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에서 병원 입사 인터뷰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한결같이 하는 말은 얼마나 영어를 잘하기에 미국병원에서 면접을 볼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저 자신도 우스운 것이 필라델피아의 모 대학병원에서 면접을 보는데 그 병원 교수님이 물어보시더군요. 자신이 많은 한국 사람을 보았는데 대부분 매우 명석하고 지식이 많았다. 하지만 영어는 별로더라. 너는 한국인인데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느냐고 하면서 자신이 요즘 스페인어를 공부중인데 실력이 도통 늘지 않는다 무슨 방법으로 하면 좋겠느냐고 오히려 면접하러간 저에게 자문을 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의 예를 들겠습니다. 제 친구 중에 지금은 한국에서 철수해버린 다국적 유통기업 까르푸에서 20대에 부장의 자리에 올라간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부장이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영어였습니다. 그 친구가 신입사원으로 까르푸에 막 입사한 당시는 한국 까르푸가 처음으로 한국에 상륙해서 대거 경력직 사원을 뽑을 때였습니다. 당시 유력 백화점에 근무하는 대리, 과장급 사원들이 대거 스카우트되기도 했고 자발적으로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까르푸 각 지점의 지점장들은 다 외국인(특히 프랑스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국의 문화와 언어에 자부심이 지나쳐서 자만심으로까지 발전한 프랑스 사람답지 않게 글로벌 경영에서는 영어가 공용어라고 합니다. 한국 까르푸도 당연히 간부 회의의 공식영어는 한국어도 불어도 아닌 영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인 간부사회들의 영어실력이 별로 인지라 지점장과 의사소통이 매우 힘들었다고 합니다. 까르푸 측에서 직원들을 영어연수를 보내기도 하고 직장에서 전속 영어교사를 두고 직원을 가르치는 등 안간힘을 써서 직원의 영어 능력 계발을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은 별 소득이 없었나봅니다.
제 친구는 다른 배경은 없지만 출중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지점장이 부장, 과장급들과 대화할 때 항상 중간에 끼어서 통역을 해주어야 했고 아마도 지점장이 통역을 두고 이야기하기가 답답했는지 제 친구를 일약 20대에 부장으로 승진을 시켜버렸습니다. 지금이야 영어 잘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으니까 영어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라고 봅니다만 역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운이 더해지면 성공을 할 수 있나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읽으신 분들은 왜 제가 이런 자랑을 썼나 궁금하실 겁니다. 솔직히 고백을 드리면 당시 인터뷰를 위해 미국을 다닐 때 제 영어실력은 정말 생존만 가능한 정도의 영어(survival English라고 그러죠)였습니다. 그럼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인터뷰를 준 미국의 의대 교수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여러분, 영어로 연극을 할 때 영어로 대사 잘 한다고 영어 잘 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렇습니다. 저는 그냥 예상 질문과 모범답안을 만들어서 완벽히 연극 대사 외우듯이 공부하고 가서 답변을 했던 겁니다.
물론 모범답안 놓고 준비한 것이 누굴 속이기 위해 나쁜 일 한 것은 아닐 겁니다. 미국인 지원자들도 예행연습은 한다고 그러던데요. 문제는 너무 준비를 잘한 나머지 저의 한참 부족한 영어를 감추는 수준을 넘어서 외국어 공부 비결을 미국 교수에게 가르쳐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으니 정말 희극적인 상황된 것이죠. 그 인터뷰에서 제가 식은땀을 흘리며 제 예상 답변에는 없는 외국어 공부의 비결을 가르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정말 세상에서 가장 긴 인터뷰였습니다.
요즘 시사 주간지에 가끔 나오는 주제가 한국의 기업들이 신입사원들의 영어 실력이 형편없어서 고민이라는 겁니다. 토익 점수는 좋은데 왜 미국에서 전화만 오면 도망가느냐 하는 것이죠. 저는 이런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저에게 답을 묻는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제가 인터뷰에서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연극대사 잘 외워서 한마디 잘 했다고 말 잘하는 사람 아니고 토플, 토익 고득점을 맞기 위해 문제집 많이 풀어서 좋은 점수 나왔다고 영어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영어가 태평양이라면 토익, 토플은 동네의 개천입니다. 동네 개천에서 수영 잘 한다고 태평양에서 수영 잘 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물론 잘 할 수도 있고 수영은 아예 못하는 사람보다는 그나마 동네에서라도 해 본 사람이 낫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시험점수로 사람을 뽑아 놓고 실전영어를 못한다고 한탄하는 기업 담당자들의 우둔함은 정말 화가 납니다. 우리국민이 토익, 토플로 낭비하는 외화가 얼마입니까. 해마다 1조원이라고 합니다. 기업에서 영어 잘 하는 사람을 뽑고 싶으면 영어로 면접도 하고 영어로 하루 일도 시켜보면 영어 잘하는지 바로 알 수 있는데 시험 점수로 뽑아 놓고 왜 신입사원 탓을 한다는 말입니까. 진짜 영어실력으로 뽑으면 누가 쓸데없이 시험점수에 매달리겠습니까. 그냥 기본기를 기르는 영어공부를 하게 되지요.
