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30대 사무직 여사원이셨는데 편두통으로 제 클리닉을 자주 찾아오시던 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맞는 약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약을 써보다가 결국은 가장 잘 맞는 약을 찾고 나서는 저에게 찾아오는 빈도가 뜸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셔서 뒷목이 뻣뻣하고 많이 아프다며 무슨 검사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찾아오셨습니다. K씨가 걱정하시는 내용은 혹시 목디스크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목디스크를 진단하려면 MRI와 같은 영상의학적 진단방법이 필요하긴 한데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목디스크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 분이 말씀하신 내용을 요약하면 요즘 회사에서 일이 많아 신경을 매우 많이 쓰고 집에 와도 컴퓨터 앞에서 밤늦게까지 할 일이 있다. 그런데 점점 뒷목이 당기고 아파서 진통제를 먹었더니 약간 호전은 되지만 여전히 아프다. 그래서 걱정이 되어 검사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해보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목디스크에 관해 가장 잘 못 알고 있는 것은 뒷목의 통증하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데 있습니다. 뒷목에 통증이 있다면 가장 가능성 높은 질환은 근육에서 오는 통증입니다. 목디스크는 경추라고 하는 목뼈 안에 있는 척추신경이 디스크의 빠짐으로 인해 눌리는 것인데 젊은 분이 신경을 많이 쓰고 피곤하다고 해서 걸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목디스크의 증상은 목보다도 오히려 팔과 손에 저림과 근육 약화, 마비 등의 증상이 주가 됩니다. 따라서 목에서 시작해서 팔을 따라 저리다거나 손에 힘이 없다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영상의학적 진단법을 추천 할 만합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제가 진찰을 위해 어깨 부분에 손을 얹었는데(누른 것도 아니고) 깜짝 놀라시면서 아프다고 어깨에 손도 못 대시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살살 어깨를 눌러보니 정말 어깨가 돌덩어리처럼 근육이 굳어있으시더군요. 언제부터 그랬냐고 물어보니 전에 편두통 치료받기 한참 전부터도 이런 증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럼 왜 전에 말하지 않으셨냐고 하니까 반응이 “병원에서 이런 것도 다 치료하나요?”하시더군요.
아, 아퍼요
나름대로 어깨 근육이 심하게 뭉쳐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질환이라고는 생각을 못하셨나봅니다. 그러다가 요즘 스트레스와 과로로 뒷목까지 통증이 확대된 경우였습니다. 아마도 상습적인 편두통도 그런 직업적인 문제와 연결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힘이 들어 하셨고 빠른 치료반응을 원하셨기에 TPI (trigger point injection)이란 주사 요법으로 해결을 해드렸고 너무 기적적인(?) 회복에 놀라시면서 기뻐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요즘 컴퓨터의 도입으로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을 많이 하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그대로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작업을 계속해서 뒷목과 어깨에 근육이 뭉치고 통증이 온다고 많이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대개 해결책은 가족들에게 마사지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나 파스를 바르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타이레놀 등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분도 있지만 대개 별로 효과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좀 소개드릴까 합니다.
비결로서 따로 소개드리지 않을 좋은 방법중의 하나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라는 것인데 이런 조언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반응이 안 좋습니다. 의사가 세상모르는 소리를 한다고요. 그래서 그냥 이건 생략입니다.
첫 번째는 예방법입니다.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바른 자세입니다. 요즘 책상에서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쓰는 작업 혹은 컴퓨터 작업시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책상의 높이가 낮아져야 할 수도 있고 의자가 높아져야 할 수도 있으며 키보드, 마우스, 그리고 모니터의 위치가 조절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보여드리는 그림은 제가 전에 올바른 컴퓨터사용을 위한 조언으로 소개드린 것이나 여기서도 공통적으로 필요한 내용으로 다시보여드립니다.
두 번째 방법은 치료법으로 마사지입니다. 반드시 전문 마사지사에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집에서 식구끼리 도와가면서 근육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근육이 뭉친 초기에만 효과가 있고 효과가 상당히 짧아서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열 찜질입니다. 의료기구 상에 가면 적외선 찜질이나 안마용품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처음에 이런 비싼 기구를 사면 효과가 너무 좋다고 행복해 하시다가 나중에는 사용은 아예 안하고 수납장에 들어가게 됩니다. 비싸서 그런지 위약효과가 큰 가 봅니다. 처음에는 다 잘 듣는데 나중에는 효과가 없고 너무 번거로워 하십니다. 그래서 돈이 참 아깝게 되지요. 방법은 의료기구상에서 가장 싼 물을 담는 고무주머니를 사는 것입니다. 여기에 뜨거운 물을 담고 직접 피부에 대지 말고 마른수건 등으로 싸서 어깨와 목 부위에 올려놓았다가 뜨겁다고 느끼기 전에 떼었다가 하는 식으로 근육을 풀어줍니다. 이 방법도 역시 효과가 제한적입니다만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마사지를 병행하면 더 좋고 너무 자주하면 피부가 착색이 되어 검어지므로 매일하면 안됩니다.
네 번째 방법은 지압입니다. 이것도 역시 전문 지압사에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지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에서 의사나 물리치료사가 직접 시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압으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방법은 지압겸 안마의자를 사는 것이죠. 주로 일본 수입품이 많은데 백화점에 가보면 수백만 원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간단한 지압을 해줄 사람이 정말 없거나 이 의자가 정말 자신에게 맞는다는 확신이 있는 분만 추천 드립니다.
제가 권하는 것은 집에서 식구끼리 하는 방법입니다. 일단 지압이 될 만한 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전에 저는 저의 아내가 임신했을 때 발마사지를 해주려고 책을 샀더니 지압봉이 따라 오더군요. 그래서 이것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손이나 주먹의 관절, 팔꿈치 등으로도 물론 지압이 가능한데 힘이 좀 듭니다. 방법은 근육이 뭉쳐있고 누르면 무지무지하게 아픈 부위가 있습니다. 이 부위를 손 혹은 지압도구로 처음에는 살며시 누르다가 점점 강하게 누릅니다. 통증이 참을 만한 정도까지 누르고 2분정도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다시 떼어줍니다. 피부를 자세히 보시면 처음에는 눌린 피부가 하얗다가 다시 붉어지는데 이것을 몇 번 부위를 바꾸면서 반복합니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상당히 효과가 좋은 것을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사지보다도 지압을 훨씬 더 권장합니다. 마사지는 받을 때는 기가 막히게 시원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제자리가 되고 지압은 뭉친 근육을 아예 원래의 상태로 복구 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해주는 사람도 훨씬 힘이 덜 듭니다.
다섯 번째 방법은 예방과 치료가 다 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방법 중 가장 중요한 방법인데 바로 스트레칭입니다. 늘려주어야 할 근육은 바로 아래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스트레칭을 합니다. 목을 늘려줄 근육의 반대로 약간 숙이고 손으로 목을 눌러주면서 당깁니다. 다른 다양한 스트레칭의 방법이 인터넷에 있습니다. 스트레칭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므로 스트레칭에 관한 책을 한권사서 마스터하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이 스트레칭을 시간 나는 대로 최소 하루 5번이상하세요.
혹시 자신의 증상이 정말 근육이 뭉친 건지 다른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시면 지체 없이 병원에 가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또한 위의 다섯 가지 방법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통증의 경우도 병원에 가면 다양한 치료의 선택이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빌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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