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말에 스텝1을 치고 이제 스텝2를 준비 중인 사람입니다. 최근 스텝 1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점수는 X9 점이었습니다. 제가 점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사정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시험보고 나오면서 나중에 점수를 받게 되면 절대 외부에 개인 점수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을 하게 되는 데 이게 영 마음에 걸려 서리...
제가 이 글을 쓰려고 생각한 이유는 제가 시험공부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게 이정도 공부하면 도대체 어느 정도 점수가 나올까. 남들은 어느 정도 공부하고 시험을 봤을까. 이 문제집을 풀 때 얼마정도나 실제 점수와 관련성이 있을까. 등등 이었습니다. 다행히 몇몇 선생님들이 나는 이런 책을 봤었다 라든가 얼마동안 준비했다 라든가 몇 점을 받았다 까지 써주셨지만 한사람이 이런 내용을 쓴 것은 아니고 서로 다른 사람의 글이었으니 다만 이를 조합해서 나름대로 짐작을 할 뿐이었지요.
서론이 길었는데 제가 공부한 과정을 낱낱이 써 보겠습니다. 시험 공부하다가 내가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회의가 드는 분들이 특히 읽어주시면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글은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경험과 소감이므로 반 정도만 믿으시고 감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훌륭하신 선생님의 글도 읽고 비교하시고요.
이 시험을 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저를 포함하여 기어코 미국에 가서 의사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고 이분들의 대부분은 고득점이 레지던트 지원에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계실 것 입니다. 하지만 그 고득점을 받는다는 것이 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고득점자들이 얼마나 노력투자를 했는지 알면 자신의 공부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저는 스텝1준비에 8개월을 투자했습니다. 하루에 책상에 앉아있었던 시간은 출근해서 퇴근할 때 까지니까 8시간정도 되겠지만 이중 식사시간과 일하느라 왔다 갔다 하면서 소비한 시간을 고려하면 진지하게 공부에 집중한 시간으로는 하루에 3시간에서 5시간사이라고 생각됩니다. 평균은 4시간정도요... 그리고 저녁에는 좀 쉬고 2-3 시간은 영어공부에 투자했지요.
종합문제집은 BSS 5권, NHS Review for USMLE Step 1 (Lazo), Q bank를 보았고 종합정리서는 step up과 FA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해부학과 미생물학은 ridiculously simple, 신경 해부학, 행동과학, 태생학, 면역학은 high yield, 생화학과 약리학은 Lippincort, 생리학과 병리학은 BRS, 조직학과 유전학은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았고요.
진도는 리뷰북을 볼 때는 하루에 50 page를 목표로 읽었고 문제집은 150문제를 목표로 했었습니다. 통상 약간씩 목표에 미달하고 하루 공부를 마쳤지요. 결국 그렇게 8개월 하니까 각각 2번 정도 봐지더군요. 하지만 다른 분들도 꼭 2번씩 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공부하는 스타일이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저는 그냥 빨리빨리 한번 대강보고 한 번 더 봐야 이해가 되는 스타일이라서 그랬지만 학교 다닐 때 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번을 보더라도 신중하게 보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시험 준비하는 저의 각오는 최대한 좋은 점수를 맞아야 겠다는 거였고 그래서 책도 닥치는 대로 다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책에 대해 간단히 평을 하자면 해부학과 미생물학을 공부한 ridiculously simple 은 정말 대 만족스러웠습니다. 재밌는 그리고 매우 schematic한 그림과 명료한 해설이 이해하는데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 준 것 같습니다. 별 다섯 개는 주고 싶군요. 신경 해부학, 행동과학, 태생학, 면역학은 high yield를 봤는데 내가 이 책들을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거였나는 의문이 듭니다. 왜냐하면 제 선택기준은 최대한 간단하게 리뷰를 제공하면서 FA의 등급도 높은 것을 찾았던 것인데 간단한 것은 마음에 드는데 이해가 가끔 되지 않고 또 뭐가 중요한지 짚어주지 않아서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공부했으니까요.
특히 태생학과 면역학은 차라리 FA에 나오는 것만 좔좔 외우는 게 훨씬 비용 효과면 에서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행동과학은 그나마 좀 나았고. 신경해부학도 책은 좋은 책 같은데 제가 읽으면서 너무 지루하고 이해가 안 되어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다시 공부한다면 ridiculously simple 같은 책을 보았을 겁니다. 다만 신경해부학을 배운지 얼마 안 되어 좀 기본개념이 있으신 분에게는 다를 것 같습니다.