기본기를 기르는 진짜 영어공부의 첫 단계는 전에 말씀드린대로 영어책 읽기 입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정확한 발음이 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 첫째 공부하는 자기 자신이 어떤 게 정확한 발음인지 공부를 통해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3-10시간만 투자되면 기본 원리는 다 알 수 있다고 전에 말씀드렸습니다. 둘째로는 원어민이 어떻게 그 책을 읽으면서 발음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원어민이 영어로 책을 읽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영어 테이프가 따라오는 책을 사면되지요. 일단 중고교 교과서용 테이프가 있을 테고 각종 영어 소설도 테이프가 따라 옵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도 영한 대역에 테이프가 따라오고 수많은 영어교재, 영화영어, 영어 잡지등도 테이프가 따라 오는 게 많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교재로서 이런 것을 골라주면 되지요.
공부하는 순서는 일단 테이프를 찬찬히 듣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 들어보고 어디서 안 들리는지 잘 기억합니다. 해석은 안 될 수도 있지만 음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음을 알아듣는다는 말은 받아쓰기를 할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해석은 직독직해가 안 되어도 일단 받아쓰기가 가능하면 한결 낫지요. 하지만 받아쓸 수 있을 정도로 이해를 하면 좋다는 말이지 영어공부를 위해서 굳이 받아쓰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일설에는 받아쓰기가 영어 청취능력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듣는 것하고 테이프를 앞으로 뒤로 감으면서 받아 적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받아쓰기하기가 안하기보다 우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쓰기를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받아쓰기를 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 같은데 제 경험으로는 특별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그냥 들린다 안들린다 판단하고 지나가는 것이 차라리 더 많은 듣기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많으므로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래서 영어 읽기를 잘하려면 듣기를 먼저하고 정확한 발음을 다시 한 번 숙지한 후에 마치 테이프에 있는 목소리를 성대모사라도 하듯이 똑같은 억양, 발음으로 읽는 겁니다. 테이프를 켜 놓고 함께 따라가면서 읽어도 되고 혼자만 읽어도 되지만 충분히 듣기를 해서 발음과 억양이 익숙해진 후에 읽기를 시작하세요. 그리고 큰 소리로 읽는 것 잊지 마시구요. 노력하는 사람에게 영어정복은 더 이상 신기루가 아닙니다. 반드시 얻어질 수밖에 없는 당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국 속담을 알았는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Well begun is half done."
또 한 가지의 예를 들겠습니다. 제 친구 중에 지금은 한국에서 철수해버린 다국적 유통기업 까르푸에서 20대에 부장의 자리에 올라간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부장이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영어였습니다. 그 친구가 신입사원으로 까르푸에 막 입사한 당시는 한국 까르푸가 처음으로 한국에 상륙해서 대거 경력직 사원을 뽑을 때였습니다. 당시 유력 백화점에 근무하는 대리, 과장급 사원들이 대거 스카우트되기도 했고 자발적으로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영어라는 앰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노력하면 반드시 정복된다.
하지만 까르푸 각 지점의 지점장들은 다 외국인(특히 프랑스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국의 문화와 언어에 자부심이 지나쳐서 자만심으로까지 발전한 프랑스 사람답지 않게 글로벌 경영에서는 영어가 공용어라고 합니다. 한국 까르푸도 당연히 간부 회의의 공식영어는 한국어도 불어도 아닌 영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인 간부사회들의 영어실력이 별로 인지라 지점장과 의사소통이 매우 힘들었다고 합니다. 까르푸 측에서 직원들을 영어연수를 보내기도 하고 직장에서 전속 영어교사를 두고 직원을 가르치는 등 안간힘을 써서 직원의 영어 능력 계발을 위해 노력했는데 결국은 별 소득이 없었나봅니다.
제 친구는 다른 배경은 없지만 출중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지점장이 부장, 과장급들과 대화할 때 항상 중간에 끼어서 통역을 해주어야 했고 아마도 지점장이 통역을 두고 이야기하기가 답답했는지 제 친구를 일약 20대에 부장으로 승진을 시켜버렸습니다. 지금이야 영어 잘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으니까 영어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라고 봅니다만 역시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운이 더해지면 성공을 할 수 있나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읽으신 분들은 왜 제가 이런 자랑을 썼나 궁금하실 겁니다. 솔직히 고백을 드리면 당시 인터뷰를 위해 미국을 다닐 때 제 영어실력은 정말 생존만 가능한 정도의 영어(survival English라고 그러죠)였습니다. 그럼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인터뷰를 준 미국의 의대 교수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여러분, 영어로 연극을 할 때 영어로 대사 잘 한다고 영어 잘 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렇습니다. 저는 그냥 예상 질문과 모범답안을 만들어서 완벽히 연극 대사 외우듯이 공부하고 가서 답변을 했던 겁니다.
