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는 365mc 비만 클리닉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브런치는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실망스럽게도 이 기사에서는 브런치의 칼로리가 도대체 얼마나 되기에 브런치가 아침과 점심의 두 끼를 한 끼에 먹는 것보다 더 다이어트에 해가 되는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설문의 응답자가 다이어트에 안 좋은 이유로는 규칙적인 식습관이 깨지면서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답과 브런치로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이라고 답을 했는데요. 아래 링크는 관련 기사입니다. 기사 일부를 인용하면
365mc 비만클리닉이 20~40대 여성 258명에게 설문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 브런치를 즐긴다고 답한 사람은 135명으로 절반이 조금 넘는 52.3%였고, 전체 응답자 중 68%에 해당하는 175명이 브런치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1/12/2007111200315.html
분명 불규칙한 식사습관은 다이어트의 적입니다. 이 기사에도 언급이 되었는데 좀 자세히 풀어 말하자면 우리 몸은 특별한 운동이 없이도 일정한 열량을 태우는 기초대사란 것이 있습니다. 잘 안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혹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몸은 ‘아, 우리 주인님이 음식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구나. 기초대사 량을 줄여서 섭취한 영양분을 지방의 형태로 몸속에 저장을 해야지’하는 작용을 합니다.
살을 빼기 위해 안 먹는데 몸은 거꾸로 지방을 자꾸 자꾸 만들어 몸 속 곳곳에 쌓는 것이죠. 몸이 이런 식으로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의 의도와 반대로 작용하는 것은 우리 몸이 원시 시대 이후 수천 수만 년 동안 음식을 구하는 것 혹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것이 매우 어려웠던 시절에 맞춰서 작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져보면 유사이래 인간이 음식을 현대처럼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시절이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음식이 충분한 것은 한국의 경우 겨우 30년도 되지 않으며 미국도 100년 남짓한 역사밖에 되지 않습니다. 원시시대를 예로 들면 인간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냥을 하는데 아마도 3-4일을 꼬박 굶고 돌아다니다가 사슴 한 마리 잡아서 한 두 끼 포식하고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매일 세끼를 꼬박꼬박 먹으면 몸은 ‘이젠 음식이 충분한가보다. 기초대사 량을 늘려서 불필요한 칼로리 저장을 하지 말아야지’하는 겁니다. 규칙적인 식사 습관이 분명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브런치의 칼로리를 따지려면 요즘 유행한다는 브런치가 무슨 요리를 뜻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한국식 아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래 링크된 다른 기사(미국식 브런치에 열광하는 한국인들,NY 타임스보도)를 보면 요즘 유행한다는 그 ‘브런치’의 의미는 다름 아닌 미국식 브런치로 보입니다. 기사 일부를 인용합니다.
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A섹션 4면 톱기사에서 4장의 사진을 싣고 ‘아침겸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미국스타일의 ‘브런치 식당’이 200여개나 되고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의 주인공처럼 생활하고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달라진 풍속도를 소개했다.
http://news.media.daum.net/foreign/america/200711/02/newsis/v18713434.html
뉴욕에 살지만 직장(병원)에서 일하는 관계로 늦잠자고 맨해튼 시내에 나가서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즐긴다는 ‘Sex and the city'식의 브런치를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직원식당에 가보면 오전 11시까지 제공되는 미국식 아침메뉴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이걸 브런치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서 제공되는 메뉴는 위의 기사에서 소개된 브런치 메뉴와 비슷하더군요.
예를 들면 프렌치토스트, 팬케익, 머핀, 베이글등 각종 빵, 커피, 각종 계란요리, 와플, 스프, 베이컨, 각종 소시지, 과일 샐러드 등입니다. 한 서양식 브런치 메뉴로 성황중인 호텔의 고급 브런치 식당을 보도한 한 신문 기사를 보니까 한국의 고급 브런치 식당의 메뉴는 훨씬 더 다양해서 스테이크, 해산물 요리, 딤섬, 그리고 쌀국수도 있었지만 이쯤 되면 브런치란 게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냥 보통 미국사람이 먹는 브런치 메뉴로 한정해서 칼로리를 따져 보죠. 프렌치토스트 1조각 180 kcal, pancake 1장 170kcal, scrambled egg 1개 100 kcal, 보통 사이즈 머핀 하나 300kcal, 와플 1개 220kcal, 여기에 시럽 두 spoon 더하면 100kcal 추가, 비스킷(파파이스에서 파는 튀긴 빵 같은 거) 180kcal, 폴리시 소시지 1개 350kcal, 베이컨 3조각 100kcal, 베이글 1개 210 kcal, clam chowder soup 1컵 150kcal 등입니다. 이것들을 어떤 조합으로 얼마만큼 많이 먹느냐가 보통 한국식 식사에 비해 많은 칼로리냐 아니냐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식 아침식사를 보면 밥 1 공기가 보통 200-250kcal, 국 80-120kcal정도 , 김치와 약간의 다른 반찬하면 50-100kcal정도 할 겁니다. 미국식 아침식사를 제가 잘 먹는 조합으로 (와플1장에 maple syrup, 베이컨, 계란후라이, 주스 한잔) 해보니까 놀랍게도 850 kcal가 나오고요, 다른 조합으로(매일 같은 것을 먹진 않으니까) 비스킷 1개, 소시지 큰 거 1개, 스타벅스식 커피 한잔(크림 빼고)해도 800kcal가 나옵니다. 또 다른 예로 소시지 패티와 계란, 치즈가 들어간 베이글 1개와 주스를 해도 800kcal가 나옵니다. 한국 요리도 삼겹살, 볶음밥, 각종 전, 튀김은 칼로리 높은 음식이 많지만 아점으로 이런 것을 먹진 않죠.
결론적으로 체중관리를 위한 다면 적은 양을 세끼 꼬박 챙겨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왕 먹을 거면 보통의 경우 한국식 아점이 보기에는 상당히 간단해 보이는 미국식 브런치보다는 훨씬 낫다는 결론이 되겠습니다. 스테이크와 파스타가 나온다는 호텔식 브런치나 뷔페식 브런치는 칼로리 계산이 의미도 없겠습니다.
체중 조절이 관심사가 아닌 사람이야 이런 칼로리 계산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마는 Sex and the city 식의 브런치란 게 특히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분들이 즐기시는 것이다 보니 참 역설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절대적인 칼로리의 양에 더해 칼로리의 질을 따져봐도 미국식 브런치가 고지방식에다가 단순당이 많이 포함된 고탄수화물식이다 보니 섬유소가 많이 포함된 한국식 식단보다 살찌기에는 참 더 좋다는 것도 참고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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