시키는 등 학생들은 꽉 짜인 생활과 틀 속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게 됩니다. 클린턴이 학생시절 마약과 마리화나를 경험해 보았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학교에 가면 자기 전용 말이 있을 정도로 시설과 교육의 질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의 대다수 공립학교는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거의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는 대게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면 끝납니다. 한 학기 과목은 5개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그 흔한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에 관련된 수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배울 수 없으며 경제, 사회, 문화와 관련된 과목도 배우기 어렵습니다. UCLA뿐만 아니라 미국의 일반대학생들이 피카소나 베토벤이 뭐했던 사람인지 잘 모르며, 정치와 사회, 종교, 지리, 문화에 관련된 문제를 인식하는 수준이 우리나라의 중학교 학생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중등교육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학입시는 SAT-I 이란 시험이 있습니다. 과목은 수학과 영어만 있으며 수학은 우리나라 고 1 수준입니다. 지원학과에 따라 이공계는 과학 1과목, 어문계열은 제2외국어 1과목을 치르는 SAT-II 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생물 등 3과목만 공부하면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 우리나라와 같은 입시지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큰 잘못입니다. 미국에서의 학벌은 우리나라와 의미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연대, 고대를 졸업하여도 취직걱정만 덜할 뿐 지위를 보장받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Ivy리그 8개 대학이나 MIT같은 몇 개의 유수 대학을 졸업하면 귀족이 되기 때문에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대학들의 졸업장은 취업은 물론 귀족에 준하는 지위를 보장하는 문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입시지옥은 우리나라의 그 정도와 비교되지 않습니다. 이런 대학들은 SAT 시험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입학기준이 매우 까다로울 뿐 아니라 설사 입학하여도 졸업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에 그들에게 전인교육이다 한국인의 정과 철학사상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의 생각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1. 우리나라의 교육은 한마디로 전인교육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과목의 수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많고 수준도 높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한심한 교육행정과 중고등교육 평준화 정책 때문에 전체적인 질적 저하가 있었고 교육의 본질인 불평등과 차별화가 무시되었고 사립학교의 질적 발전이 크게 둔화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을 요구하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수요를 무시하고 교육의 본질인 차별과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 왜곡된 교육행정으로 인하여 전인교육이라는 훌륭한 이념이 평가절하 되었고 기러기 아빠들을 양산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저질 교사들과 열악한 교육시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중등교육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화수준과 상식, 가치관, 행동으로 볼 때 어떤 선진국의 학생들과 비교하여도 월등하다 하겠습니다. (단, 매너교육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이며 부모들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2. 사교육에 들어가는 돈으로 유학을 보낸다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미국의 경우 생활수준이 높고(중 상류사회), 물가, 서비스비용이 높기 때문에 생활비가 우리나라의 2-3배 된다고 보면 맞습니다. 특히 뉴욕이나 시카고 등 대도시일 경우 4-5배라 할 수 있습니다. 마켓에 가서 먹을 것을 사오는 일도 자동차로 한참 가야하고 차가 없을 경우에는 보통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순히 학비가 적다고 해서 공립학교에 보내놓고 교육을 잘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교육을 잘 받게 하기 위해선 사립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돈도 엄청나게 들지만 그런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부모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LA에 있는 유명한 사립학교의 경우 선착순으로 뽑기 때문에 모든 가족을 동원해서 약 1주일 동안 줄을 서곤 합니다. 24시간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 교대로 줄을 서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3. 미국의 일반 주립대와 흔한 사립대에 입학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동부의 Ivy리그 8개 사립대학과 일부 유명한 대학을 가는 것은 우리나라의 서울대, 연세대 입학만큼 어렵고 졸업은 더욱 어렵다고 보면 됩니다. 똑똑한 자녀를 둔 부모들은 더욱 처절한 입시지옥으로 자녀를 내몰아야 합니다.
