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전 글에서 누구라도 부자가 되기 원하면 부자의 습관을 따라야 하고, 가난한 사람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계속 가난 속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제가 생각해낸 것은 아니고 들은 것을 옮긴 것입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이 잘못된 습관을 가졌기 때문에 가난하다라는 식으로 비약하면 안되겠습니다만 부자들이 돈을 모으고 활용하는데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고, 가난한 사람이 생활을 꾸려가는 데에서는 어떤 낭비적인 요소가 발견되는가를 살펴볼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할 이야기는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한국에서도 매우 가까운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gearpatrol.com에서 가져옴 centralkynews.com에서 가져옴 중간쯤 sales tax 8.5%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 가보면 가난한 사람들이 잘 이용하는 사업체들이 있는데 이런 사업체는 부자 동네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첫번째로 눈에 잘 띄는 것이 바로 복권 판매점입니다. 예외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부자들은 복권을 잘 사지 않습니다. 이미 이루어 놓은 부가 있으니 복권을 통한 일확천금에 대한 갈망이 더 적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복권으로 돈을 벌 확률은 잃을 확률을 훨씬 능가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서 사실 부자들은 돈을 버느라 바빠서 복권 사러 갈 시간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 특히 직업이 없이 사회보장으로 어렵게 사는 미국인들은 복권을 매우 좋아합니다. 저도 어디선가 읽은 것이 있어서 확인할 겸 제 환자들 중에 가난한 사람들을 골라서 복권에 대해 물어보면 매주 소액이나마 복권을 산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물론 부자가 될 희망이 없이 사는 것보다는 꿈이라고 꾸면서 사는 것이 낫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복권에 당첨되어 부자가 된 사람들이 파산, 이혼, 자살 등으로 불행한 삶을 마감했다는 뉴스를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미국의 캔터키 대학과 피츠버그 대학 등의 연구진의 3500명의 복권 당첨자 추적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5년 내에 재산을 모두 잃었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내가 일해서 번 돈, 투자해서 번 돈은 쉽게 나가지 않지만 복권으로 번 돈은 너무도 쉽게 나가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그렇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도 복권은 문제가 많습니다. 한국 로또의 경우도 판매금액의 50% 정도가 당첨금으로 지급되고 나머지는 주로 공익사업으로 쓰이기는 합니다만 이 공익사업이라는 것이 어차피 세금으로 감당해야 할 부분인데 로또를 사는 사람에게 과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런 준조세는 주로 로또를 사는 중하층에서 부담하게 됩니다. 그래서 복권은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합니다.
둘째로 술과 담배 판매점입니다. 한국은 구멍가게든, 편의점이든 술과 담배를 파는 곳이 너무 많아서 굳이 판매점을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만 미국은 월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점에서 주류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Liquor store라는 주류 판매상들이 그들의 면허를 가지고 주류를 취급하고 여기에 더해서 담배도 함께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류 판매점이 가난한 동네에는 정말 많이 보입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마틴 보락 등의 ‘가난과 흡연’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을 조사해보니 부유한 전문직에 비해서 가난한 실업자들의 흡연률이 50%에서 100%가량 더 높았다고 합니다.
여담인데 최근 국제 보건기구에서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전에는 적당한 음주는 괜찮다는 분위기였는데 의학계에서도 음주는 소량도 삼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쪽으로 공감대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로 가난한 동네에 많은 것이 payday loan이라는 급전을 빌려주는 업체입니다. 한국으로 말하면 사채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월급날 갚는 것으로 하고 자신의 개인수표를 써주고 현찰을 대출받는 것인데 100달러 2주간 빌리는데 115달러를 갚는 식으로 되기 때문에 연리로 수백에서 수천 퍼센트에 해당하는 고리대금업입니다. 물론 가난할수록 단 몇 백 불의 소액도 저축해 놓은 돈이 없어서 피치 못하게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에서도 가난하다고 다 연 이자 수십 퍼센트를 무는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미국에서도 소득은 낮더라도 자신의 소득을 잘 관리하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못한 사이 주로 이용하는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돈이 없고 신용도 없어서 다른 형태의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본질은 고리대금업일 뿐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번 돈 내에서 분수에 맞는 소비생활을 하고 비상금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일정액을 남겨서 모으는 수 밖에 없습니다. 수입이 적어서 도저히 이렇게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수입이 적은 사람이 고리대금업자에게 갖다 줄 돈이 과연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넷째로 한국에서는 낯선 사업인데 rent to own이라는 것을 표방한 업체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리스와 비슷한 개념인데 매달 소액을 내고 가구나 전자제품을 가져다 쓰고 나중에 리턴을 하든지 더 돈을 내고 구입하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당장 목돈이 없는 서민층에게 희소식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또 다른 고리대금업입니다. 저희 집으로도 종종 전단지가 들어와서 보면 노트북 컴퓨터는 10불, 60인치 평면 텔레비전은 30불 하는 식으로 광고를 합니다. 언뜻 보면 매우 싼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작은 글씨로 per week(매 주당)이라고 써있어서 일단 속았구나 생각이 들지만 한 달로 계산해서 봐도 실제 구입비에 비하면 워낙 작은 돈이라 한번 용기를 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국도 각종 할부로 파는 물건들이 이와 유사한 것일 텐데 전의 글에서도 강조했지만 지금 살 돈이 없으면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 정답이고, 정 사고 싶으면 돈을 모아서 내 돈으로 사야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글의 제목을 사업이라고 하긴 했는데 마지막 다섯 번째로 제가 꼽고 싶은 것은 사실 개인 사업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정부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은 직접세가 있고 간접세가 있습니다. 직접세는 소득세나 재산세와 같이 세금을 재산을 가진 사람에게 직접 거두는 것이고, 간접세는 소비세와 같이 소득의 지출과정에서 포착되어 내야 하는 세금입니다. 전에 글에서 미국인의 47%가 연방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집 한 칸, 차 한 대도 없는 사람도 물건을 살 때마다 소비세를 냅니다. 한국은 물건 값에 세금이 숨어있어서 물건을 살 때 세금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지만 미국은 친절하게도 물건 값은 얼마고 세금은 얼마라고 따로 영수증에 써 줍니다.
이렇게 해서 다섯 가지의 미국에서 서민을 더 빈곤하게 하는 사업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보셨다시피 한국에도 이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업체도 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복권, 담배, 간접세는 아예 정부 사업이고 술에 붙는 주세도 사실 정부로 가니 정부가 빈자에게 돈을 걷어서 모든 사람에게 나누는 부의 재분배(?)에 앞장 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료와 정치인을 바꾸는 것은 미래의 일이고, 자신을 바꾸는 것은 당장의 일입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가난하지 않더라도 더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일수록 돈을 현명하게 써야 할 것입니다.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에서 전문가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부자가 될 사람은 복권을 사고 싶은 생각이 들면 복권을 사는 대신 돈을 모아야 합니다. 술과 담배를 하고 싶으면 그대신 돈을 모아야 합니다. 평면 텔레비전을 원하면 할부로 사지 말고 돈을 모아야 합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로 현금 서비스를 받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일시적인 소비로 만족감을 얻는 생활에서, 소액이지만 쌓이는 돈을 보는 것에서 만족감을 얻는 생활로 돌아가야 합니다. 저에게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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