물론 모범답안 놓고 준비한 것이 누굴 속이기 위해 나쁜 일 한 것은 아닐 겁니다. 미국인 지원자들도 예행연습은 한다고 그러던데요. 문제는 너무 준비를 잘한 나머지 저의 한참 부족한 영어를 감추는 수준을 넘어서 외국어 공부 비결을 미국 교수에게 가르쳐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으니 정말 희극적인 상황된 것이죠. 그 인터뷰에서 제가 식은땀을 흘리며 제 예상 답변에는 없는 외국어 공부의 비결을 가르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정말 세상에서 가장 긴 인터뷰였습니다.
요즘 시사 주간지에 가끔 나오는 주제가 한국의 기업들이 신입사원들의 영어 실력이 형편없어서 고민이라는 겁니다. 토익 점수는 좋은데 왜 미국에서 전화만 오면 도망가느냐 하는 것이죠. 저는 이런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저에게 답을 묻는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제가 인터뷰에서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연극대사 잘 외워서 한마디 잘 했다고 말 잘하는 사람 아니고 토플, 토익 고득점을 맞기 위해 문제집 많이 풀어서 좋은 점수 나왔다고 영어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영어가 태평양이라면 토익, 토플은 동네의 개천입니다. 동네 개천에서 수영 잘 한다고 태평양에서 수영 잘 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물론 잘 할 수도 있고 수영은 아예 못하는 사람보다는 그나마 동네에서라도 해 본 사람이 낫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시험점수로 사람을 뽑아 놓고 실전영어를 못한다고 한탄하는 기업 담당자들의 우둔함은 정말 화가 납니다. 우리국민이 토익, 토플로 낭비하는 외화가 얼마입니까. 해마다 1조원이라고 합니다. 기업에서 영어 잘 하는 사람을 뽑고 싶으면 영어로 면접도 하고 영어로 하루 일도 시켜보면 영어 잘하는지 바로 알 수 있는데 시험 점수로 뽑아 놓고 왜 신입사원 탓을 한다는 말입니까. 진짜 영어실력으로 뽑으면 누가 쓸데없이 시험점수에 매달리겠습니까. 그냥 기본기를 기르는 영어공부를 하게 되지요.
기본기를 기르는 진짜 영어공부의 첫 단계는 전에 말씀드린대로 영어책 읽기 입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정확한 발음이 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 첫째 공부하는 자기 자신이 어떤 게 정확한 발음인지 공부를 통해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3-10시간만 투자되면 기본 원리는 다 알 수 있다고 전에 말씀드렸습니다. 둘째로는 원어민이 어떻게 그 책을 읽으면서 발음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원어민이 영어로 책을 읽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영어 테이프가 따라오는 책을 사면되지요. 일단 중고교 교과서용 테이프가 있을 테고 각종 영어 소설도 테이프가 따라 옵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도 영한 대역에 테이프가 따라오고 수많은 영어교재, 영화영어, 영어 잡지등도 테이프가 따라 오는 게 많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교재로서 이런 것을 골라주면 되지요.
공부하는 순서는 일단 테이프를 찬찬히 듣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 들어보고 어디서 안 들리는지 잘 기억합니다. 해석은 안 될 수도 있지만 음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음을 알아듣는다는 말은 받아쓰기를 할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해석은 직독직해가 안 되어도 일단 받아쓰기가 가능하면 한결 낫지요. 하지만 받아쓸 수 있을 정도로 이해를 하면 좋다는 말이지 영어공부를 위해서 굳이 받아쓰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일설에는 받아쓰기가 영어 청취능력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듣는 것하고 테이프를 앞으로 뒤로 감으면서 받아 적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받아쓰기하기가 안하기보다 우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쓰기를 해본 분은 아시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받아쓰기를 하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 같은데 제 경험으로는 특별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그냥 들린다 안들린다 판단하고 지나가는 것이 차라리 더 많은 듣기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많으므로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래서 영어 읽기를 잘하려면 듣기를 먼저하고 정확한 발음을 다시 한 번 숙지한 후에 마치 테이프에 있는 목소리를 성대모사라도 하듯이 똑같은 억양, 발음으로 읽는 겁니다. 테이프를 켜 놓고 함께 따라가면서 읽어도 되고 혼자만 읽어도 되지만 충분히 듣기를 해서 발음과 억양이 익숙해진 후에 읽기를 시작하세요. 그리고 큰 소리로 읽는 것 잊지 마시구요. 노력하는 사람에게 영어정복은 더 이상 신기루가 아닙니다. 반드시 얻어질 수밖에 없는 당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국 속담을 알았는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Well begun is half 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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