4. 우리나라 대학들의 경쟁력은 참으로 한심스러울 정도로 낮습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천재들을 바보로 만드는 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한데 있습니다. 중고등 교육은 학생과 선생이 그런 대로 견제를 받기 때문에 괜찮은 편인데 대학은 학생과 교수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공부하지 않아도 졸업할 수 있습니다. 학사경고가 1.5/4.0(비누적 점수)에 불과하고 최대 3회까지 버틸 수 있으며 교수들도 공무원법에 따르기 때문에 해고가 불가능한 존재들입니다. 교수 임용 후 2년만 지나면 더 이상 나태할 수 없을 만큼 나태해 집니다. UCLA의 경우 학부학생은 2.75/4.0(누적 점수) 이하는 학사경고이며 한번밖에 만회 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매 학기 30%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제적당하니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다.
교수들도 제명되는 비율이 임용초기 70%에서 조교수 20-30%에 이르기까지 매우 높기 때문에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칠 수밖에 없고 연구도 꾸준히 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제도와 그 시행상의 문제이고 우리나라 교육행정의 보신주의가 가져온 문제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만으로 우리나라 대학교육 전체를 매도할 수는 없습니다. 대학이 사회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써 학생들을 보호하고 한국적인 가치관을 검증하는 무대로써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우리의 대학도 나름대로 가치는 있다 하겠습니다.
5. 미국에서 조기에 유학을 온 대학생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보입니다. 처음 대학 구내에 있는 테니스코트에 갔더니 한국학생들은 저만 빼고 모두 가장 비싼 유명브랜드의 테니스 채를 갖고 있었습니다. 저도 큰마음 먹고 $100짜리 테니스 채를 샀는데 그들은 $250짜리 똑같은 채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가장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모의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유학 가는데 내 아이만 유학 못 가면 바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자녀들로 하여금 내게 알맞은 테니스 채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6. 미국의 중고등교육은 공립학교의 경우 학비가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영재학교는 주에 따라 무료인 곳도 있고 영세민 자녀를 위한 무료학교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명한 공립학교도 있는데 교육의 질은 우수한 편이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일반적인 공립학교의 틀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7. 가장 중요한 부분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우리아이가 미국에 적응을 못해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영어는 건질게 아니냐. 영국의 학생들은 동양학생들을 왕따 시킨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를 제외하고 인종차별이 심합니다. 한국학생들은 자기들끼리 놀고 미국학생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상식적이고 당연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영어를 배우기는커녕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가치관이 삐뚤어지고, 부모를 원망하게 되며, 자신감을 잃고, 심한 경우 마약이나 마리화나, 술, 담배에 의존하게 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마리화나의 경우 담배만큼 흔하기 때문에 쉽게 빠져버리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가장 예민한 나이에 마음에 상처를 받기 때문에 그 후유증은 거의 평생을 가고 부모에 대한 원망과 미국의 개인주의적 가치관에서 오는 혼란 때문에 정신적으로 방황하게 되어 성공하는 예를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교포자녀들은 언어장벽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성격에 따라 잘 적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를 더 많이 보게 됩니다. 유학초기에는 언어장벽으로 자신이 외계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다가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잊어버리는 단계에 갑니다. 좀더 지나면 몇몇 학생들(특히 여학생)은 영어가 편하고 단순한 미국아이들이 복잡한 한국학생들보다 좋아지게 되어 한국 사람이면 무조건 깔보고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혀 적응을 못해 한국학생들끼리 서로 의지해서 생활하며 영어는 거의 못하게 됩니다.
위와 같이 저의 경험을 토대로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1. 조기유학(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은 보내지 마십시오. 얻는 것은 거의 없고 잃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데리고 자주 여행을 가는 것이 조기유학보다 더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일 것입니다. 또한, 화목한 가정이야 말로 어떠한 사교육이나 조기유학보다도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고, 보장된 교육방법이라 확신합니다. 자녀를 위한다는 조기유학은 화목한 가정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와 자존심까지 포기해야 합니다.
