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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Cetera, Et Cetera, Et Cetera

이명박 대통령이 잘할 것 같고 또 해주었으면 하는 한 가지

각 메타 블로그 사이트마다 온도 차이는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정치노선과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는 차때기 원조라는 부패의 이미지, 그리고 BBK 사건과 관련한 의혹 등으로 별로 환영받지 못한 후보였다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저는 고국을 떠나 멀리 외국에 살면서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선거 전후로 관심을 가지고 블로그스피어를 돌아다니다 보니 마치 불의가 정의를 이긴 것 같은 비통함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일단 국민들의 이번 선택이 잘되었는가 잘못되었는가를 떠나서 한 가지 희망적인 전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경제 살리기 성공의 보장은 없지만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현대건설 사장 경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을 했었고 당선 후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사기업체 사장을 했다는 사실이 한 나라를 경영하는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저로서는 확신도 없고 일부에서 이명박은 실패한 CEO이었다 라고까지 규정하는 현실에서 이명박이 임기 내에 정말 경제를 살릴지(약속대로 7%의 고도성장이 가능한 것인지 혹은 곧 국민소득 4만 불 시대를 볼 수 있을 것인지)는 절대로 보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지금까지 이명박 후보를 비롯한 대통령 후보의 공약들을 보건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정말 너무도 무책임하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대통령이 하려고만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한 그런 약속을 믿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노조 문제를 바로세우는 것입니다. 오해가 있을까봐 저의 정치적 노선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역사적 정통성이 있다고 믿으며 과거의 군부독재 세력과 친일부역세력으로 이루어진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또한 일부에서 말하는 노무현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를 망쳤다는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제되지 않은 말로써 뉴스거리를 만들었을지언정 우리나라 경제를 보다 투명하게 하려고 노력하였고 사회 각 부문의 탈권위주의를 이끌었으며 역대 가장 청렴한 정부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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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문제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 노동운동에 우리사회 민주화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고 ‘사계’라는 가요를 들으면 거북이보다는 노찾사가 먼저 떠오르는 세대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부 강성노조의 파업과 귀족노조 중심의 비뚤어진 노동운동을 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우리나라 재벌들의 독선과 독단의 족벌 경영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노조가 자본 편향된 언론과 권력이 오도하는 사회정책 결정 측면에서 일부 균형추로서 작용했던 것을 부인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미래에 우리나라에서 노조의 영향력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현재 노조의 노동운동은 반드시 변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강성노조들의 행태를 보건대 노조가 스스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서 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적 요구는 잘살고 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복지도 중요하고 분배도 중요하지만 일단 돈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민노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분배와 복지가 단지 정책결정자의 결단이면 해결되는 것처럼 말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을 직관적으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일부 대기업에서 노조위원장은 전혀 일을 하지 않습니다. 중역 급의 넓은 사무실을 쓰고 대형차에 기사가 딸려 나온다고 합니다. 노조 위원장 선거마다 금품이 오가고 로비가 판을 친다고도 합니다. 노조마다 파벌이 있고 선명성 경쟁을 위해 때로는 불필요할 것 같은 파업을 조장한다고도 합니다. 생산성을 훨씬 뛰어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사안에 따라서 파업을 무기로 회사 경영진 길들이기는 하는 노조도 있답니다. 경영진도 아닌 노조간부가 취업을 빌미로 뇌물을 받는다는 것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닙니다.

제가 수구 언론에서 본 바를 다 믿는 것도 아니고 회사 경영진에서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오히려 노조 지도부에게 지나친 편의를 뇌물로써 제공하는 꼼수를 쓴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만 일부 노동운동계에서 항변하는 것처럼 노조가 재벌의 독단적인 경영을 견제하는 역할을 정말 했다면 부패한 재벌의 기업의 노조가 더 부패한 이유는 무엇이며, 칭찬받는 기업의 노조가 더 칭찬받는 이유는 또 뭐란 말입니까. 대한민국의 경제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재벌의 투명성 재고 못지않게 노조의 건전화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명박 정부가 가진 태생적 한계로 재벌의 투명성 재고에 대단한 노력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를 못하면 나머지 한 가지라도 잘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잘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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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까지 이명박의 정치노선을 보건대 노조에 대한 정책만큼은 진보세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확실히 할 것이 예상됩니다.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은 영국의 대처정부가 1980년대에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해 했던 정책과 미국정부가 1930-40년대에 했던 마피아와 결탁한 노조에 대해 했던 정책입니다. 노동운동이 바로 가도록 이끄는 것은 노동자의 스스로의 몫이지만 부패한 강성노조를 법으로 다스리는 것은 정부도 할 수 있습니다. 나라와 기업을 생각하는 개별 노동자의 목소리는 파벌들이 나누어 먹는 노조 지도부에 전달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노조위원장들이 자신의 이익이 노동자의 이익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박정희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유지가 대한민국의 안위에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저는 노동탄압을 부추기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꼭 이루어져야할 기업의 투명성 재고와 노동운동의 건전화 두 가지 중에서 이명박 정부가 이 두 가지를 다 할 능력이 안 되더라도 한 가지는 이룰 것이라고 전망을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을 지지하지 않았던 많은 수의 블로거들은 현재는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을 것이지만 혹시 이중 일부 블로거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 정책 수행으로 이명박 지지로 돌아설지도 모릅니다. 혹시 이명박 정부가 성공적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면 5년 후에 다시 한 번 평가를 할 기회가 왔을 때 더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심판에 동의할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의 소명이 탈권위주의와 반부패였다면 이명박 정부의 소명은 경제성장입니다. 이명박을 지지하지 않았던 여러분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을 가져 주시고 다음 정부를 독수리 같은 눈으로 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