생화학과 약리학은 Lippincort를 봤는데 좋은 책들이란 점은 인정합니다. 아주 체계적이지요. 또한 실제시험에서 묻는 지식이 위 두 과목은 정말 상당한 수준의 이해를 요구합니다. 결국 공부하는 사람이 활용하기 나름일 겁니다. 하지만 ridiculously simple류의 이해를 잘 시켜주는 책을 보는 것도 상당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책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이해가 안 되면 공부 안 한거하고 똑같습니다. 대강 아는 정도로는 문제 풀기 정말 팍팍합니다. 이건 맥락에서 너무 요약된 책도 문제가 많을 것 같습니다.
생리학과 병리학은 BRS를 보았는데 무난합니다. 적당한 볼륨과 깊이. 역시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병리학은 BRS로 다 커버하긴 매우 힘듭니다. 워낙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다만 그렇다고 Robinson을 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문제집을 풀면서 감을 잡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FA와 q bank는 둘 다 별 여섯 개를 주고 싶습니다. q bank 2000문제를 다 풀었는데 실제 시험에서 그대로 나온 것은 저의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그 excellent 한 해설과 실제 시험 환경과 완전히 같은 포맷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step up은 매우 훌륭한 책이나 다른 리뷰북을 보신 분은 볼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옥상옥이라고나 할까요. 다만 시간이 워낙 촉박하여 리뷰북을 과목별로 못 보셨다면 FA와 더불어 보신다면 짧은 시간에 이해를 돕는 많은 그림과 표로 정리를 도울 것입니다.
BSS 5권, NHS Review for USMLE Step 1 (Lazo)을 평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저도 남들이 보니까 봤고 FA의 ranking이 높으니까 했지만 글쎄 실제 시험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책들보다는 각 과목별 리뷰가 우선입니다. 최근 시험경향을 제가 듣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문제집만을 많이 풀고 시험 보러 가신 분들은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리뷰하시고 q bank 다 푸시고 FA할 시간 충분히 남기고도 시간이 남으면 푸시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저는 q bank 풀 때는 평균 75점에서 80점 사이 정도 나왔습니다. 리뷰책보고 난 후에 그랬다는 얘기죠. 최하 58점도 맞았었고. 막판에 푼 문제 반복될 때는 100점도 맞았지만 이런 것은 큰 의미가 없지요. 그대로 나오는 것도 아닌데.
BSS는 65점정도가 나왔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서) 결론은 이런 문제집이 실제 시험에서 맞게 될 점수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려우나 q bank는 더하기 20점, BSS는 더하기 30점정도하면 자기 점수를 대강 알 수 있을 겁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스텝1,2의 score report는 100점만 점에 몇점이다라고 report 해주는 것이 절대 아니고 상대 평가로서 정규분포상의 상대적 수검자의 위치를 두 자리 혹은 세자리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고 이 두 자리 숫자가 80점이니 90점이니 하는 것입니다.) 이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주아주 대략의 추산으로 신뢰도는 엄청나게 낮은 겁니다.
마지막으로 제 글을 정리한다면 고득점을 원하시는 분은
- 반드시 리뷰북을 과목별로 보고 시험 보러 가십시오.
- q bank로 감각을 단련하십시오
- FA를 무조건 다 외십시오.
- 시간 남으면 문제집 풀어보시고
- 90점 이상의 고득점 하실 겁니다.
제 글을 읽고 그렇게 시간 많이 투자하면 누가 고득점 못할 사람 있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한 번에 좋은 점수를 맞아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신중할수록 좋겠지요. ^^;;
모두모두 고득점 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위 글은 제가 2002년 USMLE step1을 치고 medigate.net의 USMLE동호회에 올렸던 글입니다. 현재 USMLE 경향과 약간 다를 수도 있지만 막막한 이 시험 준비의 조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시 올립니다. 저는 당시 비용상의 압박으로 전혀 전문학원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혼자 준비했습니다만 아마 학원의 도움을 받으면 진도를 수월하게 나간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학원에서 아무리 잘 배워도 자신이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특히 학원을 다니시는 분은 언제나 복습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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