2. 자녀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학생이 되면 방학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보내십시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계획을 철저히 세워 현지의 학생들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도시에는 낮에도 들어가면 위험한 곳이 있습니다. 무작정 가는 껍데기 여행은 오히려 우월의식, 사치, 현실기피 등 가치관의 왜곡만 가져오게 됩니다.
3. 안에서 새는 바가지를 밖으로 내보내면 막을 방도가 없습니다. 국내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는 아이를 유학 보내면 그 아이는 버림받게 됩니다. 그 아이는 국제미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4. 우리나라에도 잘 찾아보면 좋은 사립학교들이 있습니다. 평준화 정책으로 어렵긴 하지만 노력하면 좋은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번 이사 아닌 이사를 다녀야 하는데 1주일 동안 줄을 서는 것 보다 훨씬 쉬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자녀가 유능한 이기주의자, 개인주의자가 되는 것 보다 인간미 넘치고 정서가 안정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올바른 교육이라 하겠습니다.
5. 우리나라사람들 특히 학생들의 평균적인 문화수준은 세계에서 1-2위를 자랑합니다. 미국에서 발표하는 교육수준도 항상 우리나라가 1위입니다.(TIME지 발표) 미국은 대략 27위정도 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평균 IQ가 120 정도인데 비해 미국의 경우 100을 넘지 않습니다. TIME지를 보면 그 이유를 분석해 놓았는데…….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단, 우리나라 부모를 포함하여 학생들의 매너수준은 세계 하위권에 속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교육에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조기유학이 아니라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는 것과 매너교육에 있다고 봅니다. 화목한 가정의 자녀들은 공부에 전념할 수밖에 없으며 자신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부모에게는 어떠한 자녀라도 실망을 주지 않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알고 표현하도록 매너교육을 시킨다면 조기유학에서 성공하는 극소수의 아이들보다 더 올바른 사람이 될 것입니다.
6. 첨단 분야의 석 박사 유학은 미국 내 해당분야 TOP 10 에 들어있는 대학교에만 유학을 보내십시오. 해당분야 TOP 10 이하의 학교에서는 그리 배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두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기러기아빠들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고 우리나라 교육행정 당국자들이 보신의 대가로 얼마나 큰 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최고의 문화수준과 교육열을 갖고 있는 나라의 사람들이 자녀들의 학업수준에 관계없이 무작정 유학을 보내는 기이한 현상에 대해 교육행정당국만 탓하고 있기에는 현실이 너무나 절박하다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한 대학에 수백 명의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술과 담배에 찌들어져 오후 3시에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서글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의 살길은 교육의 본질인 불평등과 차별(이 말에 거부감이 올지 모르지만, 교육학에 나오는 기본개념입니다.)을 심화하기 위해 학교교육을 무한경쟁 체제로 만들어 경쟁에서 뒤처지는 학교, 교사는 자연 퇴출되고, 나태한 학생들은 전학의 불편을 감수하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들과 교사들 특히 교수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견고한 장치를 두도록 교육부를 설득하거나 이런 철학을 갖고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합니다.
이것만이 기러기아빠들의 외로운 희생을 막는 길이며 다른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소외 받는 우리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길입니다. 자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을 100% 만족하는 아이는 제 경험상 1%도 되지 않으며 그러한 기회가 자식에게 과연 좋기만 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본 글을 보내주신 홍진모님은 서울 양정고를 졸업하고 83학번으로 연세대 건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고 미국 UCLA에서 박사과정을 밟으셨습니다. 현재는 ㈜인포넷그룹의 이사로 재직 중이십니다. 동양철학과 미국과 한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 홍진모님은 본 글은 정확한 근거에 기초해 쓰신 것이라고 알려오셨습니다만 제가 모든 fact를 확인하지는 못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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