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워낙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관계로 (제 블로그를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영어공부도 자동차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공부의 방향을 좀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은데요. (역시 제 책을 열심히 읽었던 분께는 동어반복이겠지만 한번 용서하시길)
1. 많이 듣기 ; 영어방송이나 영화 그냥 멍하게 보기가 아닌 뭔가 원어민 목소리 녹음 된 것으로 반복해서 듣기
2. 많이 말하기 ; 말도 안되는 아무 말이나 하는 것이 아니고 책을 소리내어 읽기 그리고 원어민과 대화하면서 배운 내용 연습하기
3. 많이 읽기 ; 역시 소리내어 읽기, 그리고 시간이 나면 여가시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글을 부담없이 속독하기
4. 많이 쓰기 ; 일기쓰기.
오늘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의 글을 부담없이 속독하기"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재미로 영어로 된 글을 읽는 것은 사실 꽤 중요한 영어공부의 과정입니다. 일단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서 영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고 독해 속도가 빨라지게 해주고 점점 모르는 단어나 표현에 대해 짐작하는 능력도 커집니다.
하지만 이런 눈으로 속독하기가 공부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면 나중에 남는 것이 많지 않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영어공부 할 시간이 많은 사람(예를 들어 어학연수생이나 방학중인 대학생 등)은 이런 눈으로 읽기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그대신 주제는 재미있는 것으로 골라서 읽는 자신이 의무감이나 지루함이 아닌 흥미진진함을 가지고 읽어야 하겠고요.
저의 경우 위에서도 말했듯이 미국 자동차 잡지, 온라인 뉴스 등을 골라서 많이 보았습니다. 읽을 거리야 인터넷에 무궁무진하지만 너무 의욕이 앞서서 어려운 것을 고르면 도저히 능률은 오르지 않고 좌절감만 생기므로 수준이 자신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단어공부하는 시간으로 제가 읽다가 나온 단어를 가지고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래는 미국의 오토블로그라는 웹사이트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제목을 보시면 2010 Hyundai Tucson a green machine with few compromises라고 했습니다.
해석은 '2010년 형 현대 투싼, 자연을 생각한 차로서 극소수의 단점만을 가지고 있다' 정도로 의역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Tucson은 미국 Arizona주에 있는 휴양 도시입니다.
그런데 이 도시가 스펠과 좀 다르게 '툭싼' 이 아니고 c가 소리가 안나서 '투싼'으로 발음된다는 사실 유념하시고요.
그다음에 green machine이라는 말이 보이는데 자동차를 machine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예를 들면 BMW가 ultimate driving machine(궁극의 운전기계, 즉 주행성능을 극대화한 자동차)라가 광고를 했더니
니싼은 인피니티 G37을 내놓으면서 beyond machine(기계의 수준을 넘어선 차, 혹은 BMW가 스스로 ultimate driving machine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뛰어넘는 차라는 이야기)광고를 하기도 했고요.
위에 광고를 보면 광고 카피 맨 아랫줄에 beyond machine이라는 말이 보이실 것입니다.
그런데 투싼에 green machine이라는 수사를 붙여준 이유는 연비가 개선되었기(투싼의 경쟁자인 혼다 CR-V나 도요타의 RAV4보다 근소하게 좋고 투싼의 이전 연식 모델에 비해서는 비약적으로 개선) 때문입니다. green 어쩌고 하는 것은 환경친화적인(자동차로 따지만 연비가 좋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물건에 많이 붙습니다. 자동차만이 아니고 뭐든지 환경친화적이면 다 붙을 수 있습니다.
green = environment friendly = earth friendly
뭐 이런 식입니다. 하다못해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green technology라고 합니다.
그런데 few compromises라는 말이 있는데 다 아시다시피 a few 와 few는 어감이 상당히 다릅니다. 둘 다 '몇 개'라는 의미지만 a few는 비록 똑같은 몇 개지만 좀 된다. 많다.는 의미이고 few는 비록 몇 개가 있지만 적은 편이다. 적다. 이런 의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여기서 쓰인 few는 적다는 의미.
그런데 compromises는 뭘까요. 대개 '타협, 화해, 협상'이라는 의미는 아시겠지만 몇 가지 협상이라니 말이 안되고..
이 단어의 쓰임새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고려시대에 거란이 쳐들어와서 고려를 통채로 내놓으라고(항복하라고) 합니다. 그러니 서희가 가서 담판을 짓는데 이 땅은 원래 고구려 땅이고 우리는 이름도 고려라고 지어서 고구려를 계승하니 오히려 너희가 점하고 있는 땅이 우리 땅이다. 뭐 이렇게 해서 오히려 강동 6주를 얻게 됩니다.
송나라 정벌을 앞둔 거란 입장에서는 고려가 자신에게 적대적이 아니라는 사실(둘 다 고구려의 계승자라는 연대의식이 있음을) 확인했고 군사를 잃는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은 일이 었고 대신 강동 6주를 주었으니 조금은 손해를 보았을 것입니다. 이렇듯 협상이란 한가지를 잃고 한가지를 얻는 일입니다.(사실 고려는 잃은 것이 별로 없으니 협상의 정의에 조금 어긋나나요? ^^)
우리나라가 미국과 FTA를 할 때도 농산물을 내주고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분에 이익을 얻었다는 말이 많았죠. 이렇게 주고 받는 것이 협상입니다.
compromise는 그래서 얻고 잃고 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지요.
투싼이 연비를 얻었으면 뭔가를 잃었을것 입니다. 통상 연비가 좋아지려면 무게를 줄이고, 엔진은 개선되고, 변속기도 좋아져야 하고, 타이어도 좀 얇아지고 하여간 여러가지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긍정적인 변화도 있을 수 있고 부정적인 변화도 있는데 자동차가 더 환경친화적으로 되었으되 이렇게 타협하면서 잃은 것(compromise)이 꽤 적다(few)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결국은 few compromises라는 말은 아주 칭찬스러운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a few compromises라고 하면 비슷한 표현이라도 어감으로는 '단점도 (아주 적지는 않게) 좀 있는'이라는 표현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여간 새로나온 투싼이 좀 기대가 됩니다. 미국에서 얼마나 팔릴지 궁금하네요. ^^
** 이 글을 읽으시고 문체가 평소와 조금 다른 것을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현재 뉴욕의사의 백신영어 카페에 올려둔 글을 하나 골라서 소개한 것입니다. 제가 작년부터 심사숙고하던 <뉴욕의사의 백신영어> 카페를 드디어 오픈하기로 결심하고 현재 준비중입니다.
일부 회원들을 모시고 현재 베타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아마도 1월 중순경에 본격 오픈하게 될 것 같습니다. 카페의 성격이 <뉴욕의사의 백신영어> 구입자들에게 아프터서비스 하는 측면이 있는지라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지는 않을 예정이라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대신 카페에 올린 글 중에서 문제의 소지가(?) 적으면서도 공부에 유익한 것을 골라서 블로그에 발행하려고 합니다. 오늘 글은 카페의 카테고리 중에서 '참 쉬운 영어 단어, 숙어' 중에서 초급자용으로 올린 글입니다. 앞으로 좀 더 카페에 대해서 소개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 신상에 대해 하나 공지드립니다. 저는 이제 뉴욕을 떠나서 미조리주의 한 소도시에 잠시 공부 겸 취업을 위해서 나와 있습니다. 2년 정도 이곳에 머무를 것이 확실시 되지만 그 이후로는 뉴욕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꽤 있는 관계로 일단 블로그 타이틀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쨌든 예전처럼 뉴욕에 여행오셔서 저를 만나고자 하셨던 분께 이제 당분간 제가 뉴욕을 떠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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