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의 종류는 생각보다 매우 많습니다만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이 대부분이므로 여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두통 하면 편두통을 떠올리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머리가 한쪽이 아프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편두통으로 진단을 받는 분들 중에는 양쪽 혹은 머리가 전체적으로 아픈 사람도 많습니다. 그럼 어떤 두통이 편두통일까요.
원인적으로는 사실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두개강 내의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고 수축되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편두통이 시작되면 머리가 욱식욱신한데 마치 심장이 박동치는 것처럼 머릿속에서 박동을 치듯이 통증이 옵니다.
반면에 긴장성 두통은 머리가 무겁고 끈 같은 것으로 꽉 조이는 듯이 아프다고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긴장성 두통은 이 박동치는 것 같은 패턴이 없으므로 편두통이 아닌 분들의 대부분은 아마 여기에 속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 긴장성 두통이란 말을 잘못 생각하면 정신적으로 긴장을 많이 할 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어떤 분들은 자신은 긴장하는 것도 없는데 왜 긴장성 두통이 생기느냐고도 합니다만 이 긴장이라는 말은 사실 두개골을 둘러싼 얇은 근육의 긴장을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편두통이 뇌혈관의 문제라면 긴장성 두통은 이 근육의 긴장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신적 긴장이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여러 가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관계가 되고 전혀 원인이 될만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그냥 머리가 아픈 경우도 많습니다.
편두통과 관련해서 한국사람에게 특히 중요한 것이 한가지가 있습니다. 이 “체했다” 라는 표현을 아실 겁니다. 체했을 때 증상은 개인차가 있지만 대개 가슴이 막힌 듯이 답답하고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를 하며 머리가 아픕니다. 또한, 하품이 계속 나오거나 얼굴이 창백해지고 실제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현상이 사실은 편두통에 동반하는 증상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소화기 증상에 민감하기 때문에 서양 사람 입장에서는 두통에 구토가 동반된다고 표현하는데 한국에서는 체를 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긴장성 두통도 소화기 증상을 동반할 수 있지만 편두통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두통이 편두통인지 긴장성 두통인지 아직도 구별이 어려우면 이런 점들이 감별 요소가 됩니다. 일단 머리가 아플 때 그냥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싶고 시끄러운 소리나 밝은 주변 환경이 부담스러우면 편두통입니다. 반면에 밖에 나가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산책하면 두통이 나아지면 긴장성 두통입니다. 편두통은 드물게(20% 정도) 전조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눈에 밝은 빛이 보이거나,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기도 하고 시야의 일부가 가려져 잘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헛것을 보거나 한쪽 신체가 마비되는 것도 전조증상이며 이 전조증상이 있고 나서 본격적인 욱신거림이 시작합니다. 전조증상이 없는 대부분의 분들도 두통이 올 것 같다고 느끼고 조금 있다가 정말 두통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편두통 치료제를 복용해야 할 시점을 스스로 알 수 있게 해줍니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식품으로는 와인, 치즈, 초컬릿, 견과류, 술, 일부 중국요리처럼 미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 대표적이지만 먹어도 괜찮았던 경우는 일부러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치료는 사실 개별 환자마다 맞춤형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어떻게 하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긴장성 두통의 경우 타이레놀과 같은 두통약부터 좀 더 강한 종류 (ALLEVE 등)의 소염진통제로 대개 효과를 봅니다. 간혹 약하게 신경안정제를 쓰면 근육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빈도가 매우 잦고 정도가 심하면서 약을 지나치게 자주 먹으야 하는 경우라면 삼환계 항우울제 (ELAVIL 등)을 매일 복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편두통 역시 그냥 두통약으로부터 비교적 새로운 약물인 IMITREX, ZOMIG등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하는 약까지 종류가 매우 많은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후 적정한 용법을 숙지하고 복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급체를 했는데 손가락을 따야할까요 아니면 따지 말아야 할까요. 현대의학이 전공인 저로서는 별로 권장하고 싶지 않지만 대증적인 민간요법을 무조건 무시할수도 없어서 환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답하기가 매우 곤란합니다. 일단 자신의 급체 증상이 위에 말씀드린 편두통인 것 같다면 병원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급선무이겠습니다만 집에 아무 약도 없고 뭔가는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용감한 분들은 결국 따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지 가급적 깨끗한 바늘을 쓰시고 한의사들에 따르면 손가락 끝을 찔러서 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손톱의 아랫부분 (하얀 반달 모양)과 손가락 첫 마디 사이를 찌르는 거라고 하니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건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아는 땅콩 먹이면 절대 절대 안돼요 (188) | 2007.12.22 |
---|---|
뭉친 목과 어깨 근육을 해결하는 5가지 방법 (44) | 2007.12.14 |
감기 빨리 떨어지는 약 필요없어요 (130) | 2007.12.08 |
컴퓨터 오래해도 건강에 괜찮을까? (19) | 2007.12.03 |
브런치는 칼로리가 얼마나 될까 (7) | 